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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은 Oct 02. 2023

제주는 내가 부리는 거지 EP6. 비 오는 날의 제주

제주는 유독 비 오는 날이면 할만한 게 딱히 없었다.


내가 있는 동안 비가 꽤나 자주 왔었는데 씨가 오락가락해서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


제주의 날씨는 서귀포시와 제주시가 아주 다르다는 걸 인지해야 했다.



달콤한 낮잠을 자고 일어나자마자 친구에게 연락이 와있었는데, 유명한 제주 연돈 웨이팅 성공을 알리는 연락이었다.


매번 먹어보고 싶었지만 늘 웨이팅이 다고 해서 먹지 못했던 그 연돈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다니 바로 다른 친구들을 데리고는 제주시에서 서귀포시로 날아갔다.


제주 연돈은 골목식당에 나와서 유명해진 곳인데,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새벽부터 줄을 설 정도로 제주에서 핫한 곳인데, 그런 연돈을 먹는다니 감격스러웠다.


 입을 먹어보고는 왜 이걸 먹으러 제주까지 오는지 알 것만 같았다.


원래 느끼한걸 못 먹는 편인데, 튀김옷이 전혀 느끼하지 않고, 고기가 너무 부드러운 데다가 육즙이 딱 갇혀있어서 말이 필요 없는 맛이었다.


그냥 누가 먹어도 맛있다고 할 수 있는 정도의 미슐랭 스타를 줘도 아깝지 않은 곳이 바로 연돈이었다.


연돈을 먹고 나니 추적추적 비가 내리기 직전의 구름이었다.


일기예보에는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었기에 우산을 가방 챙겼다.




하지만 제주는 비가 오면 할 것들이 제한적이라 고민하다가 선택한 게 바로 서커스 었다.


영화나 어릴 때만 가봤던 서커스는 생각보다 재밌고 신기했는데, 마치 동심이 되살아 나는 듯했다.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오토바이 서커스는 정말 심장이 쫄깃해질 만큼의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리고는 근처에 있는 새로 생긴 미디어아트 전시인 아이바가든에 방문했다.


미디어아트는 전시를 보러 간다기보다는 좀 더 인생샷을 남기러 가는 거라고 해야 했다.


다행히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곳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고 예쁜 사진을 많이 남길 수 있었다.



물론 미디어아트 전시도 예뻤지만  오는 날에 즐기기 좋은 곳들이라 오히려 눈치싸움에 성공한 게 더 기쁨이었다.


제주는 워낙 비가 오다 그치고 날씨 변동이 심해서 그런지 비 오는 날 갈만한 곳 중에서도 히든장소를 찾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비 오는 날 오션뷰카페도 좋지만 이런 평범하지만 스페셜한 느낌이 가득한 제주도 사랑스러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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