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나의 바다에게
그리운 바다.
길고 먼 시간을 돌아 다시 당신에게 왔어요.
전 그날 그때의 시간처럼 거칠고 험한
항해를 하고 있습니다.
당신을 처음 만났던 날 막 항해를 떠나기
위해 항구에서 배를 기다리다
우연히 만난 당신에게 받은 작은 선물로
제 안에 숨어 있던 새로운 싹을 찾게 되었지요
그리고 그것을 꺼내어 꽃 피우도록
매일 푸른 하늘을 보라며
위로해 주던 당신 덕분에 전 푸른 하늘과
어린싹을 돌보는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멋진 삶을 유지할 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항해는 항상 파도와, 암초와 심한 바람과 해무를
동반하기 마련
그러나 그런 항해술을 연마하지 못한 제겐
곳곳에서 난파를 기다리는 것들과 만날 수밖에
없었나 봅니다
거칠 것 없이 대양을 가로지르던 저의 배는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며 푸른 바다의 아름다움을
한참 보여주던 바로 그 순간에 그만
자그마한 암초에 부딪치고 말았습니다.
처음엔 그냥 작은 암초여서 쉽사리 수리도 되고
다시 먼길을 떠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여 근원적인 수리를 하지 못한 채
짧은 시간 임시로 막은 수선으로 다시 먼길을 떠났습니다.
아마 제가 당신의 비호와 , 다른 지인들의 비호, 그리고
주변의 큰 배들이 거침없이 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제 배도 그럴 것이라 착각을 했던 모양입니다
작은 암초에 의한 상처라고 믿었던 것이 조금씩 균열이 더 커져
임시로 막은 판자도 떨어져 나가고. 아래가 쩍 갈라지며
그만 침몰할 듯이 보였습니다.
망망대해에서 어찌할 바도 모른 채 저는 힘겹게
표류하던 중 우연히 저처럼 작고 그 배 또한 상처 입었으나
다행히 수선을 하고 그 곁을 지나던 어떤 배를 만나
항해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나의 바다여,
그때 당신이 그랬듯이 그 작은 배의 사람들과
따듯한 우정과 의심 없는 열정으로
지금 저는 다시 큰 바다를 향하여 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큰 바다에는 위험하고 작은 초라한 배를 이끌고요
"그러다 오늘 문득 잠시 꿈을 꾸었습니다
참 이상하게도 하얀 눈 위에 멀리 사람들이 보이는데 눈 구름에 가려
사람들이 보였다가, 다시 사라졌다가 하는데 저는 그곳을 가야만 했습니다.
문득 하얀 눈길이 점점 더 얼음으로 덮인 듯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제겐 스키도 없고, 썰매도 없어 걷기에도 달려가기에도 마땅치 않은데
문득 제가 스키를 타듯 미끄러져 그곳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멋지게 활강을 하며 점점 사람들 사이로 보이는 목적지까지 미끄러지며
착, 서서 착지를 했는데 바로 뒤에 당신이 스키를 제 뒤에 노련하게 착지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따듯하게 안아 주었습니다
저는 금방 알아보았습니다.
그게 당신이라는 것을
하얀 옷을 입고, 하얀 모자를 쓰고, 반짝이는 고글을 쓰고 활짝 웃으며
뒤에서 안아주는 당신, 내 뒤에서 나를 지켜보던 당신이 거기에 있는 것을
보며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당신 가슴의 체온을 충분히 느끼기도 전에 저는 그만
당신의 포옹을 뒤로하고 다시 항해 길을 떠났습니다."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꿈속이지만, 그토록 그리워했던 당신을 왜 그렇게나 미련 없이
떨쳐 버리고 다시 제가 항해를 시작하는 지를
당신과 함께 따듯한 방에 들어가 사랑을 해도 모자랄 안타까운 마음을 냉정히
굳히며 왜 나는 다시 항해를 떠나는 것일까요.
그리운 바다!
꿈과 현실이 반대라면
당신은 내게 오지도 않은 것이고, 또 왔다면
당신께로 돌아가 당신품에서 머무는 게 현실일까요?
왜 당신은 하얀 옷에 하얀 모자를 쓰고, 눈길로 오신 것일까요?
제가 새로 시작한 항해는 좀 더 오래 천천히 진행될 것 같습니다.
배도 그리 크지 않고, 더구나 서두를 생각도 없어
천천히 천천히 작은 섬들과, 사람들을 만나며 항해하려 합니다
섬 주변을 따라 움직이며,
하니 그 런 섬 어딘가에서 당신을 우연히 만날 수도 있을 테지요?
당신을 바다이고, 저는 그 바다 위로 사냥을 떠나는 사냥꾼이니까요
다시 제 항해의 시간에 기도꾼이 되어 주세요
하늘을 보고,
사람을 보고 천천히 가라고 기원도 해 주세요
그때처럼, "하늘은 보이나"라고 했던 그 울림 있는
목소리로 여전히 응원해 주는 당신을
믿고 먼 항해를 즐거이 해 낼게요
암초도 조심하고, 풍랑과, 비와, 바람, 특히 함께하는 사람들도 조심할게요.
그리운 바다, 보고 싶어요.
당신이 필요해요!
언제나 당신을 그리고 의지하고 사랑하는
바다의 사냥꾼 올립니다.
2018.05.16. 초록의 바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