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터 16기 All that Business - 스터디 사례
Cannibalization(자기잠식. 카니발리제이션)은 식인 풍습을 뜻하는 "Cannibal"이라는 단어에서 유래한 마케팅용어입니다. 한 기업에서 새롭게 출시한 제품이나 기술이 기존에 그 기업에서 판매 하고 있던 다른 제품이나 기술의 영역까지 침범하여 해당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카니발리제이션은 그 정의부터가 ‘부정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카니발리제이션에 대해 마찬기지 맥락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인사이터 16기 중 어떤 세션에서 진행된 발제 주제가 '카니발리제이션을 의도하라' 였습니다.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고,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관념과 반하는 워딩이었습니다. 이렇게 호기심이 생겨 저는 당일 스터디에 참여하여 되었는데, 발제내용을 듣고 토론을 하다보니, 그 내용이 발제 제목 그대로 '생각의 전환'을 주기에 충분하고, 유의미하여 다른 분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 해당 세션은 All That Business (비즈니스 자유토론 모임) 토요일 반에서 P&G에서 근무하는 J양이 진행하였습니다. 아래 내용 또한 발제자의 발표자료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카니발리제이션은 일부러 의도해야 한다?!
카니발리제이션은 위에서도 살펴봤듯이 부정적이고, 기업입장에서는 피해야 할 전략으로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인사이터 세션을 통해 카니발리제이션은 무조건 기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외려 기업이 처해있는 상황과 시장상황에 따라 카니발리제이션을 감수하더라도 신제품 개발을 해야한다는 마인드셋과 전략이 기업에게 필요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기업 혁신과 지속가능성과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애플, 아이패드
애플이 처음 아이패드를 처음 공개했을 당시, 업계에서는 애플에서 생산되던 맥PC 제품군의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 우려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맥 제품 군은 2011년 4분기 520만대가 팔렸지만, 1년 후 410만대로 줄었습니다. 이에 아이패드가 맥 제품군을 잠식하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됐습니다. 카니발리제이션이 일어나게 된 것이죠. 하지만 사실 기업전체로 봤을 때 아이패트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아이패드의 판매량은 처음 런칭했던 2011년 4분기 1,540만대였지만, 2012년 같은 기간 2,290만대가 팔렸습니다. 아이패드의 성장은 맥 제품군의 손해를 메우기에 충분했던 것이죠.
* 참조 : http://www.ttimes.co.kr/view.html?no=2016072015097794209
아마존 : 가격비교 (메타사이트 플랫폼)
아마존의 제프베조스의 인터뷰를 보면, 고객집착 모델에 집중해 모든 의사결정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고객집착 모델이란, 고객의 만족을 최우선으로 두고 고객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것을 넘어, 그들도 미쳐 뭔지 모를 그들이 원하는 것을 발명하는 것까지가 기업의 역할이라 보는 것입니다.
* 참조 ) 제프 베조스 인터뷰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l9X8X-Ixbo8
일례로 아마존은 타사 제품까지 자사몰에 게재한 메타커머스를 시작한 e-Commerce로 유명합니다. 타사 제품을 노출한다는 것은 (아무리 CPC(클릭발생건수마다 과금)나 Revenue Share(판매수익쉐어) 로 수익모델을 다변화한다고 해도) 자사 제품에 타격을 입는 것은 어찌보면 자명한 사실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명확한 카니발리제이션'이라며 미친짓이라고 폄하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결국 고객입장에서 아마존에만 가면 모든 상품의 가격비교를 손쉽게 할 수 있으며,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아마존은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고, Traffic이 커지니 더 많은 Seller와 상품 Selection의 폭을 넓힐 수 있었죠. 경쟁사 대비 어마어마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 함께 보면 좋은 아마존 Case) https://brunch.co.kr/@bellrings/17 中 아마존 Flying Wheel
카니발리제이션은 이따금씩 기업입장에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으로 감수해야 할 전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래 기업들은 결국 카니발리제이션이 무서워 혁신하지 못했다가 패망했기 때문입니다.
노키아
1992년 출격한 노키아는 이동전화 시장에서 1998년 모토로라를 제치고, 세계 1위 휴대전화 기업이 되었습니다. 2007년 말에는 전세계 40%시장을 점유하고 있던 기업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을 얕잡아 보고, 피쳐폰만을 고수하던 노키아는 애플, 삼성 등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죠.
재밌는 것은 1996년만 하더라도, 스마트폰이 개발되기 10여년전에 노키아는 이미 무선인터넷과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태블릿 컴퓨터를 개발하기도 하였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즉슨, 시장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피쳐폰의 잠식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면, 지금 애플의 자리를 노키아가 꿰차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코닥
과거 카메라 시장을 주름잡던 코닥은 디지털 카메라를 가장 먼저 개발해놓고, 주력 상품인 필름카메라에게 악영향을 주는 시장잠식 상황 (카니발리제이션)이 발생할까봐 런칭 시기를 놓쳤습니다. 카니발리제이션을 너무나무서워 한 나머지 한 때 필름카메라 시장 1위였던 기업은 결국 파산보호 신청을 하게 됩니다.
신제품 개발과 카니발리제이션은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입니다. 그런데 기업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선 신제품 개발은 기업의 숙명입니다. 즉 어느정도의 카니발리제이션은 기업이 감수해야 할 운명입니다. 안정적으로 갖고 있는 것을 놓칠까 무서워 새로운 것을 잡을 용기가 없다면 코닥과 노키아와 같은 행보를 걷는 것은 자명합니다.
카니발리제이션조차 긍정적인 결과로 바꾸는 전략
어떻게 하면 카니발리제이션을 감수하며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이날 세션의 발제자님은 T times 미디어에서 소개한 전략들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a. 자사제품과 경쟁하는 부서를 따로 만들어라
Caseㅣ텐센트
텐센트는 데스크톱 컴퓨터가 대세이던 시절 QQ라는 메신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하자 QQ의 신규회원 유입률이 현격히 줄었습니다.
그래서 텐센트는 본사 외곽이 개발자들을 불러모아 팀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새로운 플랫폼에 대응하기 위한 메신저 앱을 만들도록 전권을 위임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서비스가 바로 ‘위챗’입니다. 위챗은 2011년 서비스 런칭 이후 4년만에 10억명을 확보했습니다. |
( 위챗의 사례는 마치 예전 국내 메신저 서비스의 주류를 이루던 네이트온, 버디버디 서비스를 상기하게 됩니다. 결국 이 서비스들이 텐센트와 같은 전략을 펼쳤다면, 모바일 버디버디, 모바일 네이트온이 지금의 카카오를 대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 참조 : 인사이터 세션 자료 ) Reinventing Business Model
b.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우회로를 만들어라
Caseㅣ피치 데이
일본의 광고,출판,인적자원 회사인 리쿠르트 홀딩스는 피치데이 기간을 따로 설정하여, 직원들이 대표에게 직접적인 아이디어를 던질 수 있는 시간을 따로 마련했습니다. 이 피치데이로 인해 탄생한 서비스가 ‘스터디 사푸리’입니다 해당 아이디어는 이 회사의 원래 사업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속 거부되어 왔지만, 서비스 런칭후 1년만에 회원수가 10만명을 돌파하는 쾌거를 거두게 됩니다.
c. 혁신의 목표를 수치화 하라 (신제품 개발 목표를 수치로 못을 박는 것)
Caseㅣ3M, '30%법칙'
포스트잇, 스카치 테이프로 유명한 3M은 최근 4년 동안 개발된 신제품이 전체매출의 30%이상이 되도록 해야한다는 것을 회사방침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3M은 300억 달러(34조원)의 매출액을 내는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었습니다.
더 생각해 볼 거리 (인사이터 토론 내용)
인사이터에서는 발제자의 비즈니스 주제 Presentation 후, 해당 주제와 관련된 더 생각해 볼 거리 (이슈)를 가지고 토론을 나눕니다. 서로의 지식과 다른 관점들을 통해 지식을 더 넓게 / 더 깊게 하기 위함입니다.
(사회자 발제 토론 이슈) Q1. 당신은 카니발리제이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새로운 아이디어나 상품 도입을 위해 무조건적으로 감수해야 할 전략이라고 보시나요 ?
(H).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봅니다. 여기서 말하는 상황이란 Market Share를 의미합니다. 아무래도 MS가 압도적이라면 굳이 카니발리제이션을 적극적으로 의도(일종의 파괴적 혁신)하기보다는 점진적 혁신을 추구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Market Share 가 열위에 있다면 리스크(카니발리제이션)가 있더라도 신제품 개발과 혁신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 동안 로컬 마켓에서 '농심'의 행보는 이러한 맥락에서 주목할 만 합니다. .... (생략)
(K). 카니발리제이션을 감수하는 것이 무조건 정답은 아닙니다. 때로는 제품군의 타겟팅과 포지셔닝이 문제일 때가 훨씬 많습니다. 카니발리제이션을 감수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결국 지속적으로 신사업을 기획하고, 상품 포트폴리오 또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을 취해야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보다 우리는 먼저 기존제품에 대한 타겟팅 전략이나 포지셔닝 전략을 제대로 구축해 놨는지부터 따져봐야 합니다.
(O). 나는 기업에게 카니발리제이션이 리스크더라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무조건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의 생존은 '지속가능성'에 있습니다. '지속가능성'은 기업의 혁신 DNA에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혁신을 위해서는 리스크가 따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꼽히는 구글의 경우에도 업무시간 중 20%는 직원들이 자신의 창의적인 프로젝트에 시간을 쏟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구글의 혁신엔진이라고 에릭슈미츠 회장이 말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직원들이 발명하거나 새롭게 고안한 아이디어중 일부는 기존 서비스 및 제품과 당연히 부딪히거나 카니발리제이션이 발생하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이 이러한 조직문화를 가져가는 이유를 우리는 생각해봐야 합니다.
* 참조 ) 구글의 20% 시간 근무제
-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226682.html
- Ttimes ) http://www.ttimes.co.kr/view.html?no=2015011514367799486&fbclid=IwAR3FillKyTt1OPnr1KUyK5KoOViV3LPW3vf-iRSwsARJ3-_NOO_QGgtQrkY&ref=https%3A%2F%2Fwww.facebook.com%2F
(C).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더라도 프로덕트 라이프사이클(생명주기)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모든 기업에 있어 카니발리제이션에 대한 감수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프로덕트 생명주기예 따라 카니발리제이션을 감수하는 타이밍이 달라질 뿐이죠. 결국 리스크테이킹하며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중요하나 HOW (어떤 타이밍에 어떤 제품을)할 것이냐가 더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L). 신제품의 의도와 목표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적 관점 견지에서 우리가 지금 출시하는 신제품 전략이 우리기업이 충분히 카니발리제이션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따져보아야만 합니다. 카니발리제이션을 감수해야 할 때가 있음을 인정하지만, 이 말이 카니발리제이션의 정도나, 장기적 성과 측면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신제품 전략을 펼쳐도 좋다는 말과 동일한 맥락에서 받아들이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K). 이야기를 듣다 보니, 카니발리제이션의 기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새롭게 출시하는 신제품 및 서비스의 속성이 기존 제품 속성과 겹치는게 카니발리제이션일 수도 있고, 신제품 및 서비스의 속성은 기존제품 속성과 전혀 다르나, 타겟군이 동일하여 카니발리제이션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회자 발제 토론 이슈) Q2. 현재 비즈니스 패러다임은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타트업과 같이 작은 기업들도 카니발리제이션을 감수하며 지속적 혁신을 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일까요?
(O). 스타트업의 레벨에 따라서도 답변이 달라질 것 같은데, Early Statge의 초기 스타트업이라고 정의한다면, 카니발리제이션이라는 워딩 자체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단계의 스타트업은 MVP를 막 출시하여 검증 Test를 하며 계속 서비스 및 상품을 디벨롭해 가는 단계일 거에요. 충분한 Resource (자본, 인력 등)도 없는 상태임을 의미합니다. 결국 기존 제품의 성공을 아직 경험하지 못했으며, MS도 굉장히 열악할 것이고, 이러한 상황에서 해당 스타트업이 신제품 또는 새로운 서비스를 런칭한다는 것은 나름의 카니발레지이션을 감수하는 것이 아니라 'PIVOT'(Business Model 의 변경) 하는 것이라고 보는게 맞다.
(H). 맞는 이야기라고 봅니다. 사실 시장 포지셔닝이나 Market Share가 너무 미미하고, 경쟁우위 및 규모의 경제 및 자본이 없는 상황에서 카니발리제이션을 두려워 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자기잠식이 두려운 순간은 자사의 기존 제품이 어느 정도의 규모의 경제와 인지도를 발휘하고 있을 때입니다. 스타트업에 있어 카니발리제이션을 따지는 것 자체가 그래서 어불성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회자 발제 토론 이슈) Q3. 카니발리제이션을 감수고라도 긍정적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세가지 전략을 발제 때 소개해드렸다. 발제내용에서 다룬 전략 외에 더 논의해볼 만한 전략은 없을까 ?
* 참조 ) 상기에서 말한 세 가지 전략
a. 자사제품과 경쟁하는 부서를 따로 만들어라
b.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우회로를 만들어라
c. 혁신의 목표를 수치화 하라 (신제품 개발 목표를 수치로 못을 박는 것)
(J) 포지셔닝을 달리하여 최악의 시장잠식을 피하는, 그러니까 카니발리제이션을 감수하되 '포지셔닝전략'을 통해 시장잠식(부정적 요소)를 피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요.
1980년대 당시 P&G는 미국 최고의 기저귀 브랜드 팸퍼스와 3위 브랜드 루브스를 판매하고 있었고, 시장의 50% MS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PL) 상품이 치고 올라오면서 시장 점유율을 뺴앗기기 시작했죠. 2개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팔고 있던 P&G는 점점 설자리를 내어 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P&G는 결단을 내리게 됩니다. 루브스를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닌, 공격 브랜드 (저가형 보급형 브랜드) 로 포지셔닝 하기로 한거죠. 그래서 루브스의 가격을 16% 다운시키고, 루브스와 관련된 광고, 연구개발, 제품 혁신비용을 낮췄습니다. 루브스의 가치가 팸퍼스보다 낮음을 어필하기 위해 원래 있던 손잡이까지 땠을 정도라고 하네요. 이런 상품 포트폴리오 전략과, 포지셔닝 전략으로 P&G는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카니발리제이션을 감수하고,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중요하고, 좋습니다. 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부정적 시장잠식)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인지하며, 포지셔닝 전략으로 최악을 피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참고 : http://dbr.donga.com/article/view/1202/article_no/2474
(O) 외부의 고객과 함께 혁신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레고는 고객 참여를 유도하며 혁신하는 기업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러하지는 않았습니다.
레고는 수십년 동안 어린이들을 위해 어린이들이 좋아할 마한 알롤달록한 플라스틱 블록을 개발해 왔습니다.
그리고 자사 제품 및 지적 재산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극도로 공개를 꺼리는 기업이었습니다. “우리가 요구하지 않는 아이디어는 수용하지 않는다” 가 레고의 공식적인 입장이었기도 해요. 그런데 인터넷이 발달하고, 기술이 발달하며 레고도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대로 프로그램을 짜 맞춤형 로봇을 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로 구성된 레고 마인드스톰이라는 새로운 제품을 출시한 1990년대 말부터 본격적인 변화가 있었어요.
수준 높은 사용자는 마인드스톰 코드를 해킹해 새로운 방식으로 조작할 방법을 찾아낸 후 독립 헵사이트에서 자신이 찾아낸 내용을 공개하곤 했는데, 레고 경영진은 해커들을 상대로 소송을 벌일지, 사용자들이 협력해 신제품 및 새로운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도록 장려할지 결정해야 했고, 결국 후자를 선택한 셈인거죠. 자기잠식을 넘어 본질을 훼손할 수 있는 리스크가 산재함에도 불구하고, 고객과의 신제품 개발 및 혁신이 훨씬 더 큰 가치를 가져다 줄 것이라 믿었던 것입니다. 이 이후 레고는 커뮤니티와의 협업을 위한 적극적 노력을 기울입니다. 대사 프로그램을 통해 성인 팬 커뮤니티와의 관계를 공식화하기도 했습니다.
고객협업을 통한 혁신의 좋은 예로 Cuusoo (레고 쿠우소오 플랫폼)이 있습니다. 해당 플랫폼은 사용자 및 소비자들이 각자 개성을 살려 레고를 만들고, 공개하는 공간(플랫폼)으로 설계에 대해 투표가 이뤄집니다. 그리고 특정 설계 제안에 1만표 이상이 몰리면 레고는 해당제안을 생산에 투입할 수 있을지를 고려하고, 결국 해당 제품이 출시되면 제안자는 순매출의 1%를 RS 받는다고 합니다. 외려 카니발리제이션을 감수하더라도 고객과의 협업을 통해 혁신을 더 촉진하겠다는 의도입니다.
* 참고 : DBR, 레고 : 고객이 더 신나서 혁신을 만들어 줬다
https://dbr.donga.com/article/view/1401/article_no/4977
스티브 잡스가 한 말입니다.
“If you don’t cannibalize your self, someone else will.” - STEVE JOBS
"우리 제품이 가진 시장을 우리가 잠식하지 못하면 다른 경쟁 업체가 가져가 버릴 것이다."
‘우연한 발견과 영감’
위에서 말드렸다 시피 저는 사실 학생일 때 전략수업에선 카니발리제이션을 반드시 기피해야 하는 무언가로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이번 세션을 통해 이론과 실무(현실)는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돌이켜보면 이번 세션뿐만 아니라 여러 스터디를 통해서 저 스스로 많은 영감과 생각의 기회가 되는 시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15기에 어떤 세션에선 3개의 사업을 영위하시는 한 대표님께서 '본인이 실패했던 사업을 통해 깨달은 인사이트'에 대해서 발표해 주셨는데, 그 때도 이번처럼 충격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학교에선 블루오션 전략에 대해 집중적으로 배웠었고 해당 전략을 당연한 우선순위 전략처럼 받아들이곤 했었는데, 대표님은 '레드오션'시장만 진출하고, 선호하셨기 때문입니다. 시장 상황과 본인과 회사가 갖춘 역량 (규모의 경제, 네트워크 효과 등등) 에 따라 전략도 달라질 수 있고, 시장도 달라질 수 있음 이 때에 많이 꺠달았습니다.
이렇듯 인사이터에서 스터디를 하며 좋은 점은 기존에 학교에서 배우고, 당연하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제 비즈니스를 하는 야생에선 당연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관점과 지식을 배우는 것 또한 '낯선 세상에 나를 던져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됩니다. 다시 한번 이번 세션을 통해 내가 지금 인사이터를 하고 있다는 것에 큰 감사함을 느낍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