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종혁 Jan 11. 2022

아름다움의 해체

생각의 시작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은 조작이다.

그렇게 보려는 자아 속 무연의 의지에게 설득을 당한 것이다.

그렇다고 조작되지 않은 것이 추하지도 않다.

아름다움과 추함의 기준도 없는 실체에 그 구별을 만든 내 의지의 속사정은 무엇인가..


나의 휴식, 나의 편안함, 나의 위로

존재와 별도의 사선을 어렵게 너머 이 세상에 왔고, 평생 죽음을 위한 충분조건을 채워가는 우리는,

..

분주하고,

불편하고,

외롭다.


더없이 가엾을 군집 속에서만 번식하는 생명이다.


휴식

편안함,

위로..

그 추구는 그림자 위의 빛으로 둔갑한다.

흔적처럼 남아있던 주광성 곤충의 본능은 단순한 가시광선의 추구에서 욕망이란 하이퍼 스펙트럼의 씽크홀로의 다이빙으로 진화했다.


80도나 100도 보다 90도의 기둥이 완성감을 줄 때, '완성감'은 잠시지만 휴식을 준다. 휴식은 남은일 보다, 마무리된 일들의 회상으로 소모된다.


회상은 아직 오지 않은 이벤트를 염려하는 조바심의 채찍질을 잠시 멈추게 한다. 앞만 보고 달리다 멈추면 옆이 보인다. 그 옆에는, 나와 달라야 하며 또한 나와 같아야 하는 한 사람이 보이도록 조작된다.


조작의 완성은 빠르고 머뭇거림이 없다. 외로움은 주린 허기처럼 채워져야 하고, 슬픔과 연민은 그 채움을 가속한다.


내가 만든 아름다움

내가 붙잡혀 빨려 드는 곳은 지금보다 편한 곳, 군집 속 이방인에게 마지막 동족이 있는 곳이다.

그곳은 밝고 눈이 부시다. 그곳은 나를 기다리던 내가 있는 곳이다.


그곳은,

"아름답다"라고 불려야 한다고,

그곳에 내가 만든 나의 환영은 아름다워야 한다고,

나는 나에게 최면을 건다.


내가 소멸되기 전까진 풀리지 않을 최면이다.



the letter never delivered

River road, Potomac, Maryland

five winters ago ~

"배달되지 않은 편지"란 제목으로 공유했던 사진..

다시 펴보며..

꽤 추웠던 겨울..

작가의 이전글 메모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