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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long 빌롱 Oct 21. 2024

손절

그러니 손절당하지

의사 부인이 있었다.

예전 직장 후배 동생 예람이 전화와 자기가 취직했는데 일을 함께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에 단번에 거절했다.

그런일에 익숙하지 않을 뿐더러 나이40에 문화센타 강사일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예림은 돈을 많이 번다고 엄청 인기있다고 하면서 자기가 교육팀장인데 차라리 강사로 활동하면서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하며 강사 일을 탐냈다.

그래도 자신없다며 거절의사와 함께 인크루트나 사람인 같은 고용사이트에 내보면 사람들 올거라고 조언을 했다. 예림은 "언니~~ 다 내봤지... 근데 아무도 없어... 그래서 그래..언니 한번만 도와줘~~" 사정을 해서

결혼 전에 영어를 가르친 경험도 있고 해서 하기로 했다. 예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아주 쉬운 일이라고 했는데 교육을 먼저 받아야 한다는 말에 섬짓했지만 그가 하자는 데로 집 수원에서 강남까지 몇차례에 걸쳐서 다녔다. 교육장에는 예전 직장 사람들이 두루 있어서 깜짝 놀랐다.

교육을 마친 후 현장에 나가 보았는데 예림이 말했던 것과 달리 회원들이 없었다. 그래서 얘기와 다르다며 일을 취소한다고 했는데 "언니~ 계약서는 썼으니까 한번만 도와줘..부탁할께.."라고 해서 할 수 없이 바쁜 시간 쪼개며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때 느꼈다. 안한다는데 그렇게 무리하게 부탁을 한다는 게 사이 안좋아지기 딱 좋은 케이스였다.

유아 영어 업체인데 이제 처음으로 문화센타에 도입해서 선보이려고 했다.

일 하기로 한 10군데 다 폐강하고 딱 한곳만 오픈해 겨우 몇명가지고 할 수 있었다. 그것도 안한다는 걸 회사를 알려야 한다며 오픈하기로 했다.

하는 수 없이 수원에서 인천까지 교육자료 준비해서 갔다.

매주 토요일/ 한달 4번 1시간/ 마지막 수업 끝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예람한테 전화가 왔다.

"언니~~~ 사람 몇명이 뭐야!!! 어떻게 했길래 이래!!! 언니만 못했어~~~!!! 다른 사람들은 다 잘했어!!! 나 이제 대표님한테 어떡해 말해!!!"

순간 기가 막혀서 욕 나오는 걸 길거리라 참고 집에 왔다.

이게 지가 사정사정 죽는 소리쳐서 안하겠다는 사람 끝까지 부탁하니 들어준건데.

니네 회사 대표와 네가 하늘높이 엎드려 절하면서 감사하다고 하고, 니가 말한 것과 다르게 인기가 없어서 헛수고 한걸 무릎꿇고 빌어야지. 어딜 감히 일 못한다고 구박하며 소리치며 짜증을 내. 네가 사람이냐.

엄청 무례하다며 말했더니 "언니가 그렇게 생각한다니 유감이네.. 난 그렇게 말한게 아닌데.. 기분 나뻤다면 미안해.."

11살 연하의 철도 없고 이러쿵 저러쿵 남 얘기 잘하며 워낙 말이 많은 아이라 의사부인은 이런일을 도와준게 창피해서 좋게 끝내자 하고 큰맘먹고 "너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닐텐데, 나도 미안하다."하며 다정하게 마무리했다.

그런데 다음날... 월급명세서가 들어왔는데 5만원이 찍혀 있었다. 그것도 세금 빼고 4만원 입급 들어왔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그럼 차비가 더 나오는데 가서 봉사만 하고 왔다는 꼴.

그래서 회사에 전화를 걸어 이게 맞는 금액인지 물어 보았는데 맞다고 했다. 그래서 물었다,

"거기 사기 업체죠?"

기름값도 안나오는 돈 벌려고 그 고생을 하며 여태 시간낭비, 돈낭비, 정력낭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예람은 회사에 별볼일 없는 걸 알았는지 바로 퇴사하였다.

그동안 자기 믿고 일해준거에 대해 고맙다든가,미안하다든가, 어떤 인사도 하지 않았다.

전에 회사 사람들 다 모여 예람을 ㅆ ㅑ ㅇ ㄴ ㅕ ㄴ 이라고 욕했다.

알고보니 모든 사람들에게 돈 많이 번다며 자기도 강사 자리 탐난다며 일하게끔 부추겼다고 한다.

각자 일이 있는 사람도 있고 바빠 죽겠는데 교육한답치고 오라가라 하면서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얘기를 한참 늘어 놓지를 않나.. 다른 곳도 사람이 없어서 일을 못했는데 마치 자기만 일 못한 것처럼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투정 부렸던 것이다.

유령회사에 들어 가서 확실하지도 않는 거를 부풀려서 사람들 꼬드기고 거기다 화까지 내다니.. 그야말로 정확히 쓰레기였다. 그것도 아주 악취나는 음식물쓰레기.

모두가 입을 모아 예람을 쓰레기 취급하면서 기름값이라도 주면서 고맙다든가, 미안하다든가. 어떤 말이라도 해야 하는데.. 자취를 감춘 그녀를 모두다같이 손절하기로 했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어리석음.. 죄는 반드시 돌아온다.

부탁은 거절할 권리도 함께 주어지는 것이다. 거절해서 안좋아질 사이라면 거절하는 것이 맞다.

지인영업은 어떤 경우에라도 안 하는 게 맞다. 기대에 못 미치면 실망하게 되는 법, 원수지간 되는 건 시간문제다. 지인들을 이용해 이득 보려고 하지 말자. 회복할 수 없는 추한 사람 된다.


가까운 사람이 있다면 특별히 잘해주는 것 보다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게 먼저다.

칭찬 열 마디보다 비판 한 번 안하는 게 낫고, 예쁘다는 말 보다 하지 말아야 할 행동 하나를 안 하는 게 낫다.

타인과 비교하는 행위는 어떤 경우에라도 절대 피해야 할 최악의 무례함이다.

남이 받은 상처에 대한 애도감 없이 사과의 말 한마디 건네는 것은 상대를 더욱 화나게 만드는 비도덕적인 일이다.

모든 말과 행동에는 그만한 책임이 따르고, 친해지기 위해 애쓰는 것 보다는 한발짝 물러나서 서로의 안녕을 살피는 게 건강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


#지인비즈니스#애도#사과#몰상식#인과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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