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 gpt 너를 어떻게 해야 할까

by 연두

요즘 같은 시대에 쳇지피티를 쓰지 않는다는 것은 좀 이상해 보일 것 같다. 그렇다고 딱히 쳇 지피티를 싫어한다거나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쳇지피티를 활용해서 도움을 받는 것을 보면 사용해 볼 마음은 있다. 막상 무언가 할 때는 필요를 못 느낄 뿐이다. 여전히 아날로그 식으로 장소와 맛집을 찾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검색엔진을 열고, 외국어는 사전 앱을 이용한다.


찾은 내용을 비교하거나 더 나은 정보를 얻기 위해 쓸모와 무쓸모의 정보 사이에서 헤매다 보면 시간이 꽤 걸리긴 한다. 한쪽에서는 사파리와 씨름하고 있는데 쳇지피티에게 물어보면 단 몇 분만에 날짜에 맞춰서 일정을 짜주고 식당과 장소와 해야 할 것을 깔끔하고 쌈박하게 내놓는다.


여행 일정 짜기와 학교 리포트, 회의내용 정리는 애교 수준이다. 화가 못지않은 그림을 그리고 주제와 원하는 인물이나 장르를 요청하면 소설을 쓰고 키워드 몇 개로 영화를 만들고, 음악을 작곡한다.


지난주 지인과 티타임을 하기 위해서 만났다. 아들과의 에피소드를 풀어놓았다. 사춘기 아들과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서 재빠르게 쳇지피티에게 물어봤다고 한다. 쳇지피티가 알려 준 대로 말했고 잘 해결되었다고 한다. 인공지능이 자녀 양육까지 도와주는 시대가 되었는 것이 실감이 안 난다. 어쩌면 앞으로의 세대는 엄마와 ai가 동반양육자가 될 수도 있겠다.

쳇지피티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아무리 이상한 말을 해도 짜증도 안 내고 한결 같이 다정한 말투로 답을 해서 사람보다 낫다고 한다. 쳇 지피티와 결혼하겠는 아이들도 있다는 얘기에 웃어넘겼지만 마음 한구석은 씁쓸하고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될까 싶다.


우리 삶에 어설프게 다가온 챗지피티가 어느 순간부터 깊숙이 들어왔다. 신기해서 한 두 마디 주고받던 인공지능이 이제는 상담자가 되고 대화상대가 된다. 그다음 단계는 뭘까. 단순히 학교 과제를 도와주고 회의 내용을 정리하는 보조적인 역할에서 더 나가서 주체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면 카운슬러로 상담을 요청하고 이성 간의 교제도 대신할 수도 있을까?


인간관계에서 갈등과 상처는 필연적이다. 반면 싫은 소리 한번 하지 않는 ai와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항상 좋은 말만 해주는 관계가 유익할까 묻는다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 보면 나를 성장하게 했던 것의 7할은 반대 의견과 다른 성향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비롯되었다는 것을 기억한다.


다름의 불편함을 회피할 때도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피하는 것이 능사가 아닌 것도 알게 되고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았다. 상대방과 타협하기 위해 스스로 해보지 않은 방법을 시도하기도 했다. 놓을 수 없을 것 같은 무언가를 힘겹게 내려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둥근 사람이 되어갔다.


2~3년이라는 시간도 길다고 느껴질 만큼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대를 살면서 세기를 초월한 지혜와 교훈을 담고 있는 손자병법을 떠올려 본다. 지피지기 백전불태,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고 했다.


상대가 싸워 이겨야 하는 적이 아닌 같이 가야 한다는 존재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편리함에 감춰진 인공지능의 오류를 찾아낼 만큼 적극적으로 마주하고, 사람에 대한 더 깊은 연구와 성찰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함이 대체되지는 않을 거라는 희망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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