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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샘 Feb 17. 2022

턱 밑까지 쫓아온 코로나의 위협

제주는 코로나 청정지역인 줄 알았다.

주간 백수부부 시즌7 13



남 일인줄 알았던 코로나의 위협이 턱 밑까지 다가왔다.

지난 목요일 우리 부부는 각각 밀접 접촉자와 확진자를 만났다.


자가진단키트를 구하기 힘들고, 보건소도 차타고 삼십분 이상 가야하는데 계속 일정들이 있어 못 갔다. 그래도 우리와 접촉한 사람들의 검사 결과가 모두 음성이라 우리도 당연히 음성일거라 믿고있다.


첫 번째 화근은 나.

요가 수업을 오는 두 아이들의 어린이집 같은 반 친구가 확진됐다는 소식을 그날 밤에 들었다. 모두가 몰랐던터라 내내 마스크를 끼다가 한 아이가 가져온 과자를 같이 나눠먹은 날이었다. 하필 애기들이 굳이 내 입으로 과자도 넣어줬다.

혹시 몰라 다음날 요가 수업을 가지 않았다. 다행히 주말사이 두 아이 모두 음성이 나왔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


문제의 그 날. 왜 하필 '뻥이요'를 들고와서 같이 먹자고 한걸까. 그래도 모두 음성이라 다행이다.


두 번째 발단은 남편.

두 시간동안 집에서 가르친 과외 학생이 4일이 지나서 확진 소식을 알려왔다. 그의 가족 모두가 확진이라는데 감염 경로와 날짜는 알 수 없다. 하필 과외를 마치고, 제주에 온 엄마와 넷이서 한 차로 그를 집으로 데려다 준 터라 더욱 찝찝했다.

요가 수강생 아이들은 같은 반에 안 친한 친구가 확진자였을 뿐이었다. 이번엔 확진자라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확진 소식을 듣자마자 괜시리 몸이 으슬으슬, 목이 칼칼해졌다. (플라시보 효과는 이렇게나 무섭다!)

편의점과 약국 몇 군데를 돌아다녔지만 자가진단키트를 구할 수 없었다. 다행히 육지로 돌아간 엄마는 키트를 구해 바로 검사를 하셨고 음성이 나왔다.


남편이 과외할동안 엄마와 눈 쌓인 한라산과 옥빛 바다를 보러 나왔다.
가격이 좀 사악하지만 전망 값으로 충분히 지불할만한 <서귀피안 베이커리>


또 한가지 마음이 놓이는 건, 과외 학생이 나에게 옮겼다면 이후에 했던 요가수업에 온 애기들에게 내가 역으로 옮겼을거다. 하지만 아이들과 엄마 모두 음성이니 우리도 괜찮을 것 같다. 이제는 코로나의 위협이 턱 밑까지 다가왔음을 실감한다.  


5만명, 7만명… 비현실적인 숫자들을 접할 때 그저 남 일이라고 생각했다. 내 주위에는 확진된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걸려도 모른다. 이제 집도 정리됐으니 3차 접종을 맞으러 가야겠다. 코로나 걸리기 싫다ㅠㅠ



친구 부부가 오픈한 <여름정원> 폐허같던 오픈 전 모습을 봤던 엄마는 달라진 모습에 깜짝 놀라셨다.

친구 부부가 오픈한 <여름정원> 폐허같던 오픈 전 모습을 봤던 엄마는 달라진 모습에 깜짝 놀라셨다.

가까이 살땐 한 번도 안가다 이사가서야 다녀온 <오늘은 녹차한잔> 비밀의 동굴이 포인트다.
수박이와 산책하는 길에 만난 말간 해. 동쪽에 살아 노을은 못 볼줄 알았는데 꽤 멋진 곳이다
귀찮은 전복 손질을 해준 엄마덕분에 버터구이와 소라무침, 한치회까지 진수성찬으로 먹은 저녁.
엄마가 아니었다면 와보지 않았을 <빛의 벙커>미술관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프랑스에서 본 오리지널 <빛의 채석장>보다는 아쉽지만. 혼자 와서 한두시간 앉아 멍때리며 작품을 보기 좋겠다.
새로 옮긴 공간에서 매일 요가 수업을 했다. 찾아주는 분들이 감사하다.
새로 사준 뼈다귀 인형이 마음에 드는지 옆에 딱 모셔두고 집을 지키는 수박이. 정말 사랑스럽다
새로 사준 뼈다귀 인형이 마음에 드는지 옆에 딱 모셔두고 집을 지키는 수박이. 정말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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