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랭구 키우기 #11
평범한 수준의 아빠 육아조차 고난의 행군일세
어제는 플라스틱 공구 + 나사 세트를 가지고 놀았다. 나 같은 공돌이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장난감이었다. 구멍이 숭숭 뚫린 판 두 장과 볼트랑 너트로 두툼한 쿠키를 만들어서 딸랭구한테 보여줬더니 본인도 해보고 싶어 했다. 성질 급한 딸랭구의 비위를 상하지 않게 천천히 잘 가르쳐 주었다. 완성품 들고 엄마한테 쪼르르 달려가서 너무 귀여웠다. 딸랭구가 목욕하는 동안 설거지를 했다. 목욕할 때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은 여러 가지 모양에 돌기와 구멍이 있어서 서로 끼워가면서 여러 가지를 만들 수 있는 장난감이었다. 그중에 도깨비방망이처럼 생긴 부품이 하나 있었는데, 딸랭구가 그걸 보더니 꿀 뜨는 막대기라고 했다. 일요일에 갔던 카페에서 꿀 뜨는 나무 막대를 팔았는데, 마누랭구가 예쁘다고 했고, 딸랭구가 엄마 따라서 만지길래 꿀 뜨는 막대라고 알려줬더니 바로 써먹더라. 딸랭구랑 나랑 성격이 비슷한데, 성격 급하고 뭔가 맘대로 안되면 성질부리는 건 나쁜 쪽으로 닮았고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굴면서 기분 좋을 땐 마구 애교 부리는 건 좋은 쪽이다. 저번에는 어린이집 하원 하면서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도라지 꽃이야!' 하고 애교 부려서 마누랭구 마음이 녹아버렸다. 우리 딸랭구 넘모 귀여워서 엄마 아빠 살살 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