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일상의 단상
어쩌면 브런치가 있어서 다행이다. 팔릴지 안 팔릴지 생각하지 않고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어서.
글을 쓴다고 하면, 책을 쓴다고 하면 마지막 조언은 "팔리는 책을 써야 한다"이다. 맞는 말이다. 출판사가 비영리단체도 아니고 책을 쓰기로 했다면 팔리는 책을 써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글이라는 게 그렇게 써지지 않는다. 나만 그런가? 남들이 좋아하는 주제 '돈 이야기'를 나는 쓸 수가 없다. 그저 평범하게 살고 있는 내 삶 안에서 돈 이야기는 내 주제가 될 수가 없다. 그래서 책 읽은 이야기를 주로 쓴다. 그 책을 읽다가 떠올린 나의 생각들을 꼬리에 꼬리를 물어 풀어내기도 한다.
그런 글은 좀 비겁하다. 내 생각보다 작가의 생각에 빗대어 내 생각을 얹기 때문이다. 사실 그렇게 비겁하게 나의 이야기를 작가의 글로 하고 싶은 적이 많다. 비난이 두려웠으니까. 그건 '내 생각보다 이 작가의 생각이에요.' 하면서 나는 그 글 뒤에 숨었다.
나는 팔리는 글을 쓸 수 있을까? 내 경험을 통한 내 생각들을 기록할 뿐인데 그게 팔리는 글이 될까? 어쩌면 브런치는 그런 내 글들을 내어 보이는 당근마켓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내 글이 얼마나 많은 하트를 받아내느냐에 따라 나중에 책이 나올지 말지 판가름이 나겠지.
그래도 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다는 것, 내 말을 들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블로그와는 다른 세계, 브런치가 있어서 고맙다. 팔리지 않는 내 글도 이렇게 내놓을 수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