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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샘 Aug 29. 2021

첫 북토크의 추억

퇴사 전보다 불안하지 않습니다. 어떻게요?


책을 내고 네 달 만에 처음으로 북토크를 했다. 평일 저녁 8시에 약 서른 분이 모여 한 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거리 두기 4단계로 격상돼 2명 이상 모이지 못하는 요즘 같은 시국에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줌(zoom) 덕분에 비대면으로 각자의 집에서 안전하게, 마스크 없이 모일 수 있었다.


사람들과 대화하며 얻는 에너지를 좋아한다. 내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지럽던 생각들이 가지런히 정리되는 순간이 와서 좋고, 남 이야기를 듣다 보면 영감이 떠올라 그것대로 즐겁다. 특히 내 경험을 말하는 자리를 아낀다. 관심받는 것도 좋아하지만 내가 겪은 게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된다는 게 보람차다. 

특목고 준비를 하던 중학생 때는 학원에 놀러와 합격 팁을 전수해 주던 선배처럼 되고 싶었다. 명문대 진학이 하고 싶던 고등학생 때는 학교에 놀러 온 대학생 선배들을 동경하며 공부했다. 회사에 가서는 과 후배들에게 취업 이야기를 하는 자리를 신나게 참석했다.


어렸을 적의 버릇은 어디 가지 않는다. 퇴사한 지금 나는 퇴사나 세계여행을 꿈꾸는 분들 앞에 서는 자리에 즐거이 섰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제주에 있어 독자들과 만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웠을 것이다. 어쩌면 코로나 덕분에 자연스러워진 비대면 모임으로 독자들을 만났다. 약 40여 분이 신청해 주셨고, 당일에는 30명 정도가 참석해 주셨다. 일주일 중 가장 피곤한 수요일, 저녁에 화면 앞에 앉아 시시콜콜한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준 모든 분들께 감사했다.



감사한 후기



출판사에서 사전에 질문을 받아주셔서 그걸 토대로 발표 자료를 만들어 한 시간을 떠들었다. 중간중간 채팅으로 질문도 주셔서 지루하지 않았다. 옆에서 함께 접속한 남편이 놓치는 부분을 챙겨주고 대표님이 진행해 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 질문 중에는 날카로운 질문도 있었고 생각이 많아지는 질문도 있어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


가령 경제적 자립을 이루었는지, 이루는 데 얼마나 걸렸고, 가족의 도움 없이 혼자의 힘으로 이뤘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이에 답하며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노력을 해야겠다는 자각이 들었다.


책을 내고 싶은 예비 작가분들도 꽤 들어오셔서 출간에 대한 질문도 많았다. 출간 이후 달라진 게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했는데 잘못 말했다. 

책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만나 이야기할 수도, 아니 독자조차 없었을 테니. 책을 내고 SNS로 모르는 분들께 따뜻한 응원을 많이 받았다. 이런 것들이 모여 단단한 일상을 사는데 큰 힘이 되고 있으니.


기분 좋은 아드레날린이 나왔던 시간이 끝나고 맥주 한 캔을 마시는데 어찌나 시원하던지. 앞으로 더 자주 이런 자리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리얼한 북토크 현장ㅎㅎㅎ 각자 편한 복장과 자세로, 마스크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정말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자주 자리를 만들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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