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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샘 Jan 26. 2019

[퇴사하고 세계여행] Rising Sun

(D+51, 바간-인레) 드디어 해를 보았다.

2018.12.21

퇴사하고 세계여행 Day 52.




[그녀의 시선] 드디어 해를 보았다.


가슴벅찬 바간의 일출을 마지막 날 마주하였다. 끊임없이 감동적이던 해돋이, 해가 뜨기 전인 ‘비포 선라이즈’도 충분히 아름답다는 걸, 절정이 아니어도 과정도 아름다운 걸 잊지 않았으면.


9시간 버스를 타고 작은 마을 냥쉐에 왔다. 파고다를 보며 두 잔에 3,500원밖에 하지 않는 칵테일을 앞에 두고, 여행 50일 소감을 주고받던 우리의 밤은 참 아름답고 빛났다.



[그의 시선] Rising Sun

오늘은 바간을 떠나 인레호수가 있는 낭쉐로 떠나는 날. 아침 8시반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10시간을 이동해서 Nyaung Shwe라는 마을로 이동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일출을 못 본 우리는, 떠나는 날에도 새벽5시에 일어나 파고다로 향했다.

바간에서는 큰 도로만 벗어나도 가로등이 없어서 칠흑같이 어두운데, 해 뜨기전에 파고다로 가는 길은 특히 정말 어둠 그 자체다. E-bike의 라이트 하나에 의지해서 비포장된 흙길을 헤쳐나가야 겨우 파고다에 도착한다. 그래도 3일동안 드나들던 길이라 길눈이 어느정도 밝아졌다.

어둠 속에 파고다에 올라 일출을 기다리며 맞이하는 아침. 산 너머로 서서히 주황빛이 차오르며 해가 뜨기 시작한다. 이런 순간이 올 때마다 매번 느끼는 신기함. 내가 이 시간에, 미얀마 바간이라는 도시에서 파고다에 올라 일출을 바라보고 있다니. 서울촌놈은 아직도 너무 신기할 따름이다.

산 등성이 너머로 빨갛고 둥그란 해가 떠오른다. 3일내내 목놓아 기다렸던 일출이다. 도착한 첫날 봤었다면 이리 기쁘지는 않았겠지. 3일내내 날씨 때문에 고생하다 떠나는 날에서야 겨우 우리에게 일출을 허락한 바간. 그래서 그런지 더욱 소중하고 감사한 경험이었다.

장기여행으로 도시와 도시를 옮겨다니며 여행하다 보면 자주 느끼는 감정은 아마 '신기함'이다. 바간에서 파고다에 올라 일출을 보고 있던게 아침이었는데, 저녁에는 낭쉐라는 마을에 도착하여 루프탑 바에서 파고다를 보며 칵테일을 마시고 있었다. 시간의 스펙트럼을 조금만 더 과거로 돌리면, 지난 주말에는 끄라비에서 피피섬투어를 하고 있었고, 그 전에는 홍콩에서 문명의 향기를 느끼고 있었다. 아직 '전세계'는 아니지만 '아시아'만 여행해도 이렇게 신기한데, 앞으로 인도, 스리랑카, 몰디브를 거쳐 이집트와 요르단을 지나 유럽에 도착해서 자동차 투어를 하게되면 얼마나 더 신기할지 기대된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아재같지만, "세상 참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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