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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은 Jul 19. 2024

EP19.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비엔나를 표현하는 단어들은 많지만 그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라는 거였다.


비엔나를 알기 전에는 당연히 행복지수가 높은 북유럽의 핀란드나 스웨덴 이런 곳이겠지라고 예상했지만,

내 예상을 뒤엎고 동유럽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뽑혔다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비엔나는 유럽에서도 대도시에 들어가는 곳이라 그런지 정말 화려한 도시였다.

반짝이는 큰 건물들이 많았고, 무엇보다 거리들이 깨끗하고, 조용했고, 사람들 조차 친절했다.


유럽에서도 비엔나는 대도시에 속해서 오히려 사람이 북적이고 많아서 숨쉬기 힘들겠지 생각했는데, 일본여행을 갔을 때를 생각하면 이 정도는 정말 사람이 없지 않나 싶을 정도로 한산했다.


커다란 유럽의 거리들 사이를 걸으면서 화려한 건물들 사이로 걸어가는 사람들의 표정이 보였는데,

그렇게 평화로울 수 없었다. 이게 살기 좋은 도시인 것을 반증해 주는 건가 싶을 정도였다.

다들 가족과 함께여서 밤늦게는 현지인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고, 거리에 술 취한 사람들도 거의 없었다.


내가 생각하는 평화로움은 스위스나 스웨덴처럼 자연과 함께하는 곳들을 생각했는데, 화려한 건물들이 가득하고, 정말 대도시지만 이렇게 평화로울 수 있다는 게 새로웠다.


내가 비엔나로 여행지를 정한 이유가 2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벨베데레 궁전의 클림트의 작품들을 직접 눈으로 보는 거였고, 두 번째는 비엔나 국립극장에서 오페라를 보는 거였다.


동유럽의 겨울이 그렇듯 비엔나의 날씨는 비가 오고 흐렸다.

비 오는 날에는 바깥을 돌아다니기보다는 내부 박물관이나 미술관 관람이 좋기 때문에 오히려 잘됐다 싶었다.


오전에 방문한 벨베데레 궁전 클림트와 에곤실레의 그림을 볼 수 있었는데, 평소에 클림트의 그림들을 좋아하는 터라 클림트의 키스가 있는 이곳을 꼭 방문하고 싶었다.


유명한 작품들을 볼 때 '왜 이렇게 인기가 많지?'라는 반증을 하게 되는데, 클림트의 그림은 뭔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이끌림이 있는 작품들이 많았고,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었기에 만족스러웠다.


오후에는 비엔나여행을 하게 되면 '비엔나에 가면 오페라를 한 번쯤 꼭 보라' 말을 들어서 꼭 보고 싶었다.

물론 이탈리아어나 독일어로 진행되는 오페라지만 나에게 비엔나 국립극장에서 오페라를 보는 건 꿈속에서 상상하던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분위기의 극장이었다.


비록 좋은 자리는 얻진 못했지만 귀동냥으로라도 들은 오페라는 기억에 오랫동안 간직될 것처럼 콕콕 박혀왔다. 배우들의 성량 웅장한 오케스트라 그리고 관객들의 매너들까지 너무 좋아서 좋은 기억으로 오래 남아 있을 것 같았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라는 타이틀의 척도가 행복의 척도는 아니지만 비엔나 자체의 도시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고, 늘 그렇듯 평범함이 젤 어렵하는 걸 알기에 화려하지만 그 안에서의 평범한 일상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서 삶의 밸런스가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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