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망샘 Feb 04. 2019

내가 먹는 존맛탱 된장찌개를 세계화하려면?

(D+59, 쿠알라룸푸르) 단골 카페가 생겼어요


2018.12.29

퇴사하고 세계여행 Day 60.




[그의 시선]내가 먹는 존맛탱 된장찌개를 세계화하려면?

뽀송뽀송한 이불 덕이었을까, 트레이더스 호텔에서 하룻밤 자고 나니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 쿠알라를 떠나기 전까지 이곳에 머물고 싶었지만 장기여행자인 우리에게 이곳은 사치 ㅠㅠ 게다가 연말이라 이미 호텔은 풀부킹상태. 아쉬운 마음에 아침에 부지런히 일어나 헬스장을 갔다. 일박만 하는 짧은 일정에, 컨디션까지 나빠서 거의 침대에만 누워있었지만, 그럼에도 헬스장을 두 번이나 가서 요가수련을 하고 왔다. 지난주에는 미얀마 바간에서 사원을 보며 다운독을 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트윈 타워를 보며 다운독을 하고 있자니 우리 이동이 다이나믹 하긴 했나보다.

그렇게 12시까지 꽉 채운 후 체크아웃을 하고 점심을 먹을러 Suria KLCC몰로 향했다. 뭘 먹지 고민하며 몰을 걸어다니다 우연히 발견한 한식당 고려원. 능숙하게 한국어로 '육개장이 진국이라는' 현지 직원의 추천으로 육개장과 된장찌개를 시켰다. 장기여행자에게 한식은 언제 먹어도 맛있는 음식이지만, 특히나 장염에 걸려있을 때는 최고다. 짭짜름 하면서도 걸쭉한 그 맛에 장염인데도 밥을 한 그릇 더 먹었다. 가격만 사악하지 않다면 진짜 강추 였을텐데, 찌개 2개 먹었는데 3만원 가까이 나오니 사악한 가격.

식당을 둘러보니 점심시간인데도 가게가 한산하다. 리틀페낭(현지식)이나, 딘타이펑(중식), 수키야(일식)은 줄이 엄청 길었는데. 문제가 무엇일까, 밥먹는 동안 생각해 봤다. 모든 한식집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곳 '고려원'을 보며 든 생각은 'Casual'한 느낌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샤오롱바오로 유명한 '딘 타이펑', 무제한 샤브샤브 뷔페인 수키야와 라면을 파는 일식집들, 그리고 심지어 말레이시아 식당인 "Little Pennag"까지. 전부 Casual Dining을 즐기기 쉽도록 매장 분위기를 밝고, 가볍게 만들어 놓았다. 반면 이곳 '고려원'은 한국식 전통 문양지부터, 한복을 입고 있는 인형까지 느낌이 중후하고 무거웠다. Panda Express와 같은 구조로 한식을 Casual하게 먹을 수 있는 Trendy한 레스토랑이 등장한다면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한식의 대표 음식이라 볼 수 있는 비빔밥은 많은 Vegan 여행자들을 위한 맞춤형 음식이 될 수 있고, 한국의 치킨은 정말 비교 불가능한 전세계 1등이다. 삼겹살과 불고기는 또 어떤가. 나에게 존맛탱인 된장찌개를 외국인이 먹는 모습은 상상이 잘 가지 않지만, 비빔밥과, 치킨, 그리고 불고기라면 충분히 가능하단 생각이 든다. 엉짱윤치킨의 그 달달하면서도 약간 매콤한 그 맛을 전세계 알리고 싶어진다.

거창하게 한식의 세계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세계를 여행할 때 손님이 많아 줄서서 먹는 캐주얼한 한식을 찾기를 소망해본다.



[그녀의 시선] 단골 카페가 생겼어요


신데렐라가 다시 호박마차로 돌아온 것처럼 황홀했던 호텔에서 나와 차이나타운으로 돌아왔다. 촌스럽게 멋진 곳에선 잠자는 시간도 아깝다며 새벽 1시가 넘어서까지 트윈타워를 보며 글을 쓰고 늦게 잤더니 피곤했다. 쉬고싶던 몸을 일으켜 단골하고픈 카페를 찾아내 카페인을 수혈하는 커피를 마시니 다시 몸에 기운이 돈다. 어디에서도 소박한 행복 포인트를 찾아내는 현명한 여행자가 되고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퇴사하고 세계여행] 변함없는 나란 녀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