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 들어주지 마

값싸보여

by belong 빌롱

가림이가 말했다.

"하은이 언니가 우리 회사에서 일을 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다 잘했는 데 그 언니만 못한 거야 그래서 내가 언니만 못했다고 말하니까 무례하다고 말하길래 난 전혀 그럴 의도로 한 게 아닌데 기분 나빴다면 미안하다고 했지. 그런데 다음날 하은 언니가 아주 반갑게 너도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었을 텐데 자기도 미안하다며 좋게 마무리짓길래 나도 고맙다며 지금 바쁘니 내일 전화한다고 했어, 근데 연락해도 안 되고 카톡 프로필도 없는 거야. 그 언니 나 차단한 거 맞지. 왜 그랬을까?"


옆에서 듣고 있던 수진이는 말했다.

"야, 불필요한 감정 가지고 힘 빼지 말아라, 못했으니 못했다고 한 건데 왜 그거 가지고 무례하다고 하냐?

너는 기분 나쁘라고 한 말이 아닌데 상대는 널 나쁘게 본다면 할 수 없지, 오해한 사람에게 굳이 애써 해명할 필요 없어. 삶이 피곤하잖아. 넌 어쨌든 그럴 의도가 아니었잖아."


내가 말했다.

"그래도 너네 회사에 일을 했다면 네가 적극적으로 권유해서 했을 텐데, 고맙다는 말은 했냐? 제일 중요한 건 결과와 상관없이 감사함을 전달해야 하는 게 맞는 거야.

하은 언니가 대학에서도 강의하는 고급 인재인데 너네 회사에서 그런 일이 어울리겠니, 뭐든지 잘하는 인기 강사잖아. 하은 언니가 일부러 못한 것도 아니고 열심히 했는데 잘 안되었다면 너네 회사도 문제 있는 거 아니냐? 그리고 남들과 비교 평가받는 건 정말 기분 나쁜 일이지, 어쨌든 하은 언니는 기분이 매우 불쾌했을 거야."


며칠 후 하은 언니한테 연락이 와서 통화를 했다.

가림이 얘기였다.

"새로 입사한 회사에 교육부장으로 들어갔는 데 강사 없다며 나보고 일을 하자는 거야, 그래서 내가 그랬지. 나는 그런 일은 안 한다. 구인구직 사이트에 내놓으면 강사 구할 수 있을 거야"

그랬더니 개가 죽는 소리치며 "언니~ 다 해봤지, 계속 내놔도 아무도 지원을 안 해."

그래서 내가 그랬지, 지금 하반기 시즌인데 없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그랬더니 주위에 아는 사람 좀 소개해달라며 큰돈 번다고 같이 일하자며 도와 달라 하는 거야. 그래서 도와주기로 하고 개 시범 교육할 때 가봤는 데 회원들이 엄청 많다고 한 것과는 다르게, 몇명 밖에 없는 거야. 아무리 시작하는 회사라지만 유령 회사 같아서 선뜻 마음이 안 가더라고, 그래서 교육 끝나고 개한테 네가 말한 것과 달라서 나는 안 하겠다고 했어. 그랬더니 그냥 같이 하자며 계속 졸라대는 거야. 그래서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얘랑 이 일로 사이 안 좋아질 것 같다고. 내가 안 하겠다는 데 계속하자고 하니.

그래서 할 수 없이 시작하기로 했어. 근데 9군데가 회원이 없어 다 폐강된 거야. 한 군데만 겨우 몇 명 있다는 거야. 그래서 굳이 한 군데 하려고 그렇게 먼 지방까지 가는 건 힘들다고 했어. 그리고 그날은 내가 여행 다녀온 후 바로 다음날이라 힘들겠다고 했더니 계약서도 썼는 데 그냥 하자는 거야. 그래서 "참 어지간히 귀찮게 하네"하면서 얘가 얼마나 급급하면 이렇게 애원을 할까 하고 시작했어. 일주일에 한 번씩 총 4회를 갔어.

다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가림이한테 전화 와서 받았는 데 뭐라는 줄 알아?

오두방정을 떨면서 큰소리로 짜증을 내는 거야 "언니 어떻게 된 거야??? 다른 사람들은 다 잘했는 데 언니만 못했어!!!! 언니만!!!! 나 대표님한테 어떻게 말해!!!"

그러길래 황당해서 "나만 못했다니"하니 "그래~~!!!언니만 못했어 언니만!!!"하길래,

순간 엄청 화가 치밀어 오르는 데 운전 중이라 끊자 하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톡으로 말했어.

"너 엄청 무례하다. 어디를 감히 도와준 사람한테 고마워하지는 못할 망정 큰소리로 원망을 해!!!"

그랬더니 "언니 난 기분 나쁘게 할 마음 전혀 없었는 데 언니가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

더 이상 말하면 감정 쓰나미가 올라올 것 같아서 끊었어.

가림이가 하도 말이 많은 아이잖아, 내가 대학에서 강의하는 사람인데, 저학년이나 가르치는 그것도 유령회사에서 일했다고 사람들한테 소문 퍼트릴까 봐 "용서하고 좋게 끝내자"하고 진심은 아니었지만 애써 반갑게 "너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닐 텐데 나도 미안하다"라고 했어. 얘가 답장이 오기를 간단하게 딱 한마디만 하는 거야 "언니 고마워, 나 바쁘니 내일 전화할게" 내가 그렇게 용서를 해주었으면 성의껏 표현을 해야 하는 데 말이야.

더 황당한 건, 다음 날 급여가 들어왔는 데 세금 빼고 4만 원이 왔길래 회사에 전화해서 잘못된 거 아니냐고 물었더니 제대로 왔다는 거야. 매주 토요일 갈 때마다 차비가 몇만 원이 나오는 데 기름 값도 못 벌고 봉사했다는 얘기잖아. 너무 화가 나서 가림이에 관한 모든 정보를 차단했어.

큰 피해를 봤는 데 내가 왜 미안하다고 얘기하며 좋게 말했을 까.

너무 빨리 관계를 회복하려고 한 내가 바보지.

욕 한다발 하고 끝냈어야 하는 건데.

"도와줄 때는 상대의 마음의 크기도 봐야 한다는 걸 크게 깨달은 사건이야"


이어 언니는 말했다.


"개 옛날에 고민 있다고 해서 들어주었는 데, 자기가 기대한 말이 아니라는 이유로 10살 차이 나는 나한테 "야!!!!" 하며 소리를 지르더니 자기도 찔리는지 내 눈치를 살피면서 "아니 그게 아니라"하는 거야.

그때도 얘가 남자 친구 문제로 슬프니까 감정이 격해져서 그런가 보다 이해하고 넘어갔어.

아.... 그때 문제 삼고 욕하고 관계를 정리했어야 했는 데 지금 생각하니 너무 후회된다"


또 한 번은 자기가 말하더라고 "내가 토요일 낮잠 자는 데 연희 언니가 전화 온 거야. 그 순간 내가 언니랑 약속한 걸 깜빡했다는 걸 알았지 뭐야. 그래서 미안하다고 하는 데, 엄청 큰 소리로 욕하며 끊는 거야. 그 언니 정말 미친 거 아니야? 그게 그렇게 욕할 일이야? 조금만 더 기다릴 수도 있는 거고 말이야"

그때도 얘 좀 심하다.. 생각했지.


이런 일도 있었지. 현정이 욕을 엄청 하는 거야. 결혼 전 연애 경험 등을 말이야. 그러더니

현정이가 언니 엄~~ 청 욕했어!!! 하는 거야.

그때도 기분이 아주 안 좋았지. 나한테 항상 웃으며 잘해주던 현정이가 왜 내 욕을 하겠니?

그게 진실이든 아니든 그때 생각 했어. 그걸 전해 준 가림이 얘가 나쁜 애구나.

남은 결혼해서 잘 살고 있는 데 과거 이야기를 꺼내 망신 주려고 하는 못된 심보를 가진 애라는 생각이 들었지.

그 외에도 애는 항상 남의 사적인 이야기를 서슴지 않고 얘기하더라고, 너무나도 놀랄만한 황당한 일도 즐기면서 얘기하는 걸 볼 때부터 알아차렸어야 하는 건데.

그때 가림이와의 관계를 서서히 멀리했어야 하는 건데.. 이렇게 크게 당할 줄이야.


이처럼 손절했어야 할 힌트는 여러 번 있었다.


어렵게 들어간 유령회사서 잘릴까 봐 애태우는 후배를 배려해,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힘들게 도와주었는 데

욕먹고 희생은 희생대로 하고 울분을 터트릴 만하다.

언니는 말했다.

"개 그날 내 곁에 없었던 걸 감사하게 여기라그래. 같이 있었으면 세게 싸대기 백대는 때렸을 텐데"

"길거리에서 만나기만 해 봐라, 그날이 제삿날이 될 줄 알아"


가림이랑 가까운 사이로 지낼 수 있었던 것도 그 아이가 우리 셋 (나.하은.연희)각자에게 친근하게 다가와 개인적으로 잘 아는 언니 동생으로 지냈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런 모습이 귀여워 찬성한 것이었다.

그 이후 가림이는 "언니 언니"하면서 붙임성 있게 폭풍 칭찬하며 애교를 부렸다. 그래서 그 아이가 진짜 성격도 좋고 예의도 바르고 공감능력도 있는 괜찮은 아이라고 생각해 소개팅도 시켜주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연희는 바람 맞아 욕하며 진작에 손절했고, 하은 언니는 일 도와주어 피해 입고 손절하고.

"개랑 왜 어울렸을까.. 그런 미성숙한 애랑 잠시나마 엮였다는 게 창피하다"

"그런 질 안좋은 쓰레기랑 말이야, 대표한테 뭘 어떻게 말해 어떻게 말하긴, 대표랑 개랑 나한테 사과하든지 감사하든지 해야 맞는 거지. 일 도와주고 순식간에 문제아로 만들어 버리다니.

그것도 별볼일 없는 회사인줄 아니, 가림이 개도 그만두었잖아. 입사할때는 대표가 시키는대로 홍보를 했겠지. 대표한테 잘 보이려고 확실하지도 않은 일은 큰 돈 번다며 적극적으로 시키고 얘 진짜 싸구려야. 겨우 두달 일할 회사때문에 잘 아는 지인들을 팔아 먹어? 이런 양아치 부랑아가 다 있나, 개 이회사 들어갔다가 안맞으면 그만두고 또 저 회사 들어갔다가 안맞으면. .왔다리 갔다리 하는 그런애를 판사가 왜 좋아하겠냐. 한번 만나고 호텔간후 하루에 10번 넘게 전화해도 안받는다고 하는데 그냥 갖고 논건데 혼자 띨띨하게 그걸모르고 맨날 전화하냐. 암튼 그렇게 띨띨한 애한테 당했다는 것 자체가 창피해서 사람들에게 말도 못하겠다”흥분하는 하은 언니에게 나도 위로를 건넸다.

당연히 귀싸대기 100번 때리고도 성에 안 찰거다.

이제 나만 남았다..나의 머리에서 가림이는 벌써 손절감이다.

평소때도 마치 훈계하듯 짜증내며 말을 함부로 할 때가 있어 그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멀리해야겠다고 생각 했었다.

자꾸 사적인 걸 물어보길래 "그건 비밀이야"하니

"아 왜 그렇게 비밀이 많아~~~"삿대질 하며 짜증내는 억양으로 말하길래

"얘가 무례하네.. 어디서 감히..가정교육을 잘 못 받은 건가. 부모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하며 꼴밤 한대를 때리고 싶었다.

말을 막 하는 자는 분명 일을 만들어 지인들과 손절하는 일이 꼭 생기고야 만다.



겉으로는 미소 짓고 말은 그럴듯하게 하지만, 평소의 행동에서 본성이 드러난다.

화장실 들어갈 때는 급하다고 안절부절못하며, 못하는 소리가 없지만 화장실 나올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 싹 다 잊어버리고 홀가분한 기분으로 나와, 상대방 탓만 하는 사람이 있다.

점점 가까워지고 편해질수록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배려는 사라지고.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베푼 마음이 고마움 대신 원망으로 바뀌게 된다.

예의는 사람의 인격을 비추는 거울이다.

원할 때는 고개를 숙이고 후에는 고개를 돌리는 사람.

원할 때보다 이루었을 때의 행동이 그 사람의 품격을 결정한다.

다 이루었을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감사의 표시를 절대 잊지 않는 거다.

작은 감사의 표시가 관계의 깊은 신뢰를 만든다.

감사는 곧 신뢰이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을 얻고 난 후에 태도가 그 사람의 진짜 인격을 보여준다.

감사는 마음을 담는 습관이다.



신뢰의 금이 가면 원래의 맑음을 되찾지 못하는 법이다.

돈에 관련된 문제는 사과 한마디로 복구되지 않는다.



편들어주지 말자.

잘못했다면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편 들어주게 되면 그때는 잠시 위로가 될지언정, 멀게 보면 가벼운 사람으로 판정난다.

한쪽 말하는 상대는 자기에게 해가 되는 건 삼가고 말하는 거기에,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게 된다.

최소한 양쪽 말하는 걸 들을 필요가 있다.


편들어 주게 되면 상대와 같이 값어치가 저렴한 사람이 된다.

문제가 생겼을 때, 잘못한 걸 인정하지 않고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참으로 천박한 짓이다.

남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가치를 이용했다면 거기에 따른 보상을 주어야 마땅하다.


남에게 부당한 상처를 받은 일을 이야기했을 때, 보통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 사람 제정신 아니다"

"당장 손절해"


그런데 상대의 자존감을 갉아먹는 야비한 사람도 가끔 존재한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그 사람 스타일인 거야"

"모르고 그런 걸거야, 악감정 없어"


마치 그 일이 상대 혼자 오버하며 상처받은 가벼운 일인 것처럼, 쉽게 용서를 유도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외치는 자.

용서는 남이 하라고 하는 게 아닌, 본인 마음에 달린 거다.

당해보지 않은 제삼자가 감히 용서해라, 사랑해라. 말할 수 없다.

그런 사람은 마치 자기가 공정한 양, 잘못한 사람의 편을 들고 상처받은 사람의 자존감을 갉아먹는 자다.

"그 사람 스타일이야"는 잘못된 거다.

즉 인간관계에서 "스타일" 이란 건 존재할 수 없다.


결국 관계는 오래 지켜보면 행동에서 답이 나온다.

품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덜어내는 것"이다.


나를 지키는 힘은 "냉정함"에서 온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양심 있는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