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와 성장을 위한 글쓰기
지난 한 주 주중에 글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이런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책을 읽다가도, 모닝 저널을 쓰다가도, 학부모 공개수업을 마치고도, 아이의 사춘기를 마주하면서도, 탁구를 치고 오면서도 문득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었다. 그런데 블로그에 쉽게 쓰지를 못했다. 잠시 넣어두고 묵히고 싶은 생각들이었던 것 같다.
이하영 작가의 영상, 강신주 교수의 영상, 최성운의 사고실험 영상 등을 보았고, 보도섀퍼의 이기는 습관을 다시 읽고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을 읽고 있다. 그 외의 영상들이나 기사들도 보고 있다. 그리고 강남세브란스병원에 오랜만에 가서 폐 CT 촬영을 하고 왔다. 갑상선암을 발견하고 폐에 결절이 있던 것을 발견했고 그것을 추적관찰하는 중이기에 1년 만에 호흡기내과 진료를 보는 것이다.
문득 떠오르는 그 생각들을 바로 적고 싶었던 적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묵히고 싶었다. 조금 더 내 안에서 숙성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금은 이런 생각이 드는구나. 그래 조금 더 지나도 이 생각과 같다면 그렇게 글을 써 봐야지 했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맞는가?
나는 맞다고 가고 있지만 이것이 남들에게도 맞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가?
나는 왜 이리 바쁘고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지?
다들 부산스럽지 않아도 잘들하는데 나는 왜 동동거리며 겨우겨우 일을 처리하는 것 같지?
내가 좋아서 한다고 생각한 이 일이 정말 좋아해서일까?
일상 속에서 길을 걷다가, 화장실을 가다가, 아이들 보내고 교실 청소를 하다가, 운동을 하러 가다가 찰나의 순간에 떠오르는 생각들이다. 이런 생각들이 떠오를 때 하나씩 답을 하기도 하고 어떤 물음에는 '우선 해보고' 하며 답을 미루기도 했다. 그렇게 지난 일주일을 보냈다. 그 일주일을 보내고 난 이야기를 하나씩 하나씩 풀어내 보려고 한다.
지난주까지는 뭐에 바쁜 듯 쫓기는 느낌이었다. 벚꽃 보는 것마저 벚꽃이 지기 전에 다녀와야 한다는 생각에 조급했다. 이번 주 학부모 공개수업을 만족스럽게 하고 병원에 검사를 받으러 제시간에 도착해서 잘 받고 오니 나 스스로 기분이 참 좋았던 것 같다. 마치 100m 달리기를 이제야 마치고 바닥에 앉아 숨을 들이쉬고 있는 것 같다. 동동거리던 내가 원하던 결과를 얻었기에 누리는 편안함이다.
이 순간의 맛을 알기에 무슨 일을 할 때 내 노력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 결과로 어떤 성적을 받든 노력이 남아있는 그만큼 후회를 하기에. 노력을 다 하면 미련이 없다.
요즘 나의 모토는 '걸림이 없는 하루를 살자'이다. 자려고 누울 때 내 마음에 잔상이 남지 않기를 바란다.
노력을 못해서, 학생들을 지도에 열정이 지나쳐 화를 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노력이라는 말은 애씀이라기보다는 지금, 여기에 충실한 태도를 말한다. 내가 그 순간 거기에 있느냐에 달린 것이다. 그 순간 거기에서 그 일을 진심으로 하느냐.
지금, 여기 이 순간에 충실하기
그리고 거기에 지나침이 없게 하기.
지나침이 없으면 걸림이 없다. 돌아서서 이불 킥할 일이 없다. 그런 마음으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