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인연이란

내가 엉망처럼 보여도 귀엽다고 해줄 수 있는 것

by belong 빌롱

오랜만에 지인이 전화 왔다.

그동안 살아온 얘기를 하면서 자연스레 딸 좀 소개해달라는 말을 꺼냈다.

내가 기억한 바로는 엊그제 중학생이었는데 벌써 28세라는 말에 놀랐다.

세월이 참으로 빠르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딸이 현재 박사 중이고 논문을 기가 막히게 써서 교수님들께 최고라고 칭찬을 받았다고 하면서 논문 쓸 때마다 교수님들께 칭찬을 듬뿍 받는다고 한다.

"우리 딸이 공부를 잘해서 00 대학교 나왔고 논문도 아주 기가 막히게 써. 교수님들이 최고라고 칭찬할 정도라니까." 하면서 계속 논문을 최고로 잘 쓴다고 교수님들이 최고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는 말을 강조하며 반복했다.

결론은 그래서, SKY대학교 의대 출신의 의사를 소개받고 싶다며 간절하게 말했다.

어느 과가 가장 돈 잘 버는 인기과냐고 물으며 재력 있는 의사를 소개받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추었다.


나는 사실, 누구를 소개 시켜주고 하는 중매쟁이 역할을 해본 적도 없고 별로 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지만

그래도 일부러 전화했으니 나름의 성의를 보여야겠다고 생각해서 물었다.

"딸의 외모는 어때?"

"우리 딸이 귀엽게 생겼어. 아주 똑똑한 아이야. 아주 논문이 1등이야. 쓸 때마다 최고라고 교수님들께 칭찬을 받아."

그녀는 외모 얘기는 귀엽다며 말끝을 흐리더니 다시 최고의 논문을 쓴다고 강조하며 말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물었다.

"딸 외모가 객관적으로 어때?"

그제야 말을 했다.

"우리 딸이 요즘 애들처럼 날씬하지는 않아. 좀 통통해. 요즘 살이 더 찐 것 같애.

요즘 애들처럼 예쁘장하지는 않지만 책임감 있게 생겼어. 요즘 애들처럼 멋도 안 부리고 아주 순수한 아이야. 아주 똑똑한 아이라 oo대학교 수석으로 졸업하고 논문도 최고로 잘 써서 상도 받았어. 우리 딸 데려가는 남자는 아주 땡잡았지. 맏며느리감이야. 아주 똑똑하고 야무진 아이라니까. "

"남자친구를 사귀라고 그렇게 말해도 한 번도 사귀어 본 적이 없어. 한 번도 남자를 만나 본 적이 없어. 맨날 공부만 하는 아이야."


그녀는 다시 한번 물었다.

"어느 과가 돈 잘 버는 인기과야?"

"의사들은 어떤 여자 좋아하니?"

"재력이 있는 의사였으면 좋겠어."


그녀가 묻는 말에 대답은 해주었지만 선뜻 소개 시켜준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딸 자랑을 들으면서 나의 마음에 강하게 와닿는 영감을 전해주었다.


결혼은.. 너의 딸을 인생의 중심에 두고 살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해.

인기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인기과가 아니더라도, 의사가 아닐지라도 말이야.

너의 딸을 자기 인생에서 최고로 여기는 사람과 결혼해야 여자는 행복해.

즉 남자가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해야 한다는 거지.

남자의 사랑을 받으면서 살아야 한다는 거야.

꼭 의사가 아니더라도 경제적으로 좋은 사람도 많고, 비인기과라 할지라도 내부 사람 관리를 잘하고 경영을 잘하는가가 중요하지, 인기과 의사보다 훨씬 경제력 좋은 의사도 많아.

인기과 의사랑 결혼한다고 절대로 행복하다는 보장은 없다는 말이지.

남 보여주기식의 결혼은 불행한 거야. 진정한 사랑이 진짜 참되고 행복한 결혼 생활로 이어지는 거야.


일단 연애를 많이 해봐야 해.

그래야 딸도 자신을 알게 되거든.

자신이 객관적으로 어떤 수준인지 말이야.

사랑은 사회적인 스팩이 전부가 아니야.

연애를 많이 해봐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분명하게 알게 돼.

생 초짜 모태솔로를 좋아라 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

요즘 사람들 얼마나 연애를 많이 하는 줄 아니?

TV에서도 연애 프로 많이 나올 정도잖아.

한 번도 연애 안 해 본 사람이 인기남이랑 어떻게 잘해보겠니?

자신이 잘 준비되었다고 생각해도 이성이 볼 때는 그렇지 않을 수 있어.

인기남이 얼마나 연애를 많이 해봤겠니. 이런 여자 저런 여자.

그렇게 수많은 여자랑 연애해보아서 여자를 잘 알기에, 상대도 연애 감각이 살아 있는 사람을 좋아해.

연애 세포가 온몸에서 꿈틀거려야 한다고. 대화가 오고 갈 수 있는 센스가 있어야 해. 그건 경험으로서만이 할 수 있어. 공부한다고 되는 게 아니야.


남자와 여자는 사랑에 대한 생각이 달라.

남자는 보듬고 싶고 안고 싶고, 만지고 싶고 품고 싶고 이런 데에서 사랑이 시작돼.

여자는 직업과 경제력과 연관되는 사회적 지위로 인해서 한마디로 존경심에서 사랑이 시작되는 거야. 그 존경심이 어느 곳에서 시작하느냐가 중요한데, 어떤 사람은 지적인 부분에서 존경심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경제적 여유로움에서 존경심을 느끼기도 해.

결론은 남자와 여자가 느끼는 사랑의 감정은 매우 다르다는 거야.

그래서 여자는 가꿔야 한다는 거야.

자기 자신을 가꿀 줄 아는 여자가 공부 잘하는 여자보다 부지런하고 똑똑하고 예뻐 보이는 거거든.

적어도 남자의 눈에는 말이야.

여자는 나이와 외모가 중요해.

여자의 최고의 스팩은 학교도 논문도 아닌 외모야.

외모와 견줄 만한 다른 스펙은 없어.

외모에 대해서 말을 아끼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팩트를 강조해 버렸다.


스승의 날 남편 제자들이 와서 하는 말이야.

결혼 얘기가 나와서 이상형에 대해서 말하면서 이러더라고.

"예쁜데 학벌이 좋든 가, 예쁜데 직업이 좋든 가, 예쁜데 집안이 좋든 가."


남자는 "예뻐?"가 빠질 수가 없어.

소개팅 자리 들어올 때

20대에게 물어봐도 "예뻐?"

30대에게 물어봐도 "예뻐?"

40대에게 물어봐도 "예뻐?"

50대에게 물어봐도 "고아?"


남자는 단순해.

하지만 여자는 어때?

20대에게 물어봤어. "키 커?"

30대에게 물어봤어. " 무슨 일해?"

40대에게 물어봤어. "집 있어?"

50대에게 물어봤어. "재산 많아?"


그래서 결론은, 의사를 찾기 전에 먼저 자신을 가꾸고 연애를 해봐야, 원하는 이성상을 만났을 때 확 잡을 수 있다는 거야.



전화 통화하면서 나도 모르게 한 시간 가량 강의를 해버렸다.

그분은 명강의 중에 명강의라고 하면서 인생 최고의 명언이라고 딸에게 당장 말해준다고 하며 언제 한 번 카페에서 딸과 셋이 만나서 나의 강의를 듣고 싶다고 했다.


나는 명강의 인지는 모르겠지만 꼭 필요한 말을 전한 것 같다고 하며 통화를 마쳤다.


인생의 행복은 스펙이 아니다.


사랑은, 당신이 괜찮은 모습 일 때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세상이 요지경처럼 어지러울 때

당신도 자신이 싫어질 때

그런데도 여전히

곁에 남아서 당신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당신의 행복을 지켜줄 참된 인연이다.


내가 엉망처럼 보여도 귀엽다며 슬며시 웃어 줄 수 있는 인연이 너의 인연이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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