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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작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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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go Mar 13. 2023

작은 소설 13

일요일은 뭐 하세요?

 지금 여기, 해가 지는 포구에 있다.

 더 갈 데 없는 서쪽 끝에서 그를 기다린다.

 더벅머리 사내가 말했다.

 "틀림없어요. 일요일입니다."

 그러나 아무도 일요일을 모른다.

 오랜 전설이 그렇게 불렀다.

 "일요일은 뭐 하세요?"

 이상하게 설레는 이름이다.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저리고 눈물이 날 것만 같다.

 "오늘만 지나면 내일이 옵니다."

 더벅머리 사내는 예언자보다 현명했다.

 내일이 일요일일지 모른다고도 했다.

 우리는 곧장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더벅머리 사내가 자신에게 초경의 작위를 내렸다.

 그러고는 초록 재킷의 난쟁이가 이경을,

목발의 여자는 삼경을, 파란 입술의 아이는 사경을,

마지막으로 가 오경의 작위를 받았다.

 이제 내일을 맞이할 것이다.

 그럼, 난 떨리는 마음으로 물을 거다.

 "일요일은 뭐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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