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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교사 정쌤 Dec 02. 2023

누군가의 희생으로 오늘의 행복을 누리고 있다

치유와 성장을 위한 저널링

남편과 함께 ‘서울의 봄’을 보고 왔다. 러닝타임이 141분인데 영화를 보는 내내 집중하느라 2시간이 넘는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도 길지도 않게 느껴졌다. 영화 ‘서울의 봄’은 박정희 대통령이 살해되고 난 후, 12.12 군사반란이 일어난 날까지의 일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역사 교과서에서 몇 줄 밖에 안 되지만 영화는 그날의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조명하고 있다. 


영화의 제목에서 쓰인 서울의 봄은 대한민국에서 수많은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 1979년 10월 26일 ~ 1980년 5월 17일 사이를 일컫는 말로써 1986년 체코슬로바키아의 프라하의 봄에 비유한 것이다.(출처: 위키백과) 결말이 정해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며 영화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역사적 사실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자리에서 소명을 다한 군인들의 모습에서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면서 국가의 일을 하는 사람들의 소명의식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소명의식이란 부여된 어떤 명령을 꼭 수행해야 한다는 책임 있는 의식을 말한다. 국가 또는 지방 공공 단체의 사무를 맡아보는 사람들을 공무원이라 하는데 군인, 경찰, 소방관, 교사, 행정직 공무원 등 다수의 공무원들이 그 대상이다. 너무 꼰대스러운 발상일지는 모르지만 국가의 일을 한다면 그에 맞는 소명의식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소명의식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을 국가도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특전 사령관을 마지막까지 지키며 쓰러진 극 중 ‘오진호 소령’은 자신의 몫을 끝까지 했다. 영화는 거기에서 끝이 나지만 실제 인물의 비극은 가족의 삶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실제 인물의 부인은 그 충격으로 시각을 잃었다고 한다. 끝까지 자기 몫을 행한 군인의 삶이 비극으로 끝났다. 


1일 제주 서귀포에서 화재를 진압하다 노부부를 구하고 콘크리트 처마가 붕괴하며 순직한 20대 소방관의 기사를 읽었다. 20대 소방관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아야 함은 물론이고 그에 대한 가족들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라를 위해 소명을 다하는 사람들에게는 국가도 확실한 보상을 하여 국가를 위해 일하는 것이 헛되지 않음을 증명해 주어야 한다.      


내가 이 이야기를 왜 하는가 하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지금도 소명의식으로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다만 그렇게 소명의식으로 똘똘 뭉쳐 여전히 현장에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국가는 더 좋은 보상과 권리를 부여했으면 좋겠다. 내가 어떤 일을 하든 그 일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나이고, 소명의식 또한 가치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사회가 유지가 되려면 소명의식을 잘 지켜나가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충주시 유튜브를 운영하는 공무원이 유명하다. 그가 개인 유튜브가 아닌 충주시 유튜브를 하면서 그렇게 열심히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는 충주시에 대한 애향심이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남들에게는 보잘것없어 보여도 누군가에게는 소명을 갖고 하는 일이 되기도 한다. 작은 일에도 소명을 갖고 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국가를 위해 소명의식을 갖고 일하다가 희생된 사람들이 있다면 국가에서 책임지고 확실한 보상을 주고 격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뒤늦게 발견했더라도 국가에서 잊지 않고 보상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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