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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랑 정원예술가 Jan 03. 2018

외면

보고도 보지 못한 체 알고도 모르는체

차가 들어갔다 . 7시부터 회의를 진행 한다고 한 CEO의 방엔 불조차 켜지지 않고 있다 .

애초부터 믿지 않았지만 그래도 사실이길 바랬다. 애초에 약속된 만남의 시간에 굳이

다른 누군가와 급한 일을 정해놓고  약속을 미루며 거짓을 둘러대는 데는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더 이상 알려 하지 않았다 다만 무슨 일이길래 무게 있는 핑계를

만들었을지 의아 했지만 그만의 뻐꾸기 우는 사연이 있을 것이다.

보여주고 싶지 않은 급한 만남 이거나 , 사건이거나, 관계이거나 혹은 부끄러운 일이거나

아닐지 ,


오늘 낮 자전거를 함께 타던 동료 한명이 인생 좌우명이 이솝 우화의 햇빛과 바람이라 했다.

나그네의 옷을 벗긴 뜨거운 태양과 나그네의 옷을 더 여미게 만든 차가운 바람의 대결을 다룬

어린 시절에 보았던 그 우화는 인생을 다 난 나이가 되어서야 가슴 깊이 저미는 교훈이 되었다

지금은 그를 철칙처럼 따른다 .


어찌 되었건 그녀는 그가  말했던 다른 미팅을 한다는 그 시간에 그 장소에서 그런일이 벌어지지

않음을 확인하고, 이제 그 확인된 사건과 잠시후 만날 그와의 만남에서의 처신을 두고 고민을 해야 했다

무심코 주차장을 향하는데 그의 차가 맞으편에서 다가왔다. 어둠과 가로등의 심한 차이로 운전석의 사람은

보이질 않는다. 지나첬다. 그도 내 차를 보았을까? 좁은 지역에서 알아볼 만한 차를 서로 간과 했을리 없다

아닌체 지나쳤다. 주차장 안쪽에서 차를 돌려 빠져나오니 그의차는 큰 도로로에서 죄회전 깜박이를 키고 섰다

대각선 방면으로 차를 우회전 하여 교차로에서 다시 그의 차와 대각선 방면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거리

한가운데 묘한 섬광이 지나는 듯 했다. 그의 차는 그쪽에서 우회전을 할 듯이 서있다 신호가 열리자

바로 직진을 해 버렸다 . 의도 되었을까? 환한가로등 아래 내차를 보았을텐데 그녀와 그 모두 전화조차

하지 않는다.

그리고 한시간 반 후 그는 그녀에게 전화를 했다. 미뤘던 시간에 맞춰 선물로 뭘 사가면 좋을지. 싸하다. 뭘까?


그리고 그로부터 한시간 후 그는 하얗고 두터운 양초 하나를 선물로 사들고 왔다. 그리고 그녀는 지난주에

미리 준비한 스페인 와인 한병을 꺼냈다.

플로랄 향이 짙은 그러나 가벼운 , 이 와인은  등장은 하되 그에 대한 사랑이 믿을만 하지 못할 때 를 위한

것이었다

와인 촛불을 켜고 와인을 따르고 아름다운 스넥 세트까지 너무나 완벽하다 상대를  속이기에는

그녀와 그 다 조금전  두시간 전에 어둠과 가로등의 이질적 격차속체 마주친 차와 지나침에 대해 말이없다.

공포드라마속 살인 직전의 만찬처럼 촛불속에 붉은 와인과 정겨운 사랑의 언어들이 공기방울처럼 오고 간다

사마귀처럼 교미후에 잡아먹을 듯 긴장이 흐른다.

공기방울같은 대화가 그의 안도한 듯한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여러 끈적하고 따듯한 말들로 조금 땅으로 내려온다.잠시 긴장을 늦춘다. 그가 더  낮게 내려와 속삭인다. 죄인이 벌을 받을 것을 기대하다 체벌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가 생길 때는 어떤 태도를 취할까?

지금 그와 같을까. 그녀는 이 사건이 그에게 일말의 교훈과 경고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죄인을 용서한 군주처럼 .

그녀는 자신이 어떤 칼과 전략과 통치 수단을 갖고 있는가를 위엄있게 선언했다. 그는 경고를 잘 알아 듣고 있었다


생략된 말속에 숨은 의미를 간파했을 터이다.

충성을 맹세하고, 혹은 사랑을 맹세하며 촛불이 타들어간다.

그녀는 생각했다. 뭔 사연이 있겠지. 혼자 해결해야할 . 한시간 30분 혹은 두시긴 동안 혹은 오후의 4-5시간 동안의 변명을 만든 사건이 무엇일지 잠시 덮기로 했다.

숨겨둔 마스나 플라나 두터운 바디감에 은은한 향의 와인을 다시 꺼냈다. 웃으며 말했다 오늘 이와인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고. 촛불과 음악과 붉은 와인의 바은 다시 긴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는 시간을 되돌려 순진하고 맹목적이었던

그 처음처럼 자신을 맡겼다. 그리고 고백한다. 자신의 충성의 맹서를 ... 그러나 그녀는 그말의 시한부 생명 기한을

궁금해 한다. 어둠과 빛의 교차점에 서로의 차가 교차하며 외면했던 그 상황이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는한 그 미스테리는

둘 사이의 관계의 유리벽을 뚫지 못할 것임을 그녀는 예감했다. 그녀는 혼란스러웠다. 관대함과 용서와 진실과 거짓의

끝에서 드러나는 사실정황은 사람들과 연인들을 어떻게 변질시킬 수 있는가에 대하여. 아니, 여전하 망설이고 있다

버려야 할 카드인가. 지켜야 할 카드인가를 .  그녀의 눈앞에서 다시  신과 인간의 극점에서 마주하는 인연이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인간계를 초월할 것인가? 아니면 인간적인 지극히 인간적인 관계의 극점을 추구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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