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어쩌다 여기 살게 되신 거예요?

프롤로그

by 부끄러운J
어쩌다 여기 살게 되신 거예요?


최근 몇 달 동안 내가 가장 많이 들은 질문.

그럼 아마 사람들은 '대체 어디에 살길래..?'라고 생각하겠지.

나는 세 달 전까지만 해도 서울에 살던 평범한 30살 여성이었다.

지금 나는 서울에서부터 약 170km 떨어진

충청북도 제천시 남쪽 끝에 있는 시골, 덕산면에 산다.

인구 2천 명을 간신히 넘는 이곳은 인구의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이다.

그런데 어떤 젊은 여자애가 갑자기 이곳에 혼자 살겠다고 왔으니..

내 사연을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도 이해 못 할 건 아니다.


덕산면 어딘가


뒤이어 따라오는 질문은 보통

"아~ 부모님이 여기 사세요?" 혹은

"여기 직장이 있으세요?"인데..

애석하게도(?) 둘 다 해당사항이 없다.

우리 부모님은 서울에 살고

나는 직장이 없는 백수이기 때문에..

나도 뭐라도 해당사항이 있었으면 했다. 그럼 아마 답변이 훨씬 수월하고 간단할 텐데.


"그럼 대체 여기 어쩌다 오신 거예요?"라고 끝까지 물으신다면


나는 깊은숨을 들이마시고 어디서부터 이야기할까 고민한다.

그 어느 것도 해당사항이 없는 나에게

이건 꽤나 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