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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랑 정원예술가 Feb 12. 2018

詩意圖 에서 詩意 庭園으로

시정원 으로부터 소설정원 , 인문학정원  공간으로 쓰는 인문학으로 

겸재 정선(1676~1759)의 그림으로 < 황려호>라는 큰 폭의 산수화가 있다.  <황려호 黃驪湖 >는 호수 

이름처럼 보이나 여주의 옛 이름으로 여주 앞 강이 호수처럼 갇힌 모습을 보고 부른 이름이다.  이 제목은 

지명을 활용했으나 겸재의 진경산수가 아닌 그 당시  막 전해진  남종화의 정수를 그대로 차용해 그린 것이다. 

게다가 매우 독특한 것은 시의도가 본격 유행하기에 앞선 18세기 전반에 그려진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그 후에 나오는 시의도가 갖고 있는 모든 특징들을 고루 갖추고 있는 것이다. 


여름 한낮의 어느 강변 풍경인데 근경과 원경 사이를 흐르는 강을 배치하고, 넓은 나뭇잎에 가려진 집 뒤 봉우리는 주름처럼 선을 넣어 입체감을 만들어 산의 굴곡을 보여주었다. 그림 한가운데 왕유의 시 <적우 망천 장작>의 한 구절 <아득한 무논에 백로 날아가고 그늘 짙은 여름 나무엔 노란 꾀꼬리 지저귀네 >가  쓰여있다. 그 시처럼, 그림 한쪽에는 강가에 이어 무논이 펼쳐 저 있고, 집을 둘러싼  울창한 여름 나무에 마치 꾀꼬리가 앉아 노래를 하는 듯하다. 이 글은 새로 벼슬길에 오르는 친구에게 당부의 말을 시와 글로 적어 전한 전별의 "시의도"다.



인용 시작

아래 글은 한국 미술 정보 개발원 대표 -관리자, 윤철규 씨가 2013년에. 09 24일에 기록, 업데이트한 것을 

 인용한 것이다.(https://m.blog.naver.com/PostList.nhn?blogId=dikai&categoryNo=7) 위의     

 글은  정선의 그림을 해석한 것이다

                                       왕유 「적우 망천 장작」 2. 정선 <황려호>                                 


맨 뒤를 보면 ‘유유히 백 년 인생이니, 원컨대 그대 고운 이름 닦기를 바라네(悠悠百年內 願君勸令名)’라고 하고 ‘임자맹추십구일 백춘서 화백 시 귀백 옥(壬子孟秋十九日 伯春書 華伯詩 歸伯玉)’이라고 적었다.                 

임자년 1732년, 맹추 음력 7월 백춘이 글씨를 쓰고 시는 화백이 지어 백옥에게 준다고 했다. 백춘은 김원행(金元行, 1702-1772)의 호다. 화백(華伯)은 원경하(元景夏, 1698-1761) 그리고 백옥은 오원(吳瑗, 1700-1740)의 호이다. 나이가 비슷비슷한 세 친한 친구 중 백옥 오원이 벼슬을 하러 가자 ‘벼슬을 하더라도 좋은 이름 잘 보존을 잘 하시오’라고 축하 겸 당부의 시를 김원행이 짓고 그것을 원경하가 쓰고 겸재 정선이 그렸다

<중략 전문은 링크 활용>

이 그림에는 시와 그림의 결합 이외에 시의도를 구성하는 몇 가지 주요 요소가 있다. 우선 그당시 유행했던 남종화를 바탕으로 하는 것과 시의도의 주요 요소인  감상자와의 소통을 드러낸 것이다. 

<그늘 짙은 여름 나무엔 노란 괴 꼬리 지저귀네>라고 한 중국 왕유의 시를 갖고 겸재가 남종화풍의 그림을 그리고, 이를 보면서 화백 원경하가 <한 여름 경치 더없이 아름답고 하물며 꾀꼬리까지 울고 있네>라고 전별 시를 지어 겸재의 그림과 화백의 시 사이를 오고 가며 감상자에게 전하는 우정어린 당부의 마음을 하나로 연결해 주고 있다.

 인용 끝 


이처럼 시의를 담은 겸재 정선의 그림을 정원디자인에 도입하여 식물로  정원에 옮기는 것을 생각해 보았다. 

나의 정원 구상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였다. 우리나라 아름다운 자연경관의     원형을 보여주는 겸재의 진경산수를 통해 한국의 산수를 복원하여 더 아름답게 드러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하여 장 누벨의 노들섬 오페라 하우스 프로젝트 콘셉트 디자인을 보고 역시 대가의  사유의 깊이를 알 수 있었다. 삼각산, 인왕산, 남산으로 흐르는 기운을 노들섬으로 내려와 세워 혈을 일으키는 그 디자인은 역사, 환경과의 조응을 통해 땅의 영혼까지 세워내는 귀한 작품이었다. 150억 원의 설계비를 초월하는 가치가 있었는데  그를 보지 못한 경제논리와, 행정, 공무 원칙 논리가 예술과 작품과 얼마나 거리가 먼지를 실감했다.


시의도는 인문학 정원 디자인에 대한 나의 꿈을 어떻게 재현할지를 보여주는 출구의 문이다. 공간 콘셉트 /정원디자이너로서 이런 가치를 설득하여 한국의 아름다움을 복원하는 하나의 통로로 겸재 정선의 그림만큼 귀한 자료도 드물다, 세상에 더 없는 공간 디자인 스승이자, 조언이자, 지침이라고 생각한다. 

하여, 틈틈이 그의 그림 속 풍경을 눈에 익히고, 나무와 바위와 물의 형태와 빛과 질감을 마음에 새긴다.   과감하고 단순하며 때론, 한없이 섬세하지만, 단호함과 생략의 조화를 절제 있고 아름답게 보여준다.  대한민국  아름다운 산수와 그 정점을 보여준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야말로 풍경 정원, 자연정원의 백미이다. 우리나라 정원 디자인의 뿌리로 삼으면 멋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지금 내 마음을 사로잡은 강화도의 산과 해안의 절경이 그와 같은 풍경을 갖고 있다.  정선이 강화도를 오지 않으신 것이 유감이다, 오셨다면 수많은 명화가 남아있을게다.  21세기 수백 년을 훌쩍 뛰어넘어,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를 정원으로 그려내는 것처럼, 그의 시의도처럼, 강화도를  이야기한 역사, 시, 산문 등을 정원으로 심어낸다면  멋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백운 이규보의 시,  하곡 정제두의 양명학, 화남 고재형의 칠언절구로 담아낸 심도기행 등을 정선의 진경산수처럼 시의도처럼 대지에 심어낸다면,  강화도 풍경이 또 다른 금수강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와  "시의도" 중 하나인 황려호를 보면,  내가 꿈꾸고 추구하는  시정원, 소설 정원, 에세이 정원, 즉 콘텐츠를 살린, 정원 디자인이, 한국화에서 그림으로 이미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옛 선조 들은 시, 여행 산문 등이  자연의 형상과 그 기운을 담아내어 이야기으로부터 풀어내기도 하고,   시와 글로부터  자연을 상상하여 화폭에 옮겨 그리며 이상 세계를 시각으로 재현해 내었다. 여러 예술분야를 두루 함께 공부하면 자연스레 벌어지는 일일 것이다. 


나의 경우 문학과 예술 환경과 정원이라는 영역을 함께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레 그리 흐르게 되었다.   

지난해 디자인한 최명희 선생님의 혼불 정원도 그렇게 연결된 것이다. 소설 혼불에서 최명희 선생님께서 상징해낸 서사적 공간의 의미를 대지 소설로 디자인했다. 하여 사람들이 그 정원을 거닐며 소설을  꽃으로, 빛으로, 색으로, 형태로 , 질감으로 소설을 느끼어 남도문화의 뿌리 깊은 이야기와 최명희 선생님이 담아내고자 했던 우리 글과 문화를 공감하게 하고 싶었다.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이끌고 계시는 장일구 교수님의 도움으로 제자들과, 교수님께서 소설 속 서사적 공간의 상징체계와 의미를 잘 정리해 주신 덕분에 하나하나의 의미를 찾는데 큰 도움이 되었었다. 정원과 식물  디자인을 하는 사람으로 그렇게 정리된 것을 꽃으로 풀어내는 것도 어렵지만, 그 의미를 정리하는 일은 더 어려운 일이다. 그 고되고 긴 시간이 드는 작업을 해준 학자분들을 보며 남도문화의 자부심을 더 가까이 이해하게 되었다. 이렇듯 우리 문화 속, 인문학과 표현예술, 인문학과 공간 예술을 결합하는 단초를 찾아내게 되었다. 

그것이 혼불정원, 혼불 공원, 혼불 공간 소설이 되었다

청암부인의 혼불에 중심에 두고, 글의 자수를 놓듯 상징 공간을 플랜팅 디자인한 "혼불 정원 " 모델 2017. 09. 21. 정원예술가 권영랑- Mastr Plan - 남원시 발표

새롭게 발견된 것이 아니라, 내게 새로운 것일 뿐. 우리 문화 속에 면면히 흐르는 강물이 잠시 내가 담근 발을 적시며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우리와 그 후대가 계승하여 발전시켜야 할 항목이었던 것이다.  


그림과 글이 마주하듯, 글과 정원을 더 의미있게 결합해야 함을 다시 생각한다. 그저 값싼 자극을 위한 스토리 공간이 아니라, 뿌리깊은 역사와 문화 사유의 저 시원에서 흘러내려온 그 물줄기를 어떻게 더 아름답게 이어갈 지의 답을 찾아  재현 계승하는 공간을 위한 , 그 근원의 정수를 찾아야 함을  깨닫게 된다.


2018.02.12  가든 디자이너 권영랑. (주) 예감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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