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힘으로 불가능한 때 찾아오시는 예수님

[영국취업도전기 #4]

by SY

지난번 면접은 어떻게 되었을까?

안타깝게도 지난 사업개발 & 아티스트 관리자의 1차 면접은 통과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크리스마스-신년 홀리데이 시즌에도 열심히 이력서를 제출한 결과, 최근에 벌써 2곳에서 면접을 봤다.

콘텐츠 마케팅 쪽은 영어 카피라이팅 역량이 아직 부족하고, 내가 관심 있는 쪽의 영업 / 사업 개발 쪽은 영국 출판시장 또는 예술 시장 판매 경험이 없어서 불리한 것 같았다. 열심히 퍼포먼스 마케팅 관련 자격증을 구글에서 취득했으나 (3개나..) 하루종일 엑셀에 파묻혀서 일하는 내 모습을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취업 지원 전략을 바꾸어서 디자이너/ 콘텐츠 마케팅 중에서도 소셜 미디어 콘텐츠 등 그래픽을 제작하는 직무 (Content Producer)에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바로 아래 두 곳에서 면접 제안을 받은 것이다.


1. 영국 성공회 교회 소속 주니어 콘텐츠 제작자

- 지원서 제출: 1월 5일

- 1차 면접: 1월 14일 실무진 면접

- 2차 면접 안내: 1월 15일

- 2차 면접: 1월 21일 아침 9시 informal coffee chat

- 최종 결과 발표일 (예정): 1월 23일 목요일


2. 출판 계통의 브랜드디자이너

- 지원서 제출: 12월 27일

- 1차이자 최종 면접: 1월 15일

- 결과 발표: 탈락 1월 17일

*육아휴직 대체로 1월 27일에 직무가 시작하는 상황이었던 지라, 빠르게 통보를 받았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에 더 집중하고 기술을 연마하기

내가 이곳 브런치에 가장 처음 썼던 글에서처럼 나의 커리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콘텐츠"다. 최대한 빨리 취직하고 싶은 마음에, 다른 분야 (ex. 퍼포먼스 마케팅)를 탐험했던 것인데 오히려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니, 취업시장에서 면접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지게 된 것이다.


사실 나에게 일을 시켜준다면 나는 잘할 자신이 정말 차고 넘친다. 디지털/프린트를 넘나드는 디자인, 마케팅, 영업, 소셜 미디어 콘텐츠 제작 역량.. 다 할 수 있는데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취업 시장이 안타까웠다. 그렇다고 가만히 손 놓고 슬퍼하거나 원망하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그래서 남이 내게 일을 시켜주지 않는다면, 내가 그냥 주도적으로 일해서 내 실력을 증명하자라는 결심을 했다.


5년 전, 예예시스터즈를 시작했던 당시에도 복음과 디자인을 결합한 멋진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내고 싶었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책을 출간했었다.

2년 전, 와디즈에 기독교 시장이 아주 니치 한 마켓일 때, 아무도 성경책이 잘 팔릴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지 않던 때, Alabaster의 시편 프로젝트를 보란 듯이 성공시켰다.

지금, 내가 원하는 콘텐츠 마케팅 분야로 영국에서 취직하려면 어떤 작은 성공 경험들을 쌓아서 보여줄 수 있을까?


바로 예예시스터즈 브랜드 인스타그램을 키우며, 소셜 미디어 마케팅의 지형을 배워나가자는 결심을 했다. (이게 안정적으로 성장하게 되면, 직접 웹사이트도 디자인해서 UX/UI 포트폴리오도 업데이트할 수 있을 것이다.)


약 2주 전부터, 예예시스터즈 인스타그램 계정에 1일 1릴 챌린지를 시작했다. 낙담되는 마음을 가지고 교회에 갔는데, 예배 때 목사님이 "곡식은 익었는데 추수할 일꾼이 없다고 예수님이 말씀하십니다! 여러분들이 하나님의 복음을 가지고 세상으로 나가십시오! 누군가는 선교사가 되어도 좋습니다!"라고 하셨다. 그 말씀을 듣고, 1일 1챌린지를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14일 만에 팔로워 167명 증가, 조회수 15만 4천+

내 그림이나 사진을 이용한 오리지널 콘텐츠로 릴을 매일 만들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방법을 찾은 게, 기존에 내가 접했던 예술 작품에서 만난 예수님의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우선 <나니아 연대기>의 영상을 사용해, 내가 했던 묵상을 담는 메인 카피를 조합했다. (영국에 있다 보니 더욱 영국 작품들에 더 관심이 가게 되는 것 같다.) 그랬더니 이 영상은 5일 만에 무려 6만 5천 조회수를 달성하게 된다. (25년 1월 22일 기준)

그저 하나님께서 주시는 마음에 순종하며 실행했을 뿐인데, 바로 성공 경험을 허락하시며 나를 격려해 주시는 것 같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그 와중에 두 곳에서 면접 제안을 받게 된 것인데, 모두 소셜 미디어 채널에 콘텐츠를 주로 제작하는 직무였던 것이다.



면접 후기

영국 성공회 교회 소속 주니어 콘텐츠 제작자

1차 면접 때, 내가 직접 만든 예예시스터즈의 책 두 권을 들고 갔다. 한국어만큼 유창한 답변이 잘 안 나올 수 있지만, 보고 만질 수 있는 책이 바로 앞에 있으니 정말 유리했다. 예를 들어, 최근 했던 작업 중 가장 자랑스러운 일이 무엇이냐라고 물어봤을 때도 창세기 책을 가리키니 면접관도 "나도 그렇게 생각해"라고 이야기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사실 나는 책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면접 때는 최대한 소셜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어필하려고 노력했다. 더불어 책 디자인은 정말 꼼꼼함을 요하는 작업이고 디지털 작업 보다 더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디지털 디자인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어필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 예예시스터즈 소셜 미디어에서 폭발적인 조회수를 보이고 있는 릴 이야기도 할 수 있었고.

면접 질문의 경우에는 Job Description을 읽었을 때 가장 중요한 자질 위주로 5개 정도 물어봤다. 맨 처음 다른 회사의 1차 면접을 준비할 때, 30개가량 되는 질문과 답변을 준비해서 오히려 진짜 중요한 내용들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었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이번에 1차 면접은 우선순위에 따라서 답변을 준비했다. 더불어 스몰톡도 전략적으로 내가 얼마나 이 회사의 가치에 부합하는 사람인지 어필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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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바로 2차 면접 기회를 얻었는데, informal coffee chat이라는 거짓말에 속아버렸다. 1차 면접 때 참여했던 실무 매니저하고만 한차례 더 본다고 안내받았는데. 막상 가니 실무 매니저님과 디지털 팀 전체를 총괄하는 이사님 이렇게 두 명과 면접을 보는 자리였다. 나도 모르게 방심하던 찰나 허를 찔렸던 것 같다.

예상하지 못한 질문들이 꽤 나왔는데 돌아보니, 아무래도 회사 입장에서는 나를 채용하게 되면 비용을 지출하게 되는 구조이므로 얼마나 내가 효율적으로 그래픽 작업을 빠르게 할 수 있는지를 알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사순절 기간 캠페인 그래픽 로고를 만드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렸냐?"라고 하는데 너무 당황해서 제대로 답변을 못했다. 내가 엄청 손 빠르게 작업하면, 외주로 받아서 했던 일 중, 로고 제작과 디지털/프린트 바리에이션까지 5시간 이내에도 했던 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면접 후 답변을 복귀하며, 이사님이 듣고 싶어 하는 답변을 잘 말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면접 준비 팁

링크드인에서 Jobs> Interview Prep을 클릭하면 Common Questions 준비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자료가 많다. 그리고 Chat GPT에 JD와 본인의 이력서, 커버레터를 넣은 다음 예상 질문-답변을 만든다. 그리고 본인의 상황에 맞게 한두 차례 다듬은 다음, 구글 시트에 정리하여 답변을 연습하면 된다.


Informal Coffee Chat에 속지 말자. 임원면접일 가능성이 높으니, 회사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 나를 뽑을 수 있을지 비용과 효용 측면에서 철저히 고민하고 대비해 가자.

(댓글로 궁금한 점 남겨 주시면, 추후 취업 준비 관련해서는 더 자세히 글을 준비해볼게요!)



실패를 통해서도 배운다

솔직히 말하면 거의 문을 열기 직전까지 갔다가, 내가 문을 닫고 돌아온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엄마는 이 또한도 배움의 과정이라고 말씀하셨다. 지금까지 내가 배우고 이룬 것들을 이곳에 기록해 본다.

면접 준비를 하면서, 내 커리어와 강점에 대해 영어로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젠 대본이 없어도 즉석 해서 머릿속에서 이야기들을 조합해서 이야기할 수 있다.

지난번, 아티스트 관리자 직무 면접을 준비하면서 1차 면접에서는 가장 중요한 질문 5개 정도만 물어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을 적용하여 이번 1차 면접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2차 면접이 커피챗이라는 말에, 이미 뽑힌 사람 마냥 방심했다. 늘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도 나중에 내 회사의 지원자를 뽑을 때 이 방법을 꼭 써야겠다. (엄마가 이 말씀을 해주셨다!)

약 40개 정도 지원했는데 면접 연락 온 곳이 4곳이었다. 그리고 이 중 1곳은 최종 면접 단계까지 갔다. 아무런 연고 없는 영국 땅에서 오로지 내 실력으로 이렇게 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고 고무적인 일이다. 하나님께 정말 감사하다.

4곳 중 2곳은 기독교와 관련된 회사/기관이었다. 내 경험과 역량이 이곳 크리스천들에게도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안에 있던 잘못된 편견들이 깨질 수 있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서 취업 기회가 없는 게 아니고, 영국 학위가 없어서도 아니다. 오히려 대학원 학위가 있는 사람보다, 현장 경험 (hands-on experience)가 있는 사람이 취업 시장에서는 더욱 유리함을 뼈저리게 느낀다.

더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영국 취업 시장이 날 못 알아본다면 내가 스스로에게 일을 줘서 실력을 증명해 보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실행하고 있다.


이번 최종 면접에서는 방심했던 탓에, 내 진짜 관심사가 소셜 미디어보다는 프린트 (책) 분야라는 것을 아주 들켜버렸다. 그렇지만 이 부분 때문에 탈락한다면, 그것도 하나님께 감사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나와 그 직무가 완전히 잘 맞지 않을 수 있기에 하나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신 것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완벽한 타이밍

나를 위해서 기도해주고 있는 친구 (올소울즈 교회에서 새로 사귀었다!) Jihee에게 어제 문자가 왔다.

"하나님께서 아실 거야. 그분의 계획을 신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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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물고기가 하나도 잡히지 않던 너무나 절망적인 밤을 지나, 이른 아침 베드로를 만나러 갈릴리 바닷가에 오셨던 예수님을 생각한다. 내 힘으로 하나도 물고기(직장)가 잡히지 않는 바다(취업시장)에 있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데 제일 깜깜한 이 밤을 지나고, 아침이 오면 예수님께서 분명 나를 만나러 와주실 거다. 그리고 말씀하실 거다. "선영아 그물을 옆으로 던져봐."

"예수님, 지난밤에 단 한 마리도 못 잡았어요."

"그래도 던져 봐라."

그리고 배가 가라앉을 만큼 많이 잡힌 물고기를 보며, 예수님은 정말 완벽한 타이밍에 완벽한 그의 계획을 이루신다는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드라마 The Chosen의 장면을 편집해 짧은 영상으로 만들었다.

https://www.instagram.com/reel/DEgRwzbIM6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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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의 문제들을 함께 고민해 주시고,
짠내 나는 바닷가로 오셔서 직접 물고기를 함께 잡아주시는 예수님.
그분의 완벽한 타이밍을 오늘도 신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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