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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샘 Jan 29. 2019

[퇴사하고 세계여행]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

(D+55, 쿠알라룸푸르) Christmas in Malaysia


2018.12.25

퇴사하고 세계여행 Day 56.




[그녀의 시선]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


양곤에서 쿠알라룸푸르로 넘어왔다. 이젠 배낭이 제법 익숙해졌는지 BMW(Bus-Metro-Walk)로 숙소까지 찾아왔다. 창문이 없는 방 덕에 비가 오는지 모르고 나왔던 우리는 쿠알라룸푸르 여행의 첫 날부터 발이 묶였다. 숙소 바로 옆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크리스마스 런치를 떼웠지만, 능숙하게 두 켤레에 8,400원을 주고 새 신을 사 신고 핫한 루프탑바에서 샴페인까지 마시고 돌아왔다. 세계여행 55일 차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랄까, 처음 온 도시도 익숙하게 다니며, 우리 부부가 네 번째로 맞이하는 크리스마스는 한여름의 멋진 크리스마스가 되었다. 옆에 있어주어 감사해 남편.





[그의 시선] Christmas in Malaysia

Welcome to Malaysia. 우리의 네 번째 나라인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다. 미얀마보다 더 남쪽으로 내려온 탓에 공항밖을 나오자마자 후텁지근한 공기가 우리를 맞이한다. 따뜻한 나라에서 맞는 첫 크리스마스다.

공항버스를 타고 우리의 서울역이라고 볼 수 있는 KL Sentral역에 내렸다. 공항에서 도심까지는 버스로 약 1시간. 마치 인천공항에서 공항리무진을 타고 서울역으로 온 느낌이다. 역에서 우리 숙소까지는 지하철로 2정거장.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승강장에서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이동하니 내가 새삼 '도시'로 왔다는게 실감난다. 어제까지 미얀마에 있던 나로서는 파고둥절할 뿐이다.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나라답게 지하철에는 말레이어, 중국어, 인도어, 영어, 그리고 한국어가 오고 간다. 이 복잡하고 바쁜 도시에서 우리는 앞으로 일주일가량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다가올 인도네시아, 인도,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요가와 운동을 병행하며 그간 도시이동으로 바닥난 체력을 충전하는게 목표다.

크리스마스를 자축하기 위해 저녁에는 Rooftop Bar에 갔다. 드레스코드가 엄격해 모르고 방문했다가 입장을 거절했다는 블로그글을 보고 잔뜩 쫄은 우리. 신발이라고는 운동화와 샌들밖에 없기에 숙소에 도착하자 마자 최저가 구두를 찾아 쇼핑몰로 향했다. 그렇게 와이프는 2,700원짜리 핑크색 할머니 꽃신을 나는 8,400원짜리 Flat Shoes를 구입하고 당당히 바로 향했다. 엘레베이터를 3번이나 갈아타고 Security Check까지 통과해야 하는 삼엄한(?) 경비속에 경비원이 우리의 복장을 세번이나 훑어보긴 했지만 '무혈'입성에 성공했다.

비록 구름이 많아 일몰이 예쁘지는 않았짐나,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의 야경을 바라보며 샴페인 한 잔 마시니 '도시도시' 열매라도 하나 먹은 느낌이다. 핫한 Bar라 그런지 음악도 좋고, 분위기도 좋았다. 딱 하나, 옆에서 강한 영국 영어를 구사하는 영국누나가 줄담배를 피워대는 덕에 나도 거의 담배 한 갑 피운 것 같은 느낌이 든 것 빼고는.

그렇게 우리는 대도시인 '쿠알라룸푸르'에서 초대형트리를 보며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1주일간 도시도시한 감성을 느끼며 문명의 혜택을 누려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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