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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혁 Dec 23. 2023

식는다는 것

커피를 내려놓고 창밖만 바라본다

동지의 칼바람에 난도질당한 오후의 광선들이 카라프에 쏟아진다

보라 빛 피멍이 검게 죽어 번진다 

머그가 최후의 체온을 잡아본다

작업을 마무리한 칼잡이의 담배꽁초 냄새는 썩어가는 피멍의 냄새를 가려준다

열기가 전부여야 했던 것이 사라진다

창밖에 있는 줄 알았는데

내 손 앞에서 죽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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