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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교사 정쌤 Jan 07. 2024

지난 한 해 힘든 학급을 만나 애쓰신 선생님들께

치유와 성장을 위한 글쓰기


블로그 이웃님의 글을 읽다가 우연히 오정세 배우의 수상소감을 들었습니다. 오정세 배우의 소감을 들으면서 교사로서 매년 새 마음으로 시작을 하며 열심히 지도하지만 해마다 다른 경험을 겪었던 것을 떠올렸습니다. 어떤 해는 학생들과 헤어지기 싫을 정도로 너무나 소중하고 애틋했고 어떤 해는 내가 교사로서의 자질이 부족한가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힘들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을 만나는 3월 설렘을 갖고 만나서 잘 가르치기 위해 노력했던 나는 같은데 해마다 결과는 달랐습니다. 지금에서야 경험이 쌓이니 교사인 나만의 탓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마음까지 유쾌하지는 않습니다.


지난 한 해 많은 아픔을 간직한 채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치고 애쓰신 선생님들께 오정세 배우의 수상 소감을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학생들을 만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가르칩니다. 그러니 그 해 학생들로 힘든 일이 생긴다 하더라도 그것이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잘 헤쳐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도 열심히 지도하다 보면 오정세 배우에게 '동백이'가 온 것처럼 또 즐거운 수업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학생들을 만날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지금의 노력을 헛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방학 동안 선생님들의 영혼이 건강해지길 바랍니다. 학생들에게 충분한 사랑을 내어줄 수 있는 선생님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자리에서부터 불합리한 교육이 조금씩 바르게 자리 잡힐 수 있도록 조금씩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드라마, 영화, 연극, 단편, 독립영화 매 작품마다 참여할 때마다 저 개인적으로 작은 배움의 성장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떤 작품은 스스로 반성하게 되고 어떤 작품은 또 위로받기로 하고 또 어떤 작품은 작은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또 그 깨달음을 같이 공유하고 싶고 그랬습니다.

지금까지 한 100편 넘게 작업을 해 왔는데요. 어떤 작품은 성공하기도 하고, 어떤 작품은 심하게 망하기도 하고 또 어떤 작품은 이렇게 좋은 상까지 받은 작품도 있었는데요. 그 100편 다 결과가 다르다는 건 좀 신기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100편 다 똑같은 마음으로, 똑같이 열심히 했거든요.

돌이켜 생각을 해보면 제가 잘해서 결과가 좋은 것도 아니고 제가 못해서 망한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세상에는 참  열심히 사는 보통 사람들이 많은 거 같습니다. 그런 분들을 보면 세상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꿋꿋이 열심히 자기 일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결과가 주어지는 것은 또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망하거나 지치지 마시고 포기하지 마시고 여러분들이 무엇을 하건 간에 그 일을 계속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책하지 마십시오. 여러분 탓이 아닙니다. 그냥 계속하다 보면 평소와 똑같이 했는데 그동안 받지 못했던 위로와 보상이 여러분들에게 찾아오게 될 것입니다. 저한테는 동백이가 그랬습니다.

여러분들도 모두 곧 반드시 여러분만의 동백이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힘든데 세상이 못 알아준다고 생각을 할 때 속으로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곧 나만의 동백이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여러분들의 동백꽃이 활짝 피기를 저 배우 오정세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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