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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샘 Apr 22. 2019

[퇴사하고 세계여행] 맛있는 커피 한 잔에.

(D+64, 족자카르타) 날씨와 여행

2019.1.3

퇴사하고 세계여행 두 개의 시선. Day 65.


[그녀의 시선] 맛있는 커피 한 잔에


공히 커피가 맛있는 나라인 인도네시아. 치앙마이처럼 세련되고 값싼 카페가 많다. 비가오다 기적같이 날이 개고 환상적인 일몰이 펼쳐진다.

내일의 해가 기대되는 노을 아래서 요가를 하다가 중간에 나와 내일 새벽에 떠날 일출투어를 신청했다.

맛있는 커피와 저렴한 물가, 멋진 해까지 본다면 그걸로 이 도시는 충분하다. 거기에 맛있는 맥주 Bintang과 사테까지 곁들인다면 완벽하지 아니한다.


[그의 시선] 날씨와 여행

족자카르타에 도착한 지 3일째, 일어나자 마자 일기예보를 살핀다. Mostly Cloudy and Sometimes Thunderstorm. 우기의 인도네시아는 하루에 한 번은 꼭 비가 온다. 적어도 우리가 머문 3일동안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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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족자카르타에 온 이유는 사실 카리문자와라는 섬에 가기 위함이었다. 인도네시아의 몰디브라는 별명을 지닌 이 아름다운 섬에서 에메랄드빛 바다를 보며 휴식을 취할 생각에 들떠있었다. 우리가 여행사에 카리문자와를 가기 위해 교통편을 상담하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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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자카르타에서 카리문자와 섬에 가기 위해서는 우선 족자에서 차를 타고 북쪽으로 6시간 정도 올라가 Jepara라는 항구도시에 가야한다. 제파라에서 카리문자와까지는 다시 배를 타야 하는데,  스피드보트로 2시간, 슬로우보트로는 5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심지어 배는 일주일에 4회 아침에만 출항해서 이 배를 타기 위해서는 족자에서 저녁 11시쯤 차를 타고 밤새 이동해야하는 힘든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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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미니벤을 타고 제파라로 이동하는 건 블로그를 통해 미리 알아둔 터라 괜찮았는데, 오히려 문제는 날씨였다. 비가 매일 오는 우기인데가, 파도가 높아 제파라에 가더라도 배가 뜨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 섬으로 가는 날도 문제지만, 돌아오는 날도 배가 안뜰 수 있기 때문에 돌아와서 브로모-이젠 화산투어를 거쳐 발리로 가야하는 우리로서는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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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고민끝에 카리문자와 섬에는 가지 않기로 했다. 카리문자와에 예약한 숙소의 하루 숙박비를 날려야 하지만, 우기에는 섬에 가도 날씨가 좋지 않을 거고, 배가 뜰지 안뜰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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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자숙소도, 카리문자와 숙소도 내가 미리 좋은 숙소를 예약할 수 있다고 주장해서 다 미리 예약해 두었는데 여기 와서 지내다보니 미리 예약해 둔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여행객이 그렇게 많지 않은 도시인 족자는 성수기가 아닌 이상 방을 구하기가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막바지에 예약할 수록 '막바지 특가 할인'이란 이름으로 더 싼 가격에 같은 숙소를 예약할 수 있더라. 카리문자와 역시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미리 예약을 하는 것보다 그곳에 가서 숙소를 찾아도 충분히 문제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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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를 구하는 것조차 이렇게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관광객이 많고 숙소가 부족한 여행지는 미리 예약을 해두는 게 현명한 방법이지만, 날씨의 변화가 크고 숙소가 많다면 여행지에 가서 숙소를 찾는 것이 방법일 수도 있다. 이런 곳일수록 도착 첫 날의 숙박만 잡아두고 그 다음 숙소는 지내면서 천천히 찾아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어떤 방법으로 숙소를 예약하든 장,단점이 존재한다. 미리 예약하면 마음이 편하고, 예약을 하지 않으면 계획을 변경하더라도 포기해야하는 기회비용이 없다. 결국 선택은 그 중간에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 같다. 좋은 숙소를 찾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줄이면서도, 계획이 변경되더라도 포기해야하는 기회비용을 최소화 하는 것. 그러기 위해선 운도 따라줘야 하지만, 무엇보다 여행하려는 지역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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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문자와에 가는 걸 포기하고, 족자에서 편하게 4일 더 쉬기로 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카페에 가서 유튜브 영상을 편집하고 예약해둔 요가 수업을 들으러 나오니 멋진 노을이 우리를 반긴다. 일기예보를 보니 내일 아침에만 비예보가 없었다. 보로부두르 사원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일 거란 느낌적인 느낌이 왔다. 보로부두르 사원 안에서 일출을 보는 입장료는 원래 가격에 2배로 인당 4만원에 가까웠지만 우리는 배팅을 해보기로 했다. 멋진 노을을 보인 저녁에는 다음날 멋진 일출도 볼 수 있다는 바간에서의 경험때문이었다. 우리의 베팅은 성공했을까. 내일 일기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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