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소 대나무 간호사 이야기 1.

정말 이렇게 써도 될까요?

by 세헤라자데

어느덧 간호대를 졸업한지 1년이 되었습니다. 1년간의 빵빵한 (?) 경력을 가졌을 것이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사실 저의 경력은 1년이 되지 못했습니다. 한 병원에 쭉 ~~~있지를 못하고 조각경력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1년은 개인적으로 정말 파란만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간호사의 길을 계속해서 가려고 합니다.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닐까요? 좌절하고 낙담하더라도 끝내는 포기하지 않는것 말입니다. ^^;;;;


물론 만학도 간호사분들 대부분은 첫 병원에서 잘 근무하시는 것 같습니다. 만학도든 아니든 첫 병원에서 쭈욱 잘 지내는 사람도 있고 이직해서 자기에게 맞는 병원에서 잘 근무하시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길고 긴 방황끝에 후자에 해당되었는데요. 그렇기에 더더욱 신규 간호사의 이야기, 즉 썰을 풀어 놓기가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이런 사람도 있군이라고 봐 주셨으면 해요. 사실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저는 25년도 졸업생이고 당시 의정갈등으로 인해 취업률이 30%로 떨어진 상황에서 취업을 해야 했습니다. 원래 간호사 평균 취업률은 80%라고 뉴스기사에서 봤습니다. 하여튼 저는 작은 종합병원에서 시작하고 싶었지만 1차 서류탈락을 하고 나서 마음을 접고 로컬병원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3교대를 할 자신이 없었기에 데이이브 킵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래서 간호사 취업 공고를 보고 여러군데 지원을 했는데 의외로 면접제의가 쏠쏠하게 왔습니다. 오호~~~!!! 그래 사람이 죽으란 법은 없지!!라고 쾌재를 부르며 면접을 다녔습니다.


그리고 ...ㅎㅎㅎㅎ 한 한방병원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지요. 그저 연봉과 공고에 나온 조건만을 보고 들어갔으니까요. 취업이 어려운 때에 이렇게 불러주는 것도 감사하다고 여겼는데????

결론만 말씀드리면 3월 한달하고 나와야했습니다.


혹시 태움이라고 들어보셨나요? 그 태움을 말로만 들었지 정말 내가 당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2,30대 젊은 간호사분들한테요. 다 그런셨던 건 아니고 그 병원에서 아주 오래 일했던 터줏대감 두명이 있었는데 그 두명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3월 한달간 저를 포함해서 신규간호사 5명이 제발로 그 병원을 나왔습니다.

입사 2달차 간호사, 1달차 간호사 ,3주차 간호사, 5일차 간호사 , 당일날 간호사 등등......5명이 한달안에 그 병원에서 퇴사를 해 버렸었고 저도 마음고생을 너무 많이 해야만 했습니다.


바로 IV 투입이 되었었는데 신규니까 fail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감안했어야 했죠. 그런데 fail 할 때마다 정말 장난 아니게 혼이 나야 했습니다. 그게 반복이 되니 너무 긴장되고 무섭고 떨렸습니다. 기초적인 교육도 최소한만 해주고 내던져졌어야 했고 다 듣는데서 큰소리로 혼이 나야했으니 죽을 맛이었죠.


더군다나 막판에 가서는 신발장에 있는 제 신발에서 냄새가 난다고 하질 않나.... 그 말을 듣고 저는 퇴사를 결심했고 의외로 손쉽게 " 내일부터 나오지 마세요 "라는 말을 듣고 그대로 퇴사 처리가 되었습니다. 3월 한달간 저는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일까요? 정말 이상하고 기괴한 병원에서 탈출했습니다. 다행히 한달치 월급은 들어왔고요. 그 병원은 계속해서 그 후 1년이 되도록 공고가 연신 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렇게 매서운(?) 병원 맛을 보고 나서야 정신이 들었습니다. 아 ....좀 더 알아보고 갔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래도 내가 좀더 잘했으면 태움을 당하지 않았을까?라는 자책감까지 들더라고요. 하지만 혹시나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절대 자책감 갖지 마세요. 다 자기 병원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태움에는 장사가 없습니다. 왜 제 신발에서 냄새가 나니 조심해 달라고 하는 소리까지 들어가면서 병원에 다녀야 하나.... 내 신발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으려고 해도 냄새가 안나는데.... 그런 곳도 있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빨리 빠져나오세요.

3월 한달간 신규 5명이 탈출을 한 곳이니 알만한 곳입니다. 그리고 신규를 키울 생각도 없었던 게 맞고요. 주먹 구구식으로 사람만 뽑아서 투입하면 돌아간다는 마인드의 병원이라면 빨리 나오세요. 그곳은 아닙니다.


네. 저는 첫 병원이 그랬습니다. 3월 한달간 마음고생 정말 많이 했지만 다음번에는 잘 선택해서 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퇴사를 하고 병원채용공고를 보면서 또다시 지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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