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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ghtme Apr 17. 2022

'부의 인문학'을 읽고 얻은 인사이트 적용해보기

 나는 재테크에 관심이 많다.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평생 혼자살 가능성을 늘 염두해둔다. 그리고 혼자 돈을 모으는 건 둘이 함께 돈을 모으는 것 보다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은퇴 후에도 돈에 쪼들려서 살지 않기 위해서는 재테크가 필수라고 생각한다. 책 '부의 인문학' 작가는 내가 가끔 접속해서 정보를 얻기도 하는 네이버 '부동산 스터디'라는 카페의 네임드 회원이다. 지금까지 굵직한 시장 전망을 맞췄는데, 그의 말로는 경제학 거장들의 통찰력을 빌렸을 뿐이라고 한다. 나도 그들의 통찰력을 빌려 인상깊었던 부분을 나름 내 방식대로 해석하고 적용해보고자 한다. 본문의 나눔명조체로 밑줄친 부분은 책의 내용을 가져온 것이고, 밑줄이 없는 부분이 내가 이해하고 적용한 부분이다. 


 거품이 만들어지는 이유

1. 오류성

    칼 포퍼는 인간은 세상을 완전히 전부 이해할 수 없으며, 부분적으로만 이해할 수 있기에 필연적으로 세상을 왜곡하여 보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험적 진실조차 절대로 확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2. 재귀성

    재귀성이란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상호작용을 한다는 말이다. 사람의 생각은 사건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사건의 흐름은 다시 사람의 생각에 영향을 준다. 투자자의 생각과 시장은 서로 상호작용을 주고받는다는 것이 바로 소로스가 말하는 재귀성의 원리다.

 소로스는 추세과 착각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함께 작용할 때 거품이 형성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오류성으로 인해 어떠한 추세가 생기고, 재귀성으로 인해 추세가 강호되며 거품이 형성된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정신적 격자 모형

 어떤 문제를 해결하거나 바라보는 판단기준이 하나의 정신적 모형이며, 이러한 정신적 모형을 많이 가질수록 우리는 문제를 더 잘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다. 작가는 주주의 능력, 기업 사이즈, 이익 추이, 차트 형태, 비지니스 모델, 테마 유형, 장세 판단에 대한 정신적 모형을 가지고 있다.


 무리 짓는 본능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2가지 지표

사람들은 상대적인 기준으로 가치를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저 주식이 얼마이니 이 주식은 얼마가 정당하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비슷한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이 얼마이니 이 주식이나 부동산도 얼마쯤 올라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으로 투자하면 거품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무리짓는 본능을 피하기 위해서는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를 해야한다.


 일본의 버블 경제, 네덜란드의 튤립버블, 미국의 리먼브라더스 사태 등 역사상 많은 버블과 그 후의 경제 위기가 있었지만 사람들은 거품 속에 갇혀 지금의 시장이 과잉인지 적절한지 구분하지 못한다. 거품엔 인간이 세상을 왜곡해서 보는 오류성, 다양한 정신적 격자 모형이 없어서 한 가지 관점으로만 시장을 바라보는 점, 상대적인 기준으로 가치를 평가하는 점 그리고 이러한 부분과 영향을 주고받아 계속해서 상승세를 유지하게 하는 재귀성이 문제가 된다. 투자를 할 때는 본인의 판단에 오류가 있지는 않는지, 다른 관점으로 봤을 때도 그리고 절대적으로도 이 가격이 적당한 가격인지 한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케인즈의 주식 투자법

 케인즈가 초기에 관심을 가지고 사용한 주식 투자법은 산업별 경기 흐름을 예측하고 이 예측을 바탕으로 남보다 한발 앞서서 투자하고 남보다 한발 빨리 빠져나오면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투자법이었다. 하지만 그는 대공황을 겪으면서 대실패를 경험하고, 이를 통해 타이밍 예측 투자법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을 자료 조사를 통해서 확인했다. 케인즈는 인간은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본능적 충동으로 움직이는 존재이기 때문에 행동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고 보았다.

 케인즈는 자신의 주식 투자법의 중심 원칙은 일반 대중의 의견과 거꾸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케인즈는 '타인의 동의도 얻고' '싸게 사는' 2가지를 동시에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케인스는 대다수 사람들이 투자에 동의하지 않는 주식에 투자해야 싸게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차트 분석으로는 절대 돈을 벌 수 없다

 차트 유진 파마는 2013년 효율적 시장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효율적 시장이론이란 시장이 매우 효율적이라서 시장은 새로운 정보를 지체 없이 가격에 반영한다는 말이다. 즉 어떤 투자자라도 이용 가능한 정보를 기초로 한 거래에서는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모든 정보는 바로바로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그 정보로 남보다 더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 대해 많은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이기는 투자 기법을 모두 조사해서 컴퓨터로 돌려 검증한 결과 이 기법들이 모두 쓸모없었다는 걸 증명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효과 있는 2가지 투자법이 있었다.

 1. 과거 3년간 투자수익률이 낮은 주식군에 투자하면 향후 3년간 투자수익률이 시장 평균을 넘어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주장은 효율적 시장이론과 완전 배치되는 것이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인간이 근시안적 본능 때문에 최근의 정보와 결과를 중시하고 장기적 정보와 결과에 대해서 등한시하기 때문이다.

 2. 주가의 200일 이동평균선이 상승 전환할 때 사고 하락 전환할 때 팔면 시작 수익률보다 더 높은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3년간 투자 수익률이 저조한 주식에 투자하라

 리처드 세일러의 ;주가는 과잉 기복하는가?'라는 논문에선 지난 3년간 주가 상승률이 낮은 주식군에 투자했을 때 수익률은 3년간 평균 19.6%, 지난 3년간 높은 수익률을 보였던 주식군은 약 5% 하락했다는 걸 보여주었다.


 선진국과 이머징 마켓 중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영원한 성장의 기반을 만드는 것은 기술이다. 기술은 경제주체가 통제할 수 있는 내생변수이며 이 기술을 잘 개발하면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내생적 성장 이론이다. 로머는 경제성장에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이나 자본이 아니라 기술이라고 했다. 이 기술 진보 덕분에 선진국은 계속 선진국으로 자리를 지킬 수 있고 교육 수준이 떨어지는 후진국은 기술 개발이나 흡수가 안 돼서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케인즈는 자신의 투자 원칙을 일반 대중의 의견과 거꾸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주식은 다들 매도해서 가격이 저점을 찍을 때 매수하고, 상승세를 타고 매수세가 강해져 가격이 오를 때 팔아야한다는 얘기는 다들 들어보았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부분이지만 케인즈는 이를 실천해서 부자가 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충동적이고 최근의 정보와 결과를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장기적인 정보를 더 중요시하면 평균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

 신흥국에 투자하는 것보다 선진국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을수도 있다는 부분은 흥미로웠다. 일반적으로 신흥국이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선진국은 이미 갖고 있는 기술이 많이 때문에 이 기술을 더 발전시킬 수 있고, 기술의 성장으로 인해 시장이 더 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신흥국의 발전 가능성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기술 발전에 대한 가능성까지 고려하여 투자해야한다.


 한국의 부동산 투자와 관련한 통찰

 1. 제조업 중심의 지방 도시는 쇠퇴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상당수의 제조업체가 값싼 노동비와 원재료를 찾아 해외로 떠났다.

 2. 서울, 판교는 IT, 금융, 바이오, 엔터테이먼트 같은 혁신 기업들이 자리 잡아 향후 부동산 전망이 좋다. 현재는 지식 기반 산업사회이며, 혁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적 자원이 풍부하게 있는 곳이 서울이기 때문이다.

 3. 정부가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서 지방 도시를 활성화하려는 노력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도시는 왜 불평등한가'의 저자 리처드 플로리다는 "사람들이 기업과 일자리를 찾아서 이동한다는 전통적인 생각이 더 이상 맞지 않는 것 같다. 도시의 성공을 위해선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인재를 끌어오는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GTX가 생기면 주변 집값과 상가값은 어떻게 변할까?

 애덤 스미스의 이론을 토대로 다음과 같은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다.

 1. 도로 개통은 두 지역의 차이를 줄인다거 말했다. 서울 집값과 동탄 또는 파주 운정 지역의 집값 차이가 줄어들게 될 것이다.

 2. 동탄과 파주 운정 지역에서 그동안 독점적 지위를 가졌던 상가는 서울과 경쟁하게 되므로 독점적 지위가 약해진다.

 GTX 효과는 운임에 달려있다. 운임이 너무 높다면 교통비 지출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돈을 보태서 서울에 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과시를 통해 존재감을 확인하는 인간

 베블런은 가격이 올라가면 수요가 준다는 게 고전 경제학의 기본 기둥인데 이 이론과 반대로 가격이 올라갈수록 잘 팔리는 상품이 있다고 주장했다. 인간은 과시욕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강남에 살고싶어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강남 아파트에 산다고 하면 부자로, 성공한 사람으로 대우해주기 때문에 모두가 강남 아파트를 원하게 된다.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가 투자의 기본이다

 쥑 투자도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인간은 중독되기 쉬운 동물이기 때문에 술, 담배, 카지노, 게임에 중독되기 쉬우며 이와 관련된 산업이 돈을 많이 번다. 또 부동산 투자에서도 인간은 더 좋은 동에, 더 좋은 집에서 살고자 하는 욕망을 갖고 있으므로 재건축/재개발 규제 그리고 강남에 대한 구제 정책은 인간의 본성에 반하기에 실패할 수 밖에 없다. 또 인간의 가장 강력한 본능인 자녀 사랑을 고려해서 투자해야한다. 스탠다스차타드 그룹의 연구 보고서에선 한국과 한국 이외의 10개국의 신흥 부자들은 돈을 모으는 첫번째 목표가 자녀 교육에 있다고 답했다.


 제조업 기반의 도시는 회사가 비용이 더 저렴한 나라로 이전할 위험에 대해 늘 염두해둬야한다. 이미 여러 회사의 공장이 인건비가 저렴한 베트남, 중국 등으로 옮긴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식 기반 사회인 지금은 IT인재가 모여있는 서울과 판교의 전망이 좋다. 아무리 재택 근무로 인해서 외곽 지역으로 이사갈 가능성이 생겼다해도 정부는 위드 코로나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미국의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 소프트, 애플 등 여러 기업이 직원들에게 사무실 출근을 지시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우리 나라에서 재택 근무를 지속할 기업이 많지 않을 것이다.

 또한 서울과 가까운 신도시나 새로운 철도망이 연결되는 지역의 상가 투자는 위험하다. 해당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인구가 유입되겠지만, 주말이면 가까운 서울로 나가 여가 생활을 즐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과시욕이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부자 동네로 알려진 지역으로 이사하고 싶어할 것이며, 아이가 있는 가정은 학군이 좋은 곳으로 가고싶어할 것이다.

 책에서는 모든 인재가 서울에 있으며, 책 "도시의 승리" 저자가 측정한 슈퍼스타 도시 순위에서 서울이 8위에 올랐으므로 부동산은 서울에 투자할 것을 강조한다. 그럼 서울이 아닌 인천, 경기 지역에는 부동산 투자를 하면 안되는 것일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산의 가치가 상승하는 속도는 물가상승률이나 노동으로 인한 소득의 상승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서울에 집을 구할 형편이 안 된다면 우선 외곽 지역에 투자해 물가상승률보다 높은 자산 성장률을 확보하고, 추가로 소득을 통해 저축을 하며 서울에 집을 구매할 수 있을때까지 자산을 모으는 게 더 빠르게 서울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외곽에 아무 부동산에나 투자하면 상승장에서도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강남 접근성과 학군을 고려해서 투자를 결정해야할 것이다. 또한 현재는 수도권 집값이 이미 많이 오른 상태고, 금리도 계속해서 올라갈 예정이므로 집을 매수한다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이자가 높아져도 본인 소득으로 갚을 수 있는 한도 내에서만 대출을 받아 집을 매수해야할 것이다.


 책에 있는 모든 내용이 공감이 간 것은 아니다. 내 가치관과 다른 점도 있었지만 분명히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투자 관련 통찰력은 많은 책이었다.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는 지역에는 상권이 더 안좋아질수도 있다는 점과 신흥국보다 선진국에 투자하는 수익이 더 높을 수도 있다는 점은 내가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점들이었다. 당연히 모든 내용이 다 맞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더 넓은 방면에서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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