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해요. 70세가 됐다고 갑자기 더 늙는 것도 아니죠. 인간은 사실 매일을 극복하는 게 힘들어요. 젊었을 때는 앞날을 바라보고 가죠. 40세, 50세가 지나면서 점점 앞날이 아니라 오늘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돼요. 그다음엔 순간순간이 중요하다는 걸 알죠. 60세가 되면 그런 생각조차 안 해요. 70세엔 이 시간을 보람 있게 보내야겠다는 욕심이나 부담이 없어져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자기 마음속 세상을 보는 눈은 조금도 늙지 않아요.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 김지수 인터뷰집, 어떤 책, 정경화 인터뷰 중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인터뷰 내용을 보다가 나만 이런 생각을 하며 사는 게 아니라는 생각에 이 부분을 옮겨본다. 정경화 작가가 70세가 되어서도 어제와 같구나 라는 생각에 홀가분하다고 표현을 했다. 그리고서 하신 말씀들을 보며 이다음에 내가 느낄 것들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오늘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야 조금씩 알고 그렇구나 하고 있었는데 이다음에는 순간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60세가 되면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하니 인생의 고개마다 레벨이 있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퀘스트를 하나씩 통과하는 느낌으로. 그리고 70세에는 그 시간을 보람 있게 보내야겠다는 욕심이나 부담도 사라진다고 하니 얼마나 홀가분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70세는 힘든 퀘스트를 다 깨고 나서 갖게 되는 최고 레벨이 아닐까 싶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로 스스로를 더 많이 단련시켰던 정경화의 30, 40, 50대가 치열했기에 도착한 곳이라 생각한다.
내가 이 글을 읽었다고 70세의 생각을 가져와 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인생에는 각 시기마다 해야 할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그 시기의 차이가 있기는 하겠지만 30, 40, 50대는 가정을 꾸리고 가정 안에서 자녀를 잘 양육하고 자신도 잘 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40대의 지금, 여기에서 충실하게 사는 삶을 잘 살아야 한다. 그다음은 충실히 산 하루하루가 안내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