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성격이라고? 나도 터질 땐 터진다.

나는 내 기질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

by 벨루갓

어릴 때부터 부모님은 자주 다투셨다.

처음엔 단순히 두 분이 너무 다른 성격이라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두 분이 너무 닮아서 더 부딪혔던 건 아닐까 싶었다.

자존심이 세고 고집이 있는 모습, 자기 방식이 확고한 태도.

그건 서로 너무 닮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런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나는, 자연스럽게 그 기질을 물려받았다.

자유분방함, 손재주, 고집, 자존심, 그리고 어머니의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백치미까지.

나는 부모님의 조합이자, 변형이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 다르다.

나는 ‘가족이 화목하길 바라는 마음’이 당장의 화보다 더 중요하다는 걸 일찍부터 느꼈다.

그래서 감정을 억누르거나 조율하려는 습관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나는 조용하고 차분한, 감정기복이 적은 사람으로 자랐다.


대학 시절, 한 친구가 내게 말했다.

“너는 성격이 완벽한 것 같아.”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의아했다.

하지만 돌아보면, 내 안에는 균형을 지키려는 힘이 있었다.

분위기를 읽고, 갈등을 피하고, 상대를 배려하며 조화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

그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이상적으로 보였던 것 같다.


그런 내가 끌리는 사람은 나와 다른 성격의 사람들이다.

계획적이고 성실하며, 조직생활에 잘 적응하고, 무엇보다 화가 날 땐 감정을 정확히 표현하는 사람.

그 단단함이 내게는 부럽고, 그래서 매력적이다.


하지만 나 역시 부드럽기만 한 사람은 아니다.

화를 참는 데 익숙하지만, 그게 쌓이고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폭발할 때도 있다.

나도 모르게 큰소리가 튀어나오고, 당황스러울 정도로 감정이 요동칠 때.

그런 나를 본 사람은 “무섭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늘 웃던 사람이 갑자기 확 달라지니까, 그 반전이 더 크게 다가오는 거다.


그럴 때마다 나는 깨닫는다.

내 안에도 다혈질적인 면이 분명히 있다는 걸.

나는 조용하지만, 그 조용함이 감정을 완전히 없애는 건 아니라는 걸.

오히려 조용한 사람일수록 더 많이 참고, 더 크게 터질 수도 있다는 걸.


그래서 요즘은, 나 자신을 더 잘 들여다보려 한다.

참기 전에 미리 표현하고, 쌓기 전에 흘려보내려 한다.

내 감정을 알아차리고 존중해 주는 것도, 나를 사랑하는 방식이니까.


성격은 피할 수 없는 유산이기도 하지만,

내가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나는 오늘도 나만의 방식으로 그 균형을 배워가고 있다.


가끔은 스스로가 복잡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조용하면서도 불같고, 다정하면서도 냉정한 나.

하지만 그런 모순들이 내 안에서 싸우기보단, 공존할 수 있다는 걸 이제는 안다.

닮았지만 다른 성격들, 그 사이에서 만들어진 이 ‘나’라는 사람.

그건 결코 불완전한 조합이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온 삶과 선택이 만들어낸, 나만의 자연스러운 형태다.


그리고 나는 점점 깨닫고 있다.

내 성격과 기질은 내가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조절하고 마인드 컨트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유전처럼 따라온 모습들일지라도, 어떻게 다루느냐는 결국 내 몫이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더 나은 방향으로 다듬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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