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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혁 Apr 05. 2024

녹차 錄茶

archiving a tea

책갈피에 숨은 녹차팩 하나
우연히 찾았어
뜨거운 머그물에 티백을 넣곤
잊어버렸어

한참 지나
구석에 숨은 머그를 봤어
온기가 체온만큼 남었는데
그냥 마셨어

녹차향이 이런 거였네
적당히 잊으니 향이 보여
뜨거울 땐 입을 델까 두려워서
잊고 있었어

깊숙한 향의 속이 보여
찻잎을 다듬는
백제 여인의 작은 손
오감을 주워 담는 눈부신 흰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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