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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택 Feb 06. 2019

인문학 vs 비즈니스 인문학 : 속지 않고 활용하기

비즈니스토론클럽 후기ㅣ인사이터 17기ㅣ비즈니스 인문학

인사이터 토론 후기ㅣ'비즈니스-인문학' 


이 날은 도서 '애착의 대상', '소비의 사회'를 읽고 토론 하는 날이었습니다. 이번 비즈니스 인문학 클래스에서 가장 큰 맥락은 '속지 않고 활용하기'였습니다. 


뭔가 가늠하기 어려운 테마인데요, 글을 한 줄 한 줄 읽어내려가다 보면, '아차 맞다!'라고 생각하는 포인트가 있을 거고, 나아가 '지금의 내 삶에 뭔가 이슈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라고 느끼실지도 모르겠네요. 더불어 글 말미엔 이 시대에 비즈니스 인문학을 활용한다는 것이 뭔지에 대해서도 담고자 합니다.  




인문학 vs 비즈니스 인문학 ? 


마스터 Lecture

비즈니스 인문학을 잘 활용하기 위해 우리는 인문학과 비즈니스 인문학의 차이에 대해서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일전에 비즈니스 인문학은 인문학과 달리 '도덕적 가치판단'을 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렸었는데, 오늘 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같은 맥락이지만, 좀 더 나아가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네요. 


한 마디로 이 둘의 차이를 정의하면, 인문학은 사회의 모순을 이해하고, 그 부당함에 대해 지적하는 것이라면, 비즈니스는 그 모순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학자들은 독립적 인간으로서 인문학을 통해 사회가 가지는 모순을 이해하고, 휩쓸리지 않고자 하지만, 마케터나 브랜드 매니저들은 이러한 모순들을 뭉게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 또한 인문학 박사이지만 비즈니스를 하는 입장이기에, 인문학과 비즈니스 인문학을 철저히 분리하고자 노력합니다. 인문학이 통찰을 갖고 모순점을 발견하고, 독립적으로 깨어있는 용도라면, 비즈니스 인문학은 비즈니스를 잘하고,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활용합니다. 


그렇다면 활용한다는 것이 무엇이냐 ? 인간의 비합리성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프로이트 작업이 대단한 이유는 ‘인간은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비합리적인 인간이다’라는 명제를 발견했기 때문이에요. 결국 마케터중 엣지가 있는 사람들은 인간의 무의식 코드와 인간의 비합리성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사람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모두 소비자가 합리적 판단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아님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지금의 소비자들이 물건을 구매하는 이유는 소비에 있어 기능적 요소, 합리적 이유 뿐만 아니라 행복감, 안정감을 소비하는 것이죠. 지금의 가치관 시대에선 이런 소비경향이 더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인간의 무의식 코드와 인간의 비합리성을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하게 '인간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과 동일한 의미입니다. 최근 제가 대학에서 강의하는 것 중 하나가 HCI (Human Computer Interface)입니다. 최근 사회가 ‘인간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에 방향성이 맞춰져 있다 보니, 이런 강의에 대한 니즈도 커지고 있는 것 같아요. 즉, 소비자들에게 최적화된 경험을 주기 위해  ‘인간을 정확히 이해’하자는 것이죠. 모든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부분입니다. 


물론 이게 혼란스러운 포인트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업가, 마케터와 같이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은 이 모순점을 알고 속지않되, 이를 활용해야 함이 모순인 셈인 것이죠.  





속지 않고 활용하기 - '속지 않기' 


마스터 Lecture


중요한 것은 '속지 않되, 활용하기'입니다. 오늘은 비즈니스를 하는 입장에서 '활용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 외에 우리 개인의 삶을 위해 '속지 않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비즈니스 인문학을 통한 활용 전에 인문학을 통해 제대로 세상을 보고 깨어있길 바랍니다. 


사실 부자들은, 세상을 리딩하는 사람들은 자녀들을 교육시킬 때 인문학을 중시하고, IT 기기 등의 사용을 제한시킵니다. 이건 오롯이 제 생각에서만 나온 이야기는 아닙니다. 실제로 실리콘 밸리의 거물들은 자녀들을 12살까지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노출시키지 않고 유년시절 인문학교육에 집중하는 '발도르프 교육'을 지향합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621179.html

이들은 자녀들이 오프라인, 아날로그가 생각하는 힘을 준다고 믿고 있고, 그들의 자녀들이 세상을 바로보고, 속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그럼 우리는 무엇에 속고 있을까요 ? 먼저 '업에서의 프로페셔널'입니다. '일을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것', 업에서 프로페셔널함을 추구하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 당연한 명제인데, 이게 틀릴 수 있다니?! 무슨 말인지 의아하실 거에요. 결론부터 얘기하면 우리가 너무 업에서의 프로페셔널함을 추구하게 도면, 무의식적으로 일이 우리의 더 나은 인생의 수단이 아닌 우리 스스로가 일의 수단화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1 수단화되지 말고 내 인생을 위해 수단화 시키기 


우리는 너무 열심히 일하려고, 내 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빨리 승진하기 위해 야근을 합니다. 자발적으로 나서서 주말에도 일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순간 순간, 우리 스스로가 회사의, 상사의 좋은 부품이 되어가고 있을지도 모름을 망각한채... 그리고 어느 순간 일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내가 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모르게 되곤 합니다. 


여느 회사의 40대 부장님께 취미를 물어보면 선뜻 내 취미가 뭐다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드물겁니다. 이들은 회사내에 상사가 되었고, 어느새 부하직원들도 생겼고, 월급도 조금 올랐지만, 이 모든 것은 본인의 사생활과 시간을 포기하며 열심히 일한 대가입니다. 사실은 더 행복하기 위해 일하는 것인데,  오롯이 나를 위해 열심히 일한 것인데, 조금씩 조금씩 나도 모르게 온전히 나를 위한 것들을 포기해온 것이죠. 

 

인생의 가장 큰 두 축인 일과 사생활의 비율을 바꿔가야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일의 포션이 사실 사생활의 포션보다 훨씬 클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사실 내 가족관계, 친구와의 철학적 소통, 깊은 대화, 내 취미생활에 대한 포션이 일의 포션보다 많은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스스로가 일의 수단화된다는 명제에 앞서, 각자가 정의하는 ‘성공’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네요. 아마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다보면, 일의 수단화가 더 명확히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좋아 보이는 것과 실제 나한테 좋은 것은 다르다 




마스터 Question. 여러분들은 현실적으로 1년에 얼마를 벌면 만족할 수 있나요? 



(J) 전 10억 정도를 년마다 벌면 성공했다고 느낄 것 같습니다. 

(마스터 Question) 그 액수는 어떻게 계산된 것인가요? 

(J) 부모님께 넉넉한 용돈. 작지만 좋은 퀄리티의 나의 집, 좋은 차. 해외 여행을 1년에 거리낌없이 갈 수 있는 정도가 제 행복의 기준인 것 같아요.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위한 소비에 거리낌이 없는 수준으로 벌고 싶어서인 것 같아요 

(마스터 Question) 그걸 위해서 10억까지 필요한가요 ? 
(J) 음... 잘 모르겠습니다. 

(마스터 Question) 단지 그걸 위해서 10억까지는 필요 없을 것 같은데요? 

(J) 그러네요. 생각해보니 연에 3억을 벌어도 제가 원하는 것들은 충분히 할 수 있겠네요 
(마스터 Question) 그래요 ? 그럼 그 액수를 벌기 위해 필요한 것과 버려야할 것은 무엇인가요 ?

(J) 사업의 확장, Revenue Model 만들기가 필요한 것 같고, 버려할 것은 나태함인 것 같아요. 그리고 너무 이상적 극단으로 치닫거나, 너무 현실적 극단으로 치닫는 것도 경계해야 할 것 같네요. 


(마스터 Comment) J님에게 어쩌면 Top Priority는 돈이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느낀 것은 J님은 그렇게 돈을 벌고 싶어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을 때도 많아요. 그리고 돈을 많이 벌고 싶으면, 본인이 버려야 한다고 얘기했던 나태함이 있기 어려워요. 그만큼 돈에 대해 절실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얘기에요. 그리고 사업을 하면서 돈도 중요하지만 J님의 경우 본인이 생각하는 존엄성, 관계에 대한 가치를 중요시하고 잃고 싶어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요. 정말 돈이 본인이 원하는 걸까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더군다나 3억이라는 숫자는 갖기 위해서는 Risk Taking의 정도와 또 본인의 시간을 많이 포기해야 할텐데, 이것을 이루는 과정에서 포기해야 할 것들도 충분히 고려되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첨언하면 욕구와 욕망을 구분해야 합니다. 기본적인 생활, 안정적 가정, 성욕 같은 본질적인 것들이 욕구라고 할 수 있고, 욕망은 부모님에게 용돈을 드리는 것, 좋은 차, 좋은 집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어요. 욕망을 추구하는 삶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만족'이 아닌 '갈증'을 계속 일으켜서에요. 그래서 욕망은 절대 해소될 수가 없습니다. 본인이 추구하는 것이 너무나 욕망에 치우친 것은 아닐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덧붙이면 '존재론적 사고'를 했으면 좋겠어요. 쉽지 않지만...

에리히 프롬은 저서 <소유냐 존재냐>에서 소유론적 사고와 존재론적 사고를 구분짓습니다. 소유론적 사고는 모든 것을 수단화 하는 것을 말합니다. 모든 것이 대가를 원하고 보상에 맞춰져 있는 것이죠. 저는 우리가 이런 소유론적 사고에 속고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럴 수 밖에 없을지도 몰라요. 학교가, 부모님이, 입시시스템이, 대학이, 회사가 우리 모두를 속이려 들기 때문이에요. 어쩌 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감탄'을 잊고 사는 이유기도 합니다. 


한편 존재론적 사고는 '순간순간의 몰입' 에 가까운 개념이에요. 사업을 위해 콘텐츠 마케팅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브런치를 쓴다고 가정해볼게요. 그런데 내가 하는 사업이 단순히 잘되기 위해서 콘텐츠 마케팅 용도로 글을 쓰고 있다면 그 글은 밋밋 밋밋해질 수밖에 없어요. 글을 진짜 섹시하게 쓰고 싶다는 마음과 이를 즐기는 것만이 진짜 좋은 글을 만들 수 있습니다. 큰 그림은 내 인생일 때 그려야지,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그리면 안되요. 비즈니스에 대한 큰 그림은 그만 그렸으면 좋겠어요. 몰입을 해야 합니다. 몰입을 하기 위해서는 사업이 더 잘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J님이 아니라 J님의 행복한 삶을 위해 사업체가 존재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주지?가 아니라, 내가 즐거우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 라고 Key Question 을 바꾸는 것도 해보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마스터 Question) E님은 어때요 ? 현실적으로 1년에 얼마나 벌면 만족할 수 있나요 ?

(E) 저는 시간이 곧 돈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라는 사람의 시간이 얼마만큼의 가치가 연봉으로 환산될 수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 가치가 얼마일지는 모르겠습니다. 그저 제 시간의 가치만큼, 벌고 싶은데 말이죠. 한편으로 많이 벌면 벌수록 좋을 것 같기도 해요 

(E) 마스터님은 어떠세요 ? 얼마를 벌면 만족하실 거 같으세요 ? 


(마스터 Comment) 저는 개인으로 노력해서 어렸을 때 1년에 1억까지 벌어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통장에 그 1억이 딱 찍히는 순간 허무하더라구요. 그 숫자를 보는 순간 내가 이렇게까진 필요하지 않구나라고 느꼈어요. 

1억이라는 돈을 벌기 위해선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들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고, 좋은 사람들과의 시간을 포기하고, 나를 위한 시간들을 어느 정도 포기해야 얻을 수 있는 가치였다는 걸 1년동안 열심히 일해보며 느꼈어요. 그리고 재밌는 것은 돈이 300, 500 올라갈땐 엄청 행복했는데 어느 순간 벌어지는 게 무감각해지더라구요. 결국 제게 있어 1억을 벌기 위해선 엄청난 희생을 해야함을 알았고, 그 희생하는 것들의 가치가 제게 있어 1억보다는 훨씬 더 중요하다고 이 때 깨달은 것 같아요 

늘 WHY가 중요합니다. 이야기했다시피, 1억이라는 수치가 무슨 기준이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모른다면 실제로 달성했을 때 그 허무함이 있습니다. 1억이 찍혔을 때, 차를 샀을 때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고, 늘 허무함으로 되돌아 왔던 것 같아요. 그 때를 돌이켜보니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 쏟았던 시간이 아까웠던 거에요. 목표가 크면 클수록 이 시점이 나중에 올 수도 있는데 50대 때 이러한 허무함이 오면, 인생 전체가 허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나는 그래서 1억을 번순간, 허무함을 느낀 그 순간 ‘속아왔구나’를 느꼈습니다. 이게 진짜 내가 달성하고 싶은 꿈인가?를 생각해보지 못했던거더라구요. 


선택의 2가지 옵션중 만족감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들의 꿈과 목표를 선택함에 있어서 대부분은 그들이 진짜 본인이 하고 싶은 것보다 그럴듯해 보이는 것들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아요. 좋아보이는 것 말고, 진짜 본인에게 좋은 것을 찾아야 합니다. 어렵지만 꼭 해내야 해요. 


그럼 다른 질문을 해볼게요. 





굳이 왜 일에서 프로가 되어야 하지 ? 
저는 제 일에서 아마추어, 제 삶에서 프로페셔널하고 싶어요





마스터 Question. 당신이 프로와 아마추어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E) 저는 태도라고 봅니다. 마주치는 사람의 유형을 보면 크게는 텍스트로 메시지를 나눌 때 오타, 시간약속 등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지키는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구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일을 할 때도 98%만 보는 사람이 있고('이정도면 됐다'고 생각되면 더 할 수 있음에도 멈추는 사람), 110%를 보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110%를 보아야만 성장할 수 있다고 봐요 

 

(마스터 Comment) 

솔직하게 이야기해줘서 고마워요. 그냥 개인적인 생각이니 흘리셔도 됩니다. 저는 다소 의견이 다릅니다. 저같은 경우엔 '굳이 왜 업에서 프로가 왜 되어야 하지' 라는 생각도 듭니다. 직장인으로서만 산다면, 프로페셔널한 것이 굉장히 중요할 수 있는데, 개인의 삶 전체를 보면 왜 굳이 일에서까지 프로페셔널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외려 일에 있어서 아마추어이고 싶어요. 저는 '제 삶'을 살고 싶기 때문에 제 인생에서 Top Priority가 일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 가장 큰 것 같아요.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에서 프로가 되고 싶다면 '왜 프로이고 싶지?'를 자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완벽성’을 추구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봐요. 이건 나보다는 타자의 기준일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회사생활을 할 때 저는 별로라고 생각했던 아웃풋이 상사의 기준에서 엄청 높게 평가받는 부분이 있고, 내가 밤새서 고민하고 생각하며 열심히 한 프로젝트가 평가절하되는 경우가 있었어요. 결국 내가 하는 R&R과 아웃풋에 대한 좋고 그름은 상사에게 달려있었던 것이죠. 그 기준이라는 것이 언제 어디서든 어느 상황에서든 변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업에 대해서 프로페셔널함은 결국 (타인의 혹은 회사의) 노예가 되고자 하는 것일지도 몰라요. 조금은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는 점에 대해선 이해해 주세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늘 도구화 되지 말자’라는 인지를 내 옆에 둬야 합니다. 이게 무너지면, 어느새 내 인생의 감성도 무너지고, 예술도 문학도 즐기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일이 나의 삶이 되게 하면 안됩니다. 여러분들이 일은 그저 여러분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길 바랍니다. 


(B) 후배에게 진로상담을 해준다면 마스터니은 어떤 이야기를 해주실 거에요 ? 

(마스터 Comment) 

저 같은 경우에는 옵션이 있으면 안된다고 이야기할 것 같아요. 오리지날스 같은 책을 보면 혁신가들이 올인 하지 않는, 즉 리스크 헷지 면에서 탁월하다고 이야기하는 대목도 나오긴 하는데, 제 생각엔 진짜 큰 만족감은 올인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어찌보면 예술가적 관점이고 성향인데, 제 스스로를 객관화해서 바라보면 ‘돈을 추구하지 않는데 본인의 가치를 실현하며 자연스레 돈까지 버는 예술가를 지향’하는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 중에 성공을 추구하는 삶을 살면 돈을 벌거고, 예술가적 삶을 살면 돈은 못벌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양극화해서 생각하곤 하는데 사실 성공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도, 돈도 못벌고, 자아실현을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결국 이를 해내기 위해서는 원하는 것이 있을 때 너무 계산하거나 이것저것을 따지기보다 그냥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전에 직장생활 할 때 다니던 회사가 당시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한편으로 그 때의 경험이 후회가 없는 것이 그때 해봤기에 지금 미련도 없고, 그 때 깨닫고 배운 경험을 토대로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은 것을 시도하고, 실행할수록 내가 원하는 것을 뚜렷하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속지 않고 활용하기 - '활용하기' 




우리가 속지 않기에 대해 너무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길어졌네요. 인문학과 비즈니스 인문학을 우리는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있어요. 인문학이 세상을 바로보는 '속지않기'위해 공부하는 학문에 가깝다면, 비즈니스 인문학은 인간의 무의식적 심리와 사회의 비합리성을 꿰뚫고 이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과시욕, 허세




(마스터 Question) 먼저 인문학은 제품과 브랜드에 어떤 가치를 만들 수 있을까요 ? 


(J) 인간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존재인 것 같지만, 사실은 모든 구매행위나 소비를 할 때 비합리적 요소가 더 큰 동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합리적인 것이 제품의 기능, 가격이라면 비합리적인 것은 그냥 '더 있어보여서', '더 나를 가치있어보이게 만들어줄 것 같아서' 등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금은 그렇게 보이진 않지만, 스티브잡스가 있었던 시절 애플은 인문학을 잘 활용해 사람들의 비합리성을 잘 자극했던 것 같아요. 특히 제 인상에 남았던 광고 중 하나가 죽은 시인의 사회를 인용해 iPad광고를 만든 것이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aaHPaa7_L7I


애플은 당시 단순 IT 기기가 아니라, 애플 매니아들에게 '예술품'으로까지 추앙받던 브랜드였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게 된 동인이 물론 당시 제품력도 제품력이지만, 이런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 일조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람들은 애플의 기기들을 사용하면서 제품과 그것을 사용하는 본인들을 동일시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제품의 이미지와 레벨이 나의 퍼스널 이미지에 투영되는 셈이죠. 


결국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사업가, 마케터, 브랜딩 매니저등이 해야할 일은 이런 사람들의 비합리적 코드를 캐치하고 브랜드에 녹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브랜드는 살아있는 유기체로서 사람들의 움직이는 코드에 발맞춰 이를 꿰뚫고 변해가야 한다고 봅니다. 마치 살아있는 생명처럼 말이죠. 


(E) 지금 가장 B2C IT서비스에서 일해보면서 깨달은 거은 광고회사나 브랜드회사에서는 이전처럼 STP같은 것을 하지 않는다는 거에요. 어떻게 방향성을 가져가야하는지를 딥하게 논하는게 훨씬 중요합니다. 공감 코드를 방향성으로 가야하는지, 관계를 중심으로 방향성을 가져가야 하는지 등의 고민으로 모든 회의시간을 다 보내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고민을 하는 과정은 인문학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이 Deep Dive 클래스를 듣게 된 연유이기도 하구요. 도서 <애착의 대상>을 읽고 드는 생각은, 인문학이 브랜드가 사회의 일원으로 만들어주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브랜드를 친구처럼 친근하게 느껴야 그 브랜드의 가치와 선택받을 확률도 올라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위에서 말한 살아있는 유기체라는 말에 공감이 가네요. 





인간의 소외감의 기인 '남들만큼만 하자'





(마스터 Lecture) 

대표적으로 비즈니스를 영위함에 있어 알아야 코드 중 하나가 '인간의 소외감'입니다. 여러분들이 이야기한 과시욕과 허세, 그러니까 사람들이 더 높은 지위에 오르고 싶어하고,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어하고, 더 좋은 차를 타고 싶은 이유는 '소외감'에 기인하다고 할 수 있어요. 습관적으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남들만큼만 하자' 가 있어요. 


주변의 사람들이 소위 잘 나간다고 느낄 때 본인이 이 그룹에 있고 싶어하고, 소외되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것이죠.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그런 모습이 두드런진다고 생각합니다. 


(B) 듣고 보니 맞는 말씀 같아요. 제 주변 친구들도 요새 벌이에 비해 외제차를 사거나 타려고 많이 애쓰는 것 같아요. 벌이는 연봉 5000인데, 차는 2억 짜리를 사는 것처럼요. A가 사면, B도 곧 BMW를 타더라구요. 요즘 들어 더 보이는 것의 무게가 더 무거워진 것 같아요. 


(마스터 Comment) 


네 여러분들이 속지 말아야 할 포인트입니다. 어찌 보면 물건을 통해 내 가치를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자존감'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 할 수 있어요. 어렸을 때 우리가 중고등학교 때 유아기적 허세가 '노스페이스'였다면, 성인이 된 지금은 벤츠라는 노스페이스를 입는 셈인 거. 비즈니스를 잘 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부족한 자존감'과 '소외감'을 자극시키고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능한 사람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요새 인사이터처럼 '살롱' 비즈니스가 여기 저기 눈에 띄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것 또한 사실은 '인간의 소외감'을 해소해줄 수 있는 창구이기 때문에 뜨고 있다고 볼 수도 있어요. 사람들 입장에선 좋은 사람들과 트렌디한 이야기를 논의 하는 곳에 가지 않으면 내가 마치 뒤쳐지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것이죠. 실제로 그러지 않은 곳도 있지만 인사이터 같은(?ㅎㅎ) 살롱 비즈니스나 커뮤니티가 물론 사람들의 성장을 견인하는 좋은 역할을 하고 있음엔 동의합니다. 





모호성과 혼란을 더 즐기고, 깊이 고민하기     




(마스터 Comment)  

오늘 머리아프고, 모호하고 추상적인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눈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혼란과 모호성은 사실 너무 당연한거에요. 우리 삶이라는 것이 원래 모호성으로 가득차있으니까. 


그런데 우리는 계속 모든 것을 명확히 하려고 하고 애쓰는 경향이 있습니다.How to부터 얘기하려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깊은 고민없이 효율성을 내고 싶으니까. 

예를 들어 꿈, 업을 선택할 때도 사람들은 How to 만 고민하는 모습이 종종 보입니다. 직업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둘 중 하나라고 봐요. 이미 찾았거나 포기한 경우에요. 대개 사람들은 이러한 어려운 질문을 고민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그냥 자신의 모드를 '열심모드'로 바꾸고자 합니다. 누구도 이러한 혼란스러움과 어려움을 싫어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저는 사실 이를 고민하지 않는다면 이미 실패라고 봅니다. Why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전술부터 생각하려는 거니까. 나중에 Why 부터 틀렸음을 깨닫는 순간 오는 허무함의 깊이는 감당하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지금부터라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해요. 이 모호성과 추상성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면서. 



< 속지 않기 >  

1 좋아보인 것들과, 실제로 나한테 좋은 것은 다르다. 

2 나의 진짜 꿈은 무엇인지, 내가 성공하는 정의는 무엇인지, 내가 1년에 얼마를 벌면 행복할 수 있을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 지, 그 과정에서 포기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자문해라 

3 모호하고 추상적이고 어려운 질문들을 포기하지 말고, 제대로 들여다보고 계속 고민해야 한다. 

4 일에서는 아마추어를, 내 삶에선 프로페셔널함을 추구해야 한다. 

5 수단화가 되지 않는 방법, '타인의 기준'이 아닌 '나의 기준'으로 생각하기. 내가 원하는 것인가? 타인이 원하는 것인가? 

6 욕구와 욕망을 구분하기 

7 예술가적 삶을 살기. 돈을 쫓는 선택을 하더라도, 돈을 벌지못할 수도 있다. 예술가적 삶을 추구하고, 원하는 것을 계속 시도하다보면 본인이 진짜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다. 


< 활용하기 > 

인간은 합리적 선택이 아닌 비합리적 선택을 한다. 브랜드는 이런 비합리성을 꿰뚫고,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1 인간의 과시욕, 허세
2 인간의 소외감 




비즈니스 토론클럽

인사이터17기 ; B-인문학  토론후기

https://insigh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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