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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랑 정원예술가 Apr 11. 2018

물돌머리 단가

물과 물이 돌아 흔드는 바람의 노래 

강화만 돌머리의 밤 편지  



저녁 나절  

차가운 광풍이  

섬과 섬사이 물골을  

이불 빨래처럼  

풀썩 풀썩 뒤집으며  

바다와 땅을 뒤바꾸려 하는 듯 

포효 했었습니다.  


허나 어둠에 밀렸을까? 


광풍의 포효도, 

갈데없이 하늘 위를 휘갈기며 

들려주던 노래도  

이젠 잠이 들었는지 

  

인적 없는 섬 집 위엔  

별들만 깜빡 깜빡 

낮 동안의 소란을 토닥여 줍니다. 


문득 가슴 시리게 그립습니다  

어둔 밤을 토닥여 주던  

나의 그 사람 

나의 그 사람의 노랫 소리가 



다시 광풍이 휘돌아 칩니다.   


지붕 위의 별과 나누는  

내 사랑을 뒤 흔드는  

돌머리의 바람이     

2018.04.11 


한낮이 전쟁 수준이었다. 새벽 06시부터 저녁까지

콘트롤 범위를 넘어설뻔 했다.하지만 밤이다. 게다가 바람은 삼신할매 

바닷물에 빨래라도 하시며 휘두는듯 골골의 물을 흔들어 댔다. 

바다가 펄럭대며, 통안에 든  물처럼 이리 저리 통채로 흔들렸다

그러나 인적없는 민통선에 그 바람조차 잠시 머물다 가는가

이내 휘돌아 가버리고 별들만 초롱히 깜빡인다.

하루의 일이 그 미친 광풍처럼 소란했다가는.다시 평정을 되찾은듯 했었다

그러다 이내 다시 광풍이다.

고요한 삶이란 아무일도 없는 삶일텐데. 

아무일도 없다면 사는게 아니기도 할게다. 

선택한 일인데,  선택한 삶인데 

광풍도 별빛처럼 꽃처럼 사랑할 줄 아아야 할 게다,

그러나 인간인지라, 싫다 

광풍이 광풍같은 삶이, 그리고 광풍도 못되는 찌질한 미풍이 삶을 건드리는 것은 더더욱 


다시 새벽이 온다. 

기도한다 차라리 광풍이거나  아니면 아름다운 꽃밭이거나 ...였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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