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라
여대 근처 카페에 앉아 있었다.
옆자리에 6명의 여학생들이 우르르 와서 앉아 수다를 떨었다.
'우리 중에 누가 헌팅을 많이 당하게 될까' 제일 나이 들어 보이고 외모도 별로인 학생이 말을 꺼냈다. 그리고 이어서 '진영이는 당연히 많이 당할 것 같고 언아는 안 당할 것 같은데..' 하며 무례하게 깎아내리는 걸 우연히 듣고 나도 모르게 옆자리로 눈길이 가게 되었다.
진영이라는 아이는 누군지 모르지만 언아라는 아이는 확실히 알 수가 있었다. 무례하고 노티 나는 못생긴 여학생 즉 언니라고 불리는 그녀가 계속 언아를 깎아내릴 때마다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언아는 그중에서 가장 예쁜 여학생이었다.
왜 못생긴 언니가 언아처럼 예쁜 아이를 깎는지는 모르겠지만 못된 사람이라는 것은 확실했다.
한참을 리포트 얘기를 하더니 언니는 물었다.
'언아는 ...알아?' 이번에도 또 비웃으면서 일부러 무례하게 굴었다.
언아는 역시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한 명이 화장실을 다녀오는 사이 그들 옆자리에 단체 손님이 와서 의자하나를 가지고 갔다.
다녀 와서 자기 자리를 빼앗긴 그녀가 안절부절못하자 언아는 "여기 앉아"하며 그녀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었다.
그랬더니 언니는 "예쁜 진영이한테 자리를 양보하는 거야?" 하면서 누가 봐도 언아를 무시하며 조롱하듯 말했다. 언아는 이상하리만치 신경 안 쓴다는 듯 화장실을 갔다.
그녀가 화장실 간 사이 그들 중 한 명이 언니에게 말했다. '언아는 모델이야~.' 예쁜 사람한테 자꾸 못생긴 사람 취급을 하니 아이들도 더는 보고 있을 수가 없어하는 말이었다.
언니의 반응은 "모델?" 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한마디로 그는 어떤 이유로든 그냥 언아가 싫은 것이다. 그런데 언아가 이상하리만치 반응이 없고 오히려 자기를 무시하는 것 같으니 더 이상 무례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나를 비난하는 못돼 처먹은 사람에게 반박할 필요가 없다.
논리적으로 사실을 따지며 '나는 예쁜데 왜 자꾸 나를 무시하니? 너는 거울을 안 보고 사나 보지? 네가 제일 헌팅 안 당할 것처럼 생겼어. 정신과 안과나 가보지 그래'라고 말한다면 못돼 처먹은 사람은 흥분하여 화를 내고 되지도 않은 말을 내뱉을 것이다.
그들은 상대의 기분을 더럽히고 무너지게 만드려고 애를 쓰는 거다.
되지도 않는 말에 대꾸를 하게 되면 또 무슨 구실을 삼아 자극하게 될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나에게 무례하게 구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아무 표정 없이 깊은 생각에 잠긴 듯 침묵을 지키는 건 어떨까.
일부러 상대를 자극하기 위해 기분 나쁘게 만드려고 애써 노력하는 데 반응을 안 해준다면, 상대도 더 이상 재미도 없고 자기 자신 혼자 이상한 사람 된 것 같아 그만두지 않을 까.
만약 그래도 계속된다면 단호하게 한마디하고 그 사람과의 자리를 피하고 어울리지 않아야 한다.
남을 깎아내리는 사람은 질투가 많거나 사람 자체가 못돼 먹은 비겁한 사람이다.
부정적인 말을 달고 다니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 사는 게 너무 힘들어 세상 모든 게 불안함이 큰 사람이다.
칭찬을 잘하는 사람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커서 마음의 여유가 있어 삶이 풍요로운 사람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사소한 언어에는 우리의 인성이 들어가 있다.
남을 무시하지 말자. 손해 보는 건 자신 뿐,
그러다 큰 코 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