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란 간디와 루피 카우르
키란 간디를 아세요?
난 누군가 바지에 얼룩이 있다며 말을 걸어올 때를 대비해 이 말을 준비하고 있었다. 최대한 창피하지 않고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하고 싶었다. 물론 마음은 그 반대이니까 내 마음을 스스로 합리화할 필요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어쩌겠어. 달리 해결 방법도 없는데 말이지.
등산을 왜 좋아하느냐고? 바다보다는 산이 좋고, 뜨거운 해보다는 시원한 나무 그늘이 좋고, 천천히 걸을 수도 있고, 오를 수도 내려갈 수도 있으며, 새소리 바람소리, 풀잎 냄새 나무 내음, 흙의 쿠션감과 바위의 단단함도 느낄 수 있으니까. 무엇보다 압도적으로 사람이 자연보다 적게 그리고 작게 느껴진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문명의 화장실이다. 긴 등산코스는 보통 6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에 화장실을 자주 가야 하는 여성이며, 특히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있는 예민한 나는 불편함의 크기가 그저 소소한 것이 아니다. 겨울은 겨울대로 화장실에 자주 가고 싶고, 땀이 솟구쳐 오르는 여름날에도 탈수가 되었는지 확인하는 수단으로 화장실을 가야만 한다. 더 안타까운 때는 생리 중이다. 소변이야 얼마간은 참을 수 있지만 운동 중에 엄청난 근육의 움직임과 혈액순환량 증가로 월경혈은 더 많이 나올 수 있다. 내 몸에 딸린 장기인데 왜 불수의적인지 알 수가 없다. 또 더워 죽을 지경이어서 몸에 걸친 옷 하나라도 더 벗어내고 싶은데 바람이 들어가지 않는 부분에 속옷 속에 패딩 같은 두툼한 패드까지 끼어있으면 정말 미칠 지경이 된다. 땀에 절고 이리저리 몸의 움직임에 쓸려서 패드 가장자리와 겉 부분이 드럼세탁기로 천 번은 돌려 빤듯한 너덜거림을 굳이 말......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이번 주말의 산행은 여러 모로 나에게 무언가가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첫째 날, 늘 그렇듯이 지지부진하게 월경을 시작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시작하기 전에는 몸이 가라앉을 것처럼 힘들고 머리가 두 배는 무거워진 느낌이 더해진다. 이틀을 두통을 앓고 난 후 찌뿌둥하게 시작한다.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 녹슨 오토바이처럼 말이다. 이번에는 몸만 탱탱 붓고 제대로 호르몬이 작동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양도 매우 적다. 색은 기분 나쁜 갈색. 내일은 좀 나아지려나.
이틀 째, 아침부터 7km 코스로 빠르게 걷기 두 시간을 해냈지만 생리양이 많지는 않았다. 역시 집에서 멀고 긴 걷기 코스가 안심되지 않아 일부러 좀 더 큰 용량의 생리대를 했지만 거의 묻어나지 않은 상태다. 트레킹을 마치고, 월경 박람회에 갔다. 역시나 깔창 생리대 사건과 유해물질 생리대 파동 이후 훨씬 다양한 생리컵과 생리대, 탐폰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생리컵이 수입될 예정이라고 했던 때부터 여러모로 재고 쟀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거부감이 컸다. 급격한 노화현상과 조금 이른 듯한 갱년기 증상들이 시작되었고, 이제껏 월경을 해온 날들이 너무 길어서 하게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고, 결정적으로 생리통이 내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큰 수술을 했기에 요까짓 것이야 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거 아니어도 많이 아프다. 다행히도 생리할 때 더 심하게 아픈 것은 아니다. 그러니 수없이 많이 아픈 날 중에 하나일 뿐인 것이다. 허니 네댓 달의 생리대 가격을 한꺼번에 치르고,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손가락에 월경혈을 묻히고 싶지는 않다는 거부감에 더하여 화장실이 우리 집과 같지 않은 불편함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는 것. 뒤처리를 부지런히 할 자신이 없이 자신이 게으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점 등등 사지 않을 이유는 넘치고 넘쳤다. 할인이 많이 된 가격이었지만 여러 번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다 결국엔 생리대 세트를 사고 말았다는.....
피곤했다. 이동거리가 꽤나 길었으니 말이다. 집에 가서도 확인해 보니 생리양은 하아... 이건 뭐야? 이번 달은 그냥 이렇게 지나가려나? 버스에서 자야 되는데 막 쏟아지면 어떡하지? 좀 쉬어야지 하며 누웠다가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 걱정도 되기 시작하여 부산스럽게 짐을 싸기 시작했다. 내일 무진장 덥다고 했는데 어쩌냐. 위생팬티를 입을까? 안돼! 너무 두껍잖아~ 화장실도 없는데 갈지도 못하고 두꺼운 패딩 가랑이에 끼고 걸어 다니는 느낌, 생각만 해도 적도의 비닐하우스다. 음... 일단 이번 달은 양이 적은 것 같으니... 그렇다. 탐폰이 있었다. 그래 그거 쓰고 만약을 위해서 얇은 생리대 또 붙이면 되지 뭐.
셋째 날. 버스에서 잠을 설치고 휴게소에 들른 것이 새벽 1시 반? 음... 이 정도면 탐폰으로도 괜찮겠어. 어제 월경 박람회에서 확인한 평균적인 여성의 한 달 월경량은 작은 요구르트병 하나 65ml 정도랬어. 오케이~! 3시 반경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다시 확인하니 역시 별로 안 나왔어. 탐폰 넣었으니 됐어.
나는 자기 합리화에 강한 사람이거나 생각이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사람이었다. 미리 써보고나 할 것이지. 학교 다닐 때 배웠던 탐폰 쇼크는 긴 착용시간이 위험요소였던 것도 까맣게 잊고 착용시간도 대충 계산했던 것이다. 아놔~ 이제 산 하나 정상 지나고 한참 지났는데 9시도 안 됐어. 근데, 어쩌지? 벌써 새는 느낌이 들어. 조금씩 기분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첫 정상을 지난 후 새벽 6시경에 아침식사를 할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누구보다도 더운 게 싫은 나는 새벽바람은 시원했고 연이은 계단이 지속되었지만 쉬엄쉬엄 갔기에 마음이 가벼웠다. 아침식사를 할 무렵 정상 부분의 바람은 해뜨기 전이라 오히려 서늘해서 오늘 날씨가 덥다는 예보를 잊어버리기까지 했다. 그렇게 기분 좋게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해가 뜨고 나서 다른 산봉우리 하나를 넘을 때부터 뭔가 조짐이 시작된 거 같다. 등산은 걷기만 하는 게 아니다. 수없는 계단을 오르기도 하고 오르막을 오르기 위해선 내리막을 거친 후 다시 더 심한 오르막이 오기도 한다. 경사도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런지 동작을 몇 분씩 쉬지 않고 지속하는 때도 있다. 나는 이걸 생각을 못했다. 정작 양이 많은 날 탐폰을 써본 적이 없어 얼마의 간격으로 바꿔야 하는지 몰랐던 것이다. 그간의 월경 경력도 무색하게, 경험만큼이나 좋은 배움은 없는데 글로 배운 걸 어디 가서야 쓰려고 하다니... 나답지 않다. 탐폰은 이미 한계치를 넘었다. 대략 6시간 정도가 지났고, 이 강도 높은 유산소 운동 덕에 하체와 골반의 혈액순환량이 증가했을 것이고, 더구나 더운 날씨로 체온은 한껏 끌어올려져 생리량은 엄청 늘어났을 것이었다. 더군다나 여분의 패드도 가져오지 않았다. 있어도 바꿀 수 없었지만......
며칠 전 읽은 책 속 키란 간디가 떠올랐다. 26살의 그녀는 42.195km의 마라톤을 생리대나 탐폰 없이 네댓 시간 동안 어떻게 뛰었을까? 그녀는 2015년 런던마라톤을 생리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그냥 뛰었다. 1년 동안 준비한 마라톤을 갑자기 시작한 월경으로 포기할 수 없었고, 물론 레깅스를 입긴 했지만 상황은 나와 별로 다를 게 없었을 것이다. 월경혈이 흘러 검어진 레깅스에 대한 논란은 도리어 그녀를 돈이 없어 생리용품을 구하지 못하는 여성들에 대한 낙인에 대해 알리게 만들었다. 그녀는 그렇게 여성인 자신을 비하하고 가두게 놔두지 않았다.
어차피 해는 뜨거워지기 시작했고 겉옷을 벗어야 했던 게 오히려 다행이었다. 겉옷에 달린 모자를 늘어뜨려 엉덩이 쪽으로 접히게 해서 허리에 묶어 뒤를 가렸다. 묶인 팔은 바짓가랑이를 가려지게 했다. 자꾸 불편해져서 나도 모르게 손을 자꾸 가져가거나 머리를 구부려 아래로 쑤셔 박지 않으면 그런대로 시선을 끌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나 신경이 계속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월경혈이 흘러넘쳐 바지를 적시는 느낌은 계속 났고, 더운 여름이니 피 냄새는 많이 날 수밖에 없었으며, 하필 중간 팀이어서 뒤에 계속 사람들이 바짝 따라붙었고, 트래킹 시간은 아직 많이도 남았다. 발도 아프고 다리가 뻐근했지만 앉을 수 없었다. 어디에나 피가 배여 날 것이기 때문이었다. 정오를 넘기자 해는 더 뜨거워졌다. 5월인데 7,8월의 햇볕이면 어쩌라는 거야. 사람들도 지쳐가기에 자꾸만 지체되었다. 어떤 이들이 계곡에서 발을 담근다고 했다. 나도 발에 불이 날 것 같았고, 담금질 하듯 치익 소리가 나게 내 발도 담그고 싶었지만, 나는 그보다 처리해야 할 일이 있으니 먼저 발길을 재촉해 내려가기 시작했다. 한 시간 거리라고 했다. 한 시간 동안 월경혈이 흘러넘쳐 다리를 모두 적시진 않겠지.
내리막은 해발고도 1100m 정도에서 200m 정도에 이르는 긴 거리였다. 계단이 많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 올라오는 사람은 힘이 드니 위를 많이 쳐다볼 수 없고 내려가는 사람은 내 엉덩이를 들여다 볼일이 없으니 바지에 뭐가 묻었다고 말하거나 피 얼룩이 있다고 뚫어져라 쳐다보진 않을 것이었다. 쳐다본들... 난 어쩌라고 하는 표정을 지을 연습을 하고 있었으니까. 그저 비스듬한 방향으로 다리 모양이 구부러지고, 허벅지와 엉덩이에 땀은 배고, 월경혈이 배었다가 말랐다가 하면서 엉덩이 아랫부분부터 바지가 꾸덕꾸덕 찐득해지기 시작한 것이 불편하기만 했다. 키란은 마라톤을 하는 내내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나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등산을 시작한 것도 아니었고 더구나 일부러 생리용품을 착용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수십 년 월경을 지속해 왔지만 아직도 이불에 흘리고, 옷에 묻힌다. 루피 카우르의 사진은 나의 엉덩이와 같고 또 모든 여성들의 엉덩이와 같다. 오래 앉은자리에 월경혈을 묻힌 적이 있기에, 얼룩을 보기만 해도 엉덩이를 어루만지게 된다.
그렇지만 지금 이 순간은 잠시의 얼룩과 불편감이 아닌 계속 흐르는 월경혈을 느끼며 갈아입을 옷을 보관하고 있는 버스를 빨리 만나기 위해 애타게 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주차장에 도착했지만 버스는 보이지 않았다. 나보다 먼저 내려온 사람이 있었지만 리딩하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퉁명스럽게 모른다는 말에 서운해할 여유도 없었다. 여기저기 기웃대며 겨우 찾은 화장실. 일단 화장실로 달려갔다. 바지를 내렸다. 엉덩이부터 허벅지 안쪽 모두 붉게 물들어 있고, 팬티는 반쯤은 갈색, 반쯤은 붉은색으로 배부분까지 번져 있었다. 혹시 몰라 보조적으로 착용했던 얇은 생리대는 형체가... 탐폰의 실도 모두 물들고 푹 젖어 휴지로도 잘 감싸지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잡아당기자 배 속에서 주먹 한 덩어리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흡수 한계를 넘었으니 계속 샌 것이지. 손수건도 모자라 가진 물티슈를 모두 써서 허벅지와 엉덩이를 닦았지만 갈아입는 것이 아니기에 다시 바지를 올릴 때의 감촉이란...... 다시 느끼고 싶지 않을 뿐이다.
드디어 내 소중한 갈아입을 옷을 보관하고 있는 버스를 만났다. 부리나케 다시 화장실로 갔다. 아뿔싸. 하필 이럴 때 통 넓은 헐랭이 바지를 갖고 올 건 뭐야. 팬티는 안 갖고 왔기에 월경혈과 땀에 젖은 팬티가 또 바지를 적실 게 분명했다. 그나마 바지는 검은색이고, 헐렁하고도 큰 상의로 엉덩이도 가려진다. 그래도 패드로 바꾸고 나서야 쪼끔, 한 50% 안도감이 들었다. 이제 휴게소 한 번 들르고, 집으로 갈 수 있어.
그 순간. 갑자기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 나는 키란 간디가 될 수 없어. 키란은 마라톤을 열심히 준비했으므로 4시간 정도에 마라톤을 완주했을 것이며(정확히는 4시간 49분 정도의 기록이었음을 다른 책에서 확인했다), 가족이 런던마라톤 완주 장소에 나와 응원했고, 같이 돌아갔을 것이다. 아마도 자가용을 타고. 그러나 나는 새벽 세시 반부터 오후 2시까지 대략 10시간이 넘게 가량 등산을 계속했다. 그러고도 3시간을 더 버스를 타고 이동할 예정이며, 그렇게나 사람이 많은 사당역을 돌파하여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한 시간을 더 가야 한다. 젠장. 키란 간디처럼 칼럼을 쓰고, 월경용품이 없어 학교나 일터에 가지 못하는 여자들에 대해 알리는 일을 하지도 못하겠지. 이런 일들을 하려고 해도 나에게 ‘옷이나 갈아입어라’, ‘세탁이나 얼룩이 남지 않게 잘 하시지’ 하는 비아냥과 함께 ‘저런 것도 제대로 처리 못하는 칠칠치 못한 여자’로 몰아붙이고, 욕을 해댈 것이다.
옷은 완벽하진 않았지만 갈아입었고, 대충은 가려졌으며, 산행을 마친 후 집으로 가기 위한 버스 정류장에서 10분 정도밖에 기다리지 않았다. 사당에 도착한 후로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고 집에 도착했고, 집에 들어가기 직전에 편의점에서 맥주도 샀다. 현관문을 닫으면서 동시에 화장실 문을 열 수 있는 작은 우리 집이 새삼 감사하게 느껴졌다. 짐을 현관에 내동댕이 치고, 바지부터 벗었다. 그대로 세탁기에 넣을 수는 없으니 세숫대야에 물을 틀어놓고 바지를 담그자 화수분처럼 바지에서 핏물이 계속 빠졌다. 다리와 엉덩이를 닦아낸 손수건과 갈아입은 바지에서도. 집에 도착할 때까지 갈아입지 못했던 속옷에는 세탁을 마친 후에도 얼룩이 남아있다. 스포츠용 속옷이라 삶지 못한다. 버리자.
운동하는 여성은 많다. 그러나 여전히 월경으로 인해 잠깐의 또는 계속적인 운동을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 나 역시 생리기간에는 수영장을 가지 못했고, 자궁입구가 하늘 방향으로 향하는 요가 동작은 할 수 없었으며, 가기 좋을 때를 골라 일 년을 기다렸던 등산코스를 포기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며칠 전 독서회에서 운동하는 여자를 주제로 하는 책을 읽었다. 운동에 대한 그녀의 생각과 용기를 칭찬하면서도 생리에 관한 언급이 없는 것을 두고 아쉬워하기도 했었다. 역시나 월경은 드러내놓고 말하는 것이 어려울 뿐 아니라, 여성에게 씌워진 생리적인, 월경의 굴레는 임신과 출산에 버금가는 남성과의 큰 격차를 유발한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루피 카우르의 사진을 보며 여성에겐 일상이고 익숙한 모습이 남에게 특히 남성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는 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혐오스러워 하는 그 일그러진 얼굴 또한 익숙함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떠오르는 또 한 장면. 사람이 너무나도 많았던 퇴근길의 지하철 안이었기에, 유난히 비워진 공간이 있어 다가갔다. 그 공간 앞 좌석엔 월경혈 자국이 선명했다. 지하철의 좌석에 남아 있는 월경혈의 얼룩이 마치 그것이 냄새 고약한 배설물이나 되는 양 그렇게 붐비는 지하철에서도 아무도 앉지 않았다.
월경통이 너무 심해 자궁절제술을 이야기했던 어떤 아이도 있었다. 나 역시 수술까지는 아니지만 어서 멈추었으면 하는 생각은 늘 있다. 물론 완경 후 겪게 될 또 다른 불편감이나 호르몬 변화가 야기하는 질병들도 알고는 있다. 그러나 그 따윈 생각하고 싶진 않을 정도로, 통제불가능한 월경이란 더없이 괴로운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나는 키란 간디와 루피 카우르가 되어야 한다. 남성의 시선으로 여성을 받아들이기 위해 스스로 나를 합리화할 것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월경하는 여성, 원래 그런 존재인 나를 이해시키고 받아들이도록 몰이해, 불공평함, 불공정함에 대해 알리고, 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