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전보다 불안하지 않습니다> 프롤로그 미리 읽기
<퇴사 전보다 불안하지 않습니다> (현재 인터넷 서점 예약판매중/4월 29일 배송)
아직 정식 출간되지 않았는데, 많은 관심 가져주신 덕분에 YES24 여행 에세이 7위에 올라왔습니다. 감사합니다! :) 출간 전 책 내용을 맛볼 수 있게 연재를 시작합니다.
퇴사하고 세계여행, 그 후의
퇴사하고 세계여행, 그 후의 이야기
이 책은 여행기가 아니다. 밤새 떠들 수 있을 만큼의 사연 많은 여행을 했지만, 이미 차고 넘치는 여행기에 보태는 대신 후일담을 나누고 싶었다. 여행의 감상보다는 그로인해 달라진 삶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부부가 동시에 퇴사하고 세계여행을 다녀와 회사에 돌아가지 않고도 삶이 형편없어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해보고 싶었다. 한창 일할 나이에 백수인 삼십대가 뭐하고 사는지, 오백일의 시간이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말하고 싶었다. 대단한 용기를 짜낸 것 같지만 실상 퇴사를 하고 세계 일주를 다녀왔단 것만으로 이슈가 되던 때는 지났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나 역시 여행을 결심하기 전부터 지금까지도 다른 여행자들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했지만 쉬이 알 수 없었다.
퇴사와 세계여행. 오래 고심해 내린 결정이었지만, 막상 해보니 별 게 아니었다. 전문 기술이 있거나 이직할 회사가 정해져야 회사를 나올 수 있는 줄 알았다. 세계여행은 노후가 보장될 만큼 돈을 충분히 벌어 놔야 가는 줄 알았다. 다녀오면 빈털터리가 되어 다시 일도 못하고 돈도 없는 막막한 백수가 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직접 부딪혀보니 큰일 아니었다. 막연히 상상하며 키워온 불안의 고리가 많이 헐거워졌다. 물론 믿을 구석이라고는 조금의 경력뿐. 월세가 나올 집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격증이 있는 전문직 출신도 아니다. 나를 움츠러들게 하는 것이 도처에 널려 있지만, 퇴사 전보다 불안하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더욱 말하고 싶었다. 여행 후의 이야기는 형편없지 않다고.
여행이 끝나고 회사로 돌아가는 대신 자유로운 가능성에 나를 조금 더 맡겨보기로 했다. 태어났으니 산다는 마음으로 회사를 다녔던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잘 지내냐는 안부에 ‘나쁘지 않다.’로 일관하는 대신 그때보다 돈은 적게 벌더라도 ‘잘 지내.’라고 스스럼없이 말하고 싶다. 그래서 남편과 둘 다 재취업하는 대신 여러 가지 일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석형(김대명 분)이 좋아하는 의사 일을 그만두고 아버지의 유언대로 회사를 물려받게 될 기로에 놓인 장면이 나온다. 선택해야 하는 그를 두고 친구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나라면 인생에 한 번쯤 대표님 소리도 들어보고 좋을 것 같은데? 해보고 아니면 다시 의사 하면 되잖아.”
이 대사를 듣고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의사는 전문직이니 해보고 아니면 다시 의사 하면 되겠네. 그런데 석형은 덤덤하게 응수했다.
“시간이 아까워. 좋아하는 거, 하고 싶은 거만 하면서 살래. 그래서 너희랑 밴드도 다시 시작하자고 한 거야.”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했다. 석형이 맞다. 인생은 짧기에 이리저리 재어볼 시간에 좋아하는 걸 하나라도 더 해야 한다. 퇴사한 지 2년이 훌쩍 지났지만, 아침이면 분주한 도시에 잰걸음으로 몸을 욱여넣는 것보다, 잠옷 차림으로 집에서 내 리듬대로 일하는 게 좋다. 회사의 이름에 기대어 돈을 벌기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기술이 늘어나는 편이 더 좋다. 남편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뜻이 맞은 두 삼십대 남녀는 아직 백수부부다.
퇴사와 여행을 고민하기 전 미리 선행한 여덟 부부를 만났다. 여행을 마치고 저마다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며 많은 용기를 얻었다. 그중 네 부부의 이야기도 중간 중간 인터뷰 형식으로 엮었다. 이 책이 누군가에게는 미뤄둔 꿈을 이루는 데 작은 불쏘시개가 되길 바란다. 퇴사나 세계여행일 필요는 전혀 없다. 하고 싶은데 현실의 무게에 발목이 잡혀 내내 미뤄왔던 무엇인가를 꿈틀거리게 한다면 좋겠다. 당신의 마음에 여백이 만들어지기를.
퇴사를 고민하고 있는 2030 회사원,
퇴사 후 자유로운 세계여행을 꿈꾸는 직장인,
디지털 노마드와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고
행복한 반백수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
직장생활과 퇴사 사이에서 불안해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진솔한 이야기를 썼습니다.
아래 출판사 포스트에서 책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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