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창원에는 눈이 내렸다고 합니다…
창원의 이방인 5년 차에 접어든 이 겨울, 역시나 눈 내리지 않는 창원이 낯섭니다. 저도 제 남편도 서울 토박이로 자랐으니까요. 겨울 날씨가 왜 이렇게 따듯해? 하며 웃곤 합니다.
아침 뉴스를 보니 전국적으로 폭설이 내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혹시나 아주 작은 희망이었지만 혹시 창원에도 눈 소식이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더 들여다보았지만 역시나 창원 눈 예보는 없네요.
창원 눈 예보가 있는 날이 하루 이틀 있다고 해도….내리면서 바로 녹아버리거든요. 며칠 전에도 아이 학교 어머니들 단톡방에 눈이 내린다는 긴급 알림톡이 올 정도로, 눈이 몹시 귀합니다. 그날도 아이와 옷 챙겨입는 사이에 그쳐버렸지요! 얄미운 눈!
물론 겨울철에 눈 대신 따듯한 곳을 찾아 머무는 철새들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눈 대신 귀엽고 멋지고 저 마다의 표정이 있는 철새를 구경하는 재미와 멋도 있어요. 창원의 겨울은요. 아래 사진 속 새들은 제 동네 호숫가에서 겨울을 나려 온 철새들입니다. 흰 고니, 회색깃털 고니는 어른이 되기 전의 어린이 고니라고 보시면 되고요. 동네 아이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무척 잘 먹더라고요. 겨울을 지내고 다시 떠날 때 즈음에는 하얗고 빛나는 흰 고니가 되겠지요.
눈을 보고 자랐던 어린 시절이 그리운 아침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어머니께서 눈 왔어! 라고 알려주시던 어느 어린 날의 아침들요. 눈썰매 복장을 갖추고 아파트 곳곳의 언덕을 찾아다니며 눈썰매를 타던 그 시절들요. 제가 12년을 살았던 둔촌주공아파트에는 아이들에게 좋은 눈 놀이터가 많았던 기억도 납니다. 눈이 쌓이는 모든 곳이 아이들에게 놀 공간이 되었으니까요. 그때 그 시절 둔촌주공아파트에서 함께 뛰어놀던 아이들은 지금 제 나이가 되어있겠지요.!
여튼 지금 눈을 바라보는 행운을 누리시는 많은 분들에게 부러움 마음을 전합니다. 참 눈은 예쁘지만 눈 내린 다음 날은 조심할 일들도 많지요. 아무쪼록 건강하게 예쁜 눈 구경하시는 연말 되시길 바랍니다.!!!!
참 지난 해 세상을 떠나신 앞 집 할아버지께서 해주셨던 말씀인데요. 창원 토박이셨던 할아버지의 어린 시절엔 눈도 많이 내렸고 논 밭이 꽝꽝 얼어 썰매타고 노셨다고 하셨거든요. 언젠가 제 가족이 창원을 떠나는 날, 그 전에 한 번은 눈이 펑펑 내리는 창원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제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