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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샘 Feb 02. 2019

[퇴사하고 세계여행] 변함없는 나란 녀석

(D+58) 창문의 소중함

퇴사하고 세계여행 Day 59





[그의 시선] 변함없는 나란 녀석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를 보면 고1때 내 장래희망은 대통령이었다. 그때 정말 대통령이 되고 싶었다기 보다는 담임선생님과 부모님에게 이정도(?)는 적어서 보여드리고 싶어 했던 것 같다. 고2때 장래희망은 국회의원이었다. 1년 사이에 대통령에서 국회의원으로 한 단계(?) 낮춘 이유는 현실을 깨달아서가 아니라, 내가 대통령이 되기에는 신체적으로 약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많은 수험생이 그렇듯이 나 역시 고등학교 때 과민한 대장 때문에 고생을 좀 했다. 그래서 내가 대통령이 되어 국가간 정상회담을 해야하는데 갑자기 배가 아프면 어쩌지 라는 상상을 하게 됐다.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갑자기 화장실을 가게 되면 국가의 체면이 말이 아니겠다 싶어, 나는 스스로 대통령감이 아니라고 판단해, 그럼 국회의원을 해야 겠다 싶었던 거다.

삼국지를 읽으며 내가 제일 부러웠던 건 제갈량의 총명함이나, 조조의 지략, 유비의 덕이 아니라 영웅들의 기골장대함 이었다. 키가 크고 뼈대가 굵으며 술을 드럼통 째로 마셔도 끄덕없는 체력. 이런건 기본적으로 타고나야 하기 때문에 더 부러웠다.

회사에 입사한 이후, 꾸준히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운동을 해왔고, 그 덕에 예전보다는 살도 많이 찌고 건강해졌다. 그래서 나의 체력과 건강함을 과신했는데, 나의 선천적 허약함은 변함이 없었다. 이 따뜻하고 문명의 냄새가 풀풀 나는 말레이시아에서 감기와 장염의 콜라보라니. 그래도 이럴줄 알고 바리바리 싸온 약들을 요긴하게 쓰고 있다. 체력 후달릴 때마다 하나씩 짜먹는 에브리타임 홍삼도 하나 먹어주고.
선천적으로 기골이 장대하게 태어나지 않았으니, 후천적으로라도 더욱 열심히 운동을 해야겠다고 느낀 하루. 새해 목표에 하나 더 추가해야 겠다. 건강한 몸 만들기.




[그녀의 시선] 창문의 소중함


밤새 진상 독일 가족이 내는 소음과 창문없는 방 특유의 습한데 건조한 공기까지 어우러진 밤을 보냈고, 결국 남편은 아프기 시작했다. 악몽같은 하루를 보내고 고작 5천원에 KL타워가 보이는 창문있는 방을 얻었다. 진즉에 업그레이드할 걸!


‘창문’이란 게 이렇게 소중한 지 여행을 떠나지 않았다면 몰랐겠지. 숙소도 여행의 일부이자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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