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내생에 EU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은 Feb 10. 2024

EP.8 동화 속 겨울왕국은 슬로베니아에 있다

때로는 사진 한 장으로 그곳의 여행을 결정하거나 버킷리스트에 추가하기도 한다.

그렇게 사진 한 장으로 나의 유럽 첫 여행지를 슬로베니아로 정하게 된 이유가 바로 동화 속 호수마을 블레드였다.



겨울의 동유럽은 눈과 비가 시도 때도 없이 많이 오는데, 맑은 날이 몇 없을 정도로 날씨가 변해서 슬로베니아로 가기 전날에도 폭설이 내렸고, 다른 유럽의 곳곳에 비행기 결항 및 취소가 줄줄이 이어졌다.


자그레브에서 슬로베니아는 바로 옆 동네와도 같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이웃나라인데, 실제로 자그레브에서 두브로브니크를 가는데 9시간이 걸리는 걸 생각하면 약 4시간 정도 걸리는 슬로베니아는 정말 가까운 이웃나라 중에 하나다.


버스를 타고 슬로베니아 수도인 류블랴나에 내려서 블레드호수로 갈아타서 1시간은 더 가야 했다.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슬로베니아라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야 블레드호수에 점심때쯤 도착할 수 있었기에 새벽부터 서둘러서 류블랴나에 도착했다.


전날 눈이 와서 차가 밀리거나 교통이 복잡할 줄 알았는데, 눈이 많이 오는 동유럽 답게 어제 폭설이 왔었는지도 모르게 거리가 깨끗하고, 사람들은 평온했다.


                                                                                   





점심때쯤 도착한 블레드호수는 어제 눈이 와서 그런지 절경이었는데, 모든 나무가 눈으로 덮여서 꽃이 핀 것처럼 예뻤고, 호수에 비친 성과 나무들은 햇빛과 함께 반짝거렸다.


동화 속의 겨울왕국이 있다면 이런 느낌 일까.

겨울왕국 엘사가 마법을 부리고 간듯한 느낌의 풍경에 입에서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내심 푸릇푸릇한 블레드호수를 보지 못해서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이런 선물 같은 풍경이라니 하나도 아쉽지가 않았다.



블래드 성까지 올라가는 길이 조금 가파르긴 했지만 올라갔을 때의 풍경이 너무 기대되어서 빨리 올라가고 싶었다. 마침내 올라간 블레드성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한국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절경에 가까웠다.


높은 산에 쌓여있는 눈은 스위스의 만년설을 가져다 놓은듯했고, 호수에 비치는 블레드성은 이 세계가 아닌듯한 착시현상까지 보이는 듯했다.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블래드호수가 보이는 카페에서 커피를 한잔하는데, 햇살이 너무 강해서인지 아침에 보았던 그 광경이 조금씩 신기루처럼 사라져 가는 것 같아서 슬펐다.



유럽 여러 곳을 여행하고 있지만 난 아직도 블레드호수의 잔상이 기억에 남아있다.

내가 사진 한 장만 보고 블레드호수를 결정했듯이 나의 글을 보고 다른 분들도 블레드호수로 떠나길..!

매거진의 이전글 EP.7 버스티켓은 있는데 왜 타질 못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