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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은 Jan 20. 2024

EP.1 아침비행기는 밤새서 싸야지!

요즘 MBTI 강국이라 불린다는 한국에서는 첫 만남의 인사가 "혹시 MBTI가 어떻게 되세요?"이다.

혈액형으로 소통하던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MBTI인데, 몇 번을 검사해도 수치가 다 비슷해서 주변에서는 "넌 네가 쓰고 싶은 MBTI 써도 되겠다"며 우스겟 소리로 말하곤 했다.


여행에 있어서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계획을 좋아하는 계획형은 J, 계획 없이 즉흥적인 걸 즐기면 P라고 분류한다.


그중에서 나는 성향이 둘 다 있는 편인데,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갈 때는 여행 계획을 촘촘하게 짜는 편이고, 혼자 여행할 때는 세상 한량처럼 최소한의 계획으로 여행하는 걸 즐기는 편이다.


이번 크로아티아 3개월 여행을 준비하면서 전날까지 짐을 싸지 않았다는 사실에 누군가는 "네가 그럴 수 있어?", 또 다른 사람은 "아침 비행이라며, 전날 밤새우면서 싸면 되지!" 라는 말이었다.


이번 여행은 혼자 여행을 가는 거였기에 나는 최소한의 준비를 마치고 전날까지 짐을 하나도 싸지 않았다.


물론 이 모든것은 아침 일찍 비행기라 집에서 새벽 4시에는 출발해야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전날 우당탕탕 크로아티아행 짐 싸기를 돌입했다.


일단 짐 싸기 전 제일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들은 현지 날씨와 캐리어 용량이었다.


1월부터 4월까지 약 3개월을 있어야 했기에 계절에 따른 옷을 가져가야 하는 부분이라 오히려 짐 싸기가 곤란했다곤란했다.


거기에다가 내가 예약한 LOT 항공은 화물 수화물 23kg, 기내 수화물 8kg으로 전혀 여유롭지 않았다.


3개월의 모든 짐을 30인치 캐리어 20인치 캐리어 2곳에 무도 욱여넣어야 했다. 그렇게 시작된 전날 팽팽한 짐 싸기가 밤새도록 이어졌다.


처음 캐리어에 정리하지 않고 필요한 것들에 대해 리스트를 확인하고 캐리어 쪽으로 냅다 던져 놀았다.


그러다 보니 이민 가는 사람처럼 이거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과 함께 한숨을 푹 내쉬었다.


첫 번째 짐 싸기는 내가 가지고 가고 싶어 했던 옷들, 생필품 등등 다양하게 짐을 싸려고 했으나 동생이 절대 그렇게 못 가져간다며 뺄 거 빼야 한다고 잔소리를 해댔다.


난 그러면 "아니야 짐 아직 안 쌌잖아! 일단 해보자!"라며 고집을 부렸다.


그렇게 한번 고집을 부리고 나니 넣긴 다 넣었는데 30인치 캐리어의 무게가 30kg이나 되는 것이었다.


이건 아니다 싶어 짐 싸기를 무려 5번이나 반복하다 보니 자연스레 나와 타협하기 시작했다.


이건 그래 가서 사거나 꼭 필요한 건 아니니까 괜찮을 수도 있어 빼자.

그렇게 해서 정작 7시간 만에 짐을 쌌고, 처음에 싸려고 했던 짐에서 반이나 줄여서야 짐 싸기를 완료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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