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루즈에서 한 달 살기
툴루즈에 도착해 기차역에서 나왔을 때,
예상 가능한 것은 딱 하나였는데,
한 달 후 이 곳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정든 것에서 풍기는 아쉬움과 그리움의 향기
툴루즈와의 첫 만남에서
나는 정든 것에서만 풍길법한 향기,
아쉬움과 그리움의 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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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부산을 떠날 때,
우리 아파트를 보고 별안간 가슴이 뭉클했던
그때 감정이 말이다.
툴루즈의 처음 본 낯선 풍경이 그때와 비슷한 감정을 자아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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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물선 동네에서,
어딘가 익숙한 감정을 끌어낼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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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툴루즈를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과
그 공간에 대한 그리움이 섞여
무엇이 더욱 강한 감정인지 가릴 수 없었다.
그렇지만, 내가 툴루즈에 정이 든 것만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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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드는 시간
한 달 동안 묵을 숙소에 도착했을 때, 내가 본 모든 것들에 더욱 애정이 갔다.
커다란 식탁과 엔티크한 화장대며 넓은 창문까지,
모두 처음 보는 것들인데 한 번의 눈길로 친근감을 느꼈다.
이렇듯, 툴루즈에 도착해 내가 마주친 것들에 정이 드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한 순간이었다.
같은 시간은 없다.
툴루즈에서 보낸 기간인 한 달은 매우 짧았다.
하지만 가족들은 한국에 나는 프랑스에서 보낸 기간,
한 달은 길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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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한 달인데도 툴루즈에서 보낸 한 달이 유독 짧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별’을 전제로 하였기 때문일까.
헤어짐의 점이 찍힌다면
그 점은 긴 기간을 순간으로 만들어버리는 힘이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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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앞두고
내 옆에 있는 것을 언젠간 떠나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함께 할 시간들이 짧게 느껴져 소중해진다.
툴루즈에서 정해진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아쉬움이었으나 동시에 많은 행복을 동반했다.
소중함을 알아서,
그래서
다(多많을) 행(幸다행 : 뜻밖의 일이 잘 되어 운이 좋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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