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오렌지를 위한 사랑5
내 아내의 세례명은 마리아다.
-열한 번째 날1-
이쪽을 힐끔대는 직원의 태도가 기분을 상하게 한다.
이젠 내가 보는 앞에서 옆 동료를 불러 자기들끼리 빠른 말로 뭐라고 재깔인다.
그러더니 렌터카 회사의 노란로고 아래 놓인 서랍장에서 웬 목줄 달린 여권 케이스 하나를 꺼내온다.
겉표지에 큰 글씨로 ‘마리아'라는 이름이 있다.
내 아내의 세례명이다.
배우자의 것이라고 해도 개인정보보호지침에 따라 본인이 직접 수령해야한다는 말만 돌아온다.
서툰 스페인어로 더 설득을 해 봐야 시간 낭비다.
‘대체 아내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열한 번째 날2-
슈코다,
날개 달린 화살 엠블럼이 무슨 계시라도 되는 양 본네트에서 번뜩인다.
시간은 시위를 떠난 화살과 같다.
오직 앞만 보고 내달릴 뿐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이다.
내가 빛의 속도로, 아내는 달팽이의 걸음으로 여행을 할지라도 나의 슈코다는 결코 아내를 따라잡지 못한다.
아내의 화살은 이 순간에도 영원의 시간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