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동을 길러오는 동티모르 아이들

동티모르에서는 물을 어떻게 기를까?

by 모모

어머니는 부엌에서 가족들을 위해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에 바쁘다.

열대지방인 동티모르도 고산 지대의 아침은 꽤나 쌀쌀하다.

개들도 추운지 화롯가 주변으로 개가 자리를 잡고 누워있다. 그 모습이 퍽 우스꽝스럽다.

동티모르는 여자들은 아침을 준비해야 하는데, 물이 부족하다.

"얘들아, 어서 물을 길어 오너라"

엄마의 말을 들은 아이들은 주저 없이, 물을 길으러 나선다.


수도꼭지를 틀면 당연히 물이 나오는 환경에서 자란 우리에게, 물을 길으러 가는 것은 먼 옛날 전설 속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대부분 고산지대에 사는 동티모르 가정에는 아직 집집마다 개별 수도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다.


아이들이 한 손에 하나씩 물통을 가지고 물을 길어 나선다. 마을에는 공동 수도원이 있다.

동티모르에서 아침마다 물을 길어오는 것은 남자나 아이들의 몫이다.

보통 아침 일찍 해가 뜨면 닭이 우는 소리와 함께 아이들이 일어난다.

아이들은 자기 몸통만 한 물통을 2개씩 가지고 물을 뜨러 나선다.

공동수원에서는 산에서 내려오는 신선한 물들이 쏟아 흐른다.

공동수도원에 도착한 아이들이 목이 말랐는지 먼저 목을 축인다. 집에서 챙겨온 비누로 세수부터 한다.

아침 세수를 마친 아이들은 가지고 온 물 물통에 물을 기른다.

멀리서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에 물동을 지고 집으로 돌아선다.

자기 손보다 훨씬 큰 손잡이를 잡고 물을 길어 오는데, 물동의 무개에 못 이겨 몸이 뒤뚱거린다.

물 한 통이 성인 하나도 들기에 버거운 양이다. 그래서 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잘 걸어온다.

"내가 도와줄게, 나한테 하나 줘"

물동이 워낙 무거워 보여, 들어 주겠다고 하니 자기 일이라며 극구 사양하다.

IMG_2740.JPG 매일 아침 물동을 기르는 동티모르 아이들과 수돗가에서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물을 길어오면서 걸어오는 아이들의 눈은 별처럼 반짝거린다.

아이들의 얼굴에서는 웃음과 미소가 끊이지를 않는다.

물을 길러오는 게 또 다른 놀이처럼 느껴진다.

아이들은 힘든 기색 없이 서로 계속 장난을 치며 집으로 돌아온다.


잠깐만 상상해 보자.

집에 수도꼭지가 없다. 물이 나오지 않는다. 매일 아침 물 동을 이고 물을 나르러 가야 한다. 상상해보니 어떤가?

도시에서 사는 우리에게 매일같이 우물에서 물을 길어 오는 것이 힘든 삶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본 동티모르 사람들의 모습은 그렇지 않다.

여자들은 부엌에서 가족들의 음식을 준비하고, 남자들은 커피 농장으로 일을 하러 간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어린 손주들을 돌봐준다. 나무를 떼오거나, 물을 길어오는 것은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몫이다. 가족마다 분업이 잘 되어 있다. 각자의 일을 하는 동티모르의 삶은 건강하고 역동적이다.

IMG_1083.JPG 무거운 물동이지만 동티모르 사람들의 미소는 끊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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