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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샘 Dec 27. 2018

[퇴사하고 세계여행] 아러이 막(อร่อยมาก)

(D+24, 치앙마이) 단골집이 생긴다는 것



181124_ 퇴사하고 세계여행 Day 25.




[그녀의 시선] 단골집이 생긴다는 것

양일간의 축제 여파로 내내 피곤했던 하루. 단골집이 되어가는 치킨라이스쿄이에서 톳 3접시를 먹고, 그랩을 타고 카페에 갔다. 처음 가는 동네에 있던 좋은 카페였지만 역시 난 할머니식당이 제일 좋다. 긴 여행의 장점은 이렇게 단골이 될 수 있다는 것.

마사지도 받고, 또 카페를 가고 망고를 1,300원에 사왔다. 하루종일 하고 싶은 것만 골라서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삶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





[그의 시선] 아러이 막(อร่อยมาก)
. 여행지에서 오래 머물다보면 자연스럽게 자주 가는 단골집이 생기게 된다. 주변 길이 눈에 익고, 단골집이 생기면 내가 이 지역의 "신참", "뜨내기"가 아닌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장기여행의 소소한 재미다.
. 단골집의 조건은 은근히 까다롭다. 우리 입맛에 잘 맞으면서도, 가격이 비싸지 않아야 하고, 숙소와 멀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유명한' 집은 단골집이 되기 어렵다. 단골집은 뭔가 '우리만이 알고있는', '조금은 작고 허름한', '나만의 아지트' 와 어울려야 하기 때문이다.
. 치앙마이살기 3주차인 우리에게도 우리가 사랑해 하지 않는, 여기서는 정말 1일 1식해야 겠다는 집이 있다. 그곳은 바로 Aunt Aoy 식당. 속칭 할머니 식당.
. 할머니가 요리를 하시고, 할아버지가 서빙을 하시는 할머니 식당은 치앙마이살기 2틀차만에 발견한 맛집. 요가원에서 만난 한국 요가쌤의 추천으로 방문하게 된 이곳은 우리의 까다로운 단골집 조건을 통과하며 #파망부부단골집 1호가 되었다.
. 음식을 다 먹고 나올때 마다 너무 맛있고, 감동적이라 "아러이 막(อร่อยมาก) : 너무 맛있어요, 아러이막"을 연발하면, 요리하시느라 바쁜 와중에도 할머니가 좋아하신다. 
. 여행의 시작을 '치앙마이한달살기'로 결정한 건 참 잘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좋은 인연도 만나고, 우리만의 단골집도 생기고, 여행초기 잘 몰라서 생기는 '배움의 비용'도 물가가 저렴하니 크게 부담되지 않기 때문이다. 
. 이곳에서 지낼날이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는게 벌써부터 너무 아쉽다. 할머니식당을 10번도 가기 힘들다는게 그 아쉬움의 큰 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오늘은 와이프와 같이 할머니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결의를 했다.
. "우리 꼭 1일 1식은 여기서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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