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내일은 학교 쉴게요

엄마가 네 대신 학교 다니고 싶은 마음을 너는 알까.

by 초록창가


며칠 전 아이의 학교로부터 '교실 밖 분리 조치'

전화를 받고 난 후,

감사하게도 매일

상담 선생님이 연락을 주셨다.

이번 2학기에는 1학년 아이들 습관 잡는다고

다른 아이들도

종종 분리 조치가 일어날 수 있단 말도 덧 붙이였다.

(나를 안심시키려는 선생님의 말씀이겠지.)

아이 반이 '요주의 반(말썽쟁이가 특히 많은)' 인지라 상담 선생님이 매일 들어가시는 모양이다.


그렇게 두어 번 전화를 받고, 조금은 방심했을까.

주말이 지난 월요일에 상담 선생님이 전화 주셨다.



"00 이가 오늘은 수업시간에 바른 자세를 하기 어려워했고, 수업 때 그림도 잘 그리지 않았어요.

담임선생님이 5번 말했을 때, 사람 그림을 그렸어요."


어제 그냥 놀게 한 것이 잘못이었을까.

더 주의를 주었어야 했는데.

책상 연습( 수업시간처럼 시간 재서 앉아있기)을

안 한 것도 후회되었다.


나도 한계치가 왔는지 그날따라

선생님 말씀 들으면서 속이 상했다.


하루만 아이 학교를 쉬고 시간을 보내볼까.

주말에도 생각보다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음은

사실이니까.


일단 교무실로 연락을 해서, 내일모레 바로

교외현장체험학습을 신청할 수 있느냐고 여쭤보았다.

(교외현장체험학습: 학생들이 교실을 벗어나 다양한

장소에서 실질적인 경험을 통해 학습하는 활동)


교무실에선 담임 선생님과 문의를 하는 게

좋겠다 하셨고,

현재 아이 담임 선생님이 병가를 내셔서

임시담임선생님이 교실로 전화를 받으실까

의문이 들었다.


그래도 혹시나 몰라 교실에 전화해 보니

선생님이 받으셨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요즘 00이 때문에 힘드시죠."


담임선생님은 말씀을 아끼셨다.


내가 상담 선생님과 소통하는 것을 아시니

담임선생님도 말씀은 더는 안 하시는 듯 보였다.

그래도 아이가 선생님 말씀에 더욱 진중했으면 한다고 덧붙여 말씀하셨다.


"선생님, 요즘 아이가 학교 가서 좀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현장체험신청을 해도 될까요?"


"네, 아이가 힘들어하면 풀고 오셔도 돼요."


그런데 왜 난 눈물이 나는 건지,

그 이후부터 난 울먹거리는 목소리가 나와서 혼이 났다.


" 00이 잘 부탁드릴게요. 선생님.

앞으로도 주의 많이 시키겠습니다."


첫 인사 할 때보단 나란 학부모의 경계선이

좀 무너졌는지,

담임선생님의 대화 분위기도 좀 더 부드러워졌다.


선생님께 이런 부탁을 또 하게 되다니..

모든 학부모가 학교선생님과 대화하기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기를 붙들고 있진 않는다.


선생님께 조그마한 지적을 받아도 큰일 날 줄 알았던

모범생이었던 내 초등시절 과는

너무나 다른 내 아이의 모습이 아직도 낯이 설다.

솔직히 내가 아이가 되어서

학교생활 대신 해 주고 싶은 상상도

몇 차례 해본 적이 있다.


부모가 되는 것이란.

하루에 몇 번이고 마음을 가다듬는

나를 연단하는 일.


아이의 이런 부분을 이제는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끊임없이 올바른 방향으로 아이를 인도해야 한다.

그래도 손을 뻗으면 옆에서 응원해 주는, 가족과

학교 선생님들이 있으니,

너무 외로워는 말자.


오늘자 공원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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