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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은 Feb 11. 2024

EP.9 러블리 그 자체 류블랴나

유럽여행을 하면 여러 개의 나라를 빠르게 돌아보는 걸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여행을 하면서 일주일 혹은 한 달 정도 지내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처음엔 왜 그렇게 빠르게 움직이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유럽에 온 지 일주일이 지나고, 여행계획을 짜는 동안 여유를 즐기는 나조차도 유럽의 많은 나라를 좀 더 경험해 보기 위해 '언제 또 오겠어?'라는 생각으로 여기저기 계획을 짜고 있기에 이젠 뼛속깊이 공감하고 있다.


그렇게 바쁜 유럽여행 중에서도 작지만 소중했던 도시 류블랴나는 유럽여행을 하면서 다시 가본 곳이 있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류블랴나라고 답할 수 있었다.



슬로베니아의 수도인 류블랴나는 사랑스러운 도시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그 이름에 걸맞게 도시 그 자체가 너무 사랑스러운 곳이었다.


겨울의 슬로베니아는 동유럽이라 추운 지역에 속하는데, 아침에는 안개가 있어서 공기도 차갑고, 삭막한 도시의 느낌이라 첫인상은 생각보다 실망이 가득했다.


해가 조금씩 떠오르고 밝아진 뒤의 류블랴나는 언제 그랬냐는 듯 류블랴나차강을 중심으로 따스한 햇살과 유럽 감성의 풍경이 펼쳐졌다.


류블랴차강을 따라 산책을 하다 보면, 강의 양옆으로 카페와 술집들이 펼쳐져 있고, 아무 곳이나 앉아서 먹으면 그게 곧 명당자리였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음식을 포장해 와서 강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기며 피크닉처럼 먹는 것도 가능했다.

여기가 한강인지 류블랴차강인지 모를 정도로 편안하고, 익숙했다.




류블랴나의 사랑스러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드러나는데, 최고의 정점이 일몰시간 때이다.

그 중심에는 류블랴나성이 있는데, 일몰과 함께 바라보는 도시의 감성에 흠뻑 취할 만큼 매혹적인 도시였다.


카메라에 필터를 쓰지 않아도 감성이 가득 담기는 사진들과 눈으로 밖에 담을 수 없는 풍경들 속에서 그렇게 류블랴나의 사랑스러움을 한껏 담았다.


대부분의 유럽 여행자들은 슬로베니아를 여행에서 제외하지만 난 오히려 파리나 프라하 같은 관광지보다 은은한 유럽의 향기를 간직한 작은 나라들이 좋았다.


기회가 된다면 보스니아,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등등 좀 더 생소한 나라들을 여행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걸 보니 이번 여행은 나의 취향을 찾는 여행이 될 것 같다.



유럽의 사랑스러움을 간직한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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