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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랑 정원예술가 Jan 13. 2019

사랑의 반전

사랑이 깊어 그대에게 잠기고, 그 여운이  순간을 채워 영원이 되게하는

무척  망설여졌다. 

산더미 같이 쌓인  코앞의 사건

그리고 심한 부담감과 뭔지 모를 거리감 


일부러 수영장엘 가서 시간을 죽이며 다가올 순간을 억지로 미루듯이 미적 미적 

반전의 전화와, 기다림,  그리고 점프해 들어오는 그를 태우고 전혀 어울리지도

않을 듯한 이름으로 지어진  공간에 든다.  

기질상 아무리 좋아도 외사랑은 절대 사양하는 못된 성격으로 조금만 톱니가

안맞으면 튕겨내어 버리기를 잘하는 터라, 계속  튕겨낼 구실들을 찾았다

그가 시간을 뒤로 약속한 것이 아주 맘에 들질 않은데다.  호시노야와 히로시 

센주를 밀어버리고 겨우 대타로 들어온 공간인지라 핑계거리를 찾아 흐드러지게

쌈판이라도 붙을 판이었다. 

그러나 제 성격을 제가 잘 알아, 극단을 가면 돌아오질 못하는 것을 너무 잘 알아 

그는 피해가며 살살 요리조리 핑계거리를 찾는다 .  하지만 그는 그런 눈치를 챘는지

조심 조심하는 듯도, 혹은 뭔가 딴일을 꾸미려다  맘을 바꿔 먹은겐지 의외의 반전으로

태도가  봄날 꽃처럼 방긋 방긋이다. 


선물로 사주려던 파란색 캐백 니트는 알아서 해결하고, 와인은 선뜻 한병을 더 사서

쟁여두고,  대타의 지향에서 짐을 풀었다. 미적대는 터라, 하나도 준비된게 없는 

여행, 빈손 달달 흔들며 입성하니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이때부터 반전이 시작된다


오히려 준비도 않하고, 무성의 하니, 아차 싶었을까? 

절절히 준비한 시간보다 모든 일들을 살살이 챙겨낸다. 지쳤을법 한데 선뜻 극장엘 갔다

어두 컴컴한 극장엔 약간 무겁고  암울하나, 나름 귀중한 스토리의 역사 극이 펼쳐지고

드문 드문 앉은 자리 덕분에 맘놓고 서로에 기대어 영화를 즐긴다. 마칠때 쯤은 

몸이 뜨거워져서 서둘러 지향으로 돌아와 붉디 붉은 포도주를  한모금 한모금 음미해간다

뜨거워진 몸은 서로에 깊고 꽉찬 마음으로 반전되며 잠겨들어갔다. 깊은 골짜기와 높은산을

오르내리는듯 그 격정의 무한함을 견디지 못하고 불꽃처럼 타오르며  터져 버렸다. 

그는 숨을 내쉬고 들이쉬듯 사랑을 이야기했다. 첫 손을 잡는 순간부터 환희로 쓰러져 숨을

토해내는 그 순간까지 . 그리고  브드럽게 속사이며  다시  잠을 청했다.

날이샜다.  수줍은듯 눈을 뜨고 밤의 모든 꿈의 깃털을 정돈하듯 물로 씻어내렸다

아침 찻집으로 갔다. 함께 아침을 먹는다는 것은 서로의 밤 뿐 아니라, 서로의 아침까지를 

다시다가올  낮 까지를 바라본다는 게다. 부드러운 버터, 딸기잼, 고소한 빵, 소시지, 계란, 

그리고 커피와 토마토 쥬스  다시 커피로 다 이들을 코팅하듯  흘려넣으며 아침을 마쳤다


넓은 강이 보이는 아무도 없는 공간이 눈에 띄었다. 붉고 아름다운 소파가 길게 누워있는

아침 햇살이 부드럽게 창을 따라 소파에 누워 나른한 아침을 즐기고 있었다. 

소파가 사랑을 부른다. 햇살이 키스를 부른다.  그리고 마음은 다시 붉게 물들어 서로에게 잠긴다

다시 흰색 천으로 몸을 감싼다.

아침의 신선하고 부드러운 바람 때문일까? 아침은 모든 것들의 잠을 깨워 다시 생동감 넘치는 

삶을 시작하게 하는 것일까? 그도 그렇게 싱싱한 풀처럼 이슬을 가득 받아 싱그럽게 자라는듯 했다

싱그러운  과육을 한입 가득 베어물듯 입안 가득 과즙과 향기가 퍼지듯  몸안 가득 그 싱싱함이 

퍼져 나갔다.  그로 가득한  몸,  꽉 채워진  풍족함에  행복한 마음 , 경이로운 아침의 정경이었다


그렇게 꽉 채워지고, 붉게 솟은 태양같은 아침이 다시 환희의 불꽃을 피워냈다. 

그리고, 

햇살 가득 퍼진  작은 정원으로 올라,  얼그레이 향 가득한 밀크티를 마신다.  그리고 다시 

강가를 따라 이동하여, 요트 선착장 가에 앉아  프랑스 풍  버터향 가득한 크로아상과

밀크티와 입맞춤을 나눈다. 미적거렸던 기다림은 그렇게 뜻하지 않은 반전으로 마감되었다


ㅎㅎ 때론 이런 반전이 좋다..    사랑이 깊어.  미련을 버리다, 다시 사랑이 깊어 서로에게 잠기는 ...


2019.01.13   달과 동해의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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