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살면서 겪은 이야기
10명 남짓 아이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 무엇을 하는 것일까??
신발을 신지 않은 채로 아이들이 맨발로 서로를 쫓아다니고 있다. 흙에서 아이들은 뛰어놀기 바쁘다.
흙먼지로 옷이 뒤덮였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옷은 흙먼지로 뒤덮여서 지치지도 않는지 계속 뛰어다니면 논다.
화가의 옷에 물감이 묻듯이 아이들의 옷에는 흙이 묻어야 아이 옷이라 할 수 있겠다.
형제자매가 많고 사촌들이 워낙 많아 동티모르의 아이들은 놀 수 있는 친구가 정말 많다.
남자 여자들은 서로 모여 축구를 하거나 배구를 한다.
삼삼오오 모여 산으로 탐험을 떠나기도 한다
나무를 구하러 갈 때도 항상 형제자매들과 함께 간다.
언니는 동생들을 항시 살피고,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남자아이들은 철없이 대장 노릇을 하려고 한다.
오늘도 콧물을 잔뜩 묻히고 까까머리를 한 꼬마 아이가 대장 노릇을 하겠다고 앞장을 선다.
한 손에는 나뭇가지를 들고 풀숲을 헤쳐나가는데, 피터 팬이 따로 없다.
"나 저 나무 위로 올라 갈수 있어, 내가 한번 올라가볼게!"
자기 키에 몇배는 돼 보이는 나무를 맨발로 잘도 올라간다. 무섭지 않은 모양이다.
꼭대기까지 올라간 아이는 자랑스러운지 멀리서 손을 흔든다. 나무에서 떨어질까 조바심 내는 건 그 순간에 나밖에 없는 듯 하다.
저쪽에서 아이들은 무엇을 하고 놀까?
아이들이 흙에 구멍을 파고, 멀찌감치 뛰어 놓고 동전을 던진다. 동전이 구멍에 들어가는 아이들이 이긴다. 나도 어릴 적에 자주 하던 놀이이다.
비록 지구 반대편에 살지만, 아이들이 하는 놀이는 제법 비슷하다.
따뜻한 바닷바람이 불어온다. 바람에 날려 연이 하늘에서 덩실덩실 춤을 춘다.
집에서 만든 연을 날리며 노는 아이들이 보인다.
높이 떠오른 연을 보면 아이들은 하늘 너무 우주를 보고 있다.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보니 나까지 저절로 함박웃음이 나온다.
아이들은 자연과 늘 함께하기에, 자연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놀이터이다.
흙을 밟고 노는 아이들에게 흙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장난감이다.
하늘 위로 떠올 리는 연을 날리는 아이들에게 하늘은 아이들의 장난감이다.
흙과 바람과 하늘 그리고 나무. 자연에서 주는 이 모든 것들이 아이들에게 주는 장난감 선물이다.
어린 동생에게 언니, 오빠, 형은 좋은 놀이의 대상이다. 언니 오빠는 어린 동생들에게 노는 법을 가르쳐 준다. 또 어린 동생을 항상 잘 보살피기도 한다. 아이들에게는 함께 노는 것이 서로를 보살펴 주는 것이다. 또한, 동티모르에서는 남자가 하는 놀이 여자가 하는 놀이가 구분되지 않는다. 남자 여자 구분할 거 없이 아이들은 함께 큰다.
아이들은 보통 오전에 학교가 끝난다. 점심 전후로 학교가 끝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종일 놀 시간은 충분하다.
반대로 우리나라 아이들은 어떠한가? 학교 끝나고 학원을 가는 우리나라 아이들과는 반대이다. 한국은 밖을 놀아 다니면 노는 아이들을 보기 힘들다.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고 학원 가기가 바쁘다. 학원을 가야지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연을 날리면 하늘을 바라볼 기회가 없다. 신발이라는 족쇄에 갇혀 흙을 밟아볼 기회도 없다. 또한 형제 자매가 없는 집들도 많아 친구가 동티모르 처럼 많지가 않다.
우리는 요즘 밖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쉽게 볼 수가 없다. 노는 아이들을 많이 볼 수 없는 이 세상이 참으로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