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쓰는교사 정쌤 Apr 28. 2024

날마다 쓰고 싶지만 가끔씩 써도 괜찮은 이유

치유와 성장을 위한 글쓰기 

날마다 글을 쓰고 싶었지만 하루 일과를 하다 보면 내 마음을 가다듬고 글을 쓰기 위해 앉는 시간이 부족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마음속에 내 생각들을 정리한다. 그리고 기억하려고 애쓴다. 조금이라도 써놓기도 한다. 그리고 저장을 누른다. 그렇게 잠자던 글이 오늘같이 날 잡아서 정리가 된다.


꾸준하게 쓰면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쓰는 일을 멈추지 않는 것이 더욱 소중하니 이렇게라도 글을 올린다. 오늘, 문득 내가 이렇게라도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게 참 좋았다.


내가 가진 것들이 참 귀하다는 생각을 했다. 벚꽃을 함께 보러 가서 열심히 사진을 찍어준 나의 찍사, 나의 매니저인 남편이 있고 나와 남편의 외출을 기꺼이 응원하는 아이들이 있고 그 아이들이 공부를 하려고 애쓰고 있으니 노력하는 그 모습이 감사하다.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하러 갈 시간도 있어서 정말 좋았다. 그리고 이런 내 마음을 온전히 글로 남길 공간이 있어서 더없이 좋았다.


나를 알고 있는 사람도 있고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이 공간에 오로지 내 생각과 느낌을 담아 글을 남기고 있다는 게 새삼 좋았다. 내가 가진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기 있는 내가 좋고 잘 웃는 내가 참 좋다.


남편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오면서 남편에게 말했다.

"나는 대충대충, 적당히, 잘하며 살래"

너무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나에게는 딱인 말 같다.

'대충대충, 적당히, 잘하며 살아야지.'


무엇을 하든지 언제나 끝까지 노오력을 외치던 나였기에, 지금 나에게는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을 알기 때문에 이 말이 맞춤형인지 모른다.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버린 후의 내 생각인 것이다. 


이동진 작가가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하루하루는 성실히 살겠다는 말과 비슷한 맥락일 수도 있다. 대충대충이라는 체에 중요한 것들을 골라낸다. 그리고 적당하게 에너지를 분배하여 일한다. 그리고 하는 일을 잘한다. 잘한다는 것은 작은 것에도 정성을 들여서 하는 마음이다. 중용 23장에 나오는 말처럼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다. 나에게 다가오는 모든 일을 다 잘할 수는 없으니 대충대충의 헐거운 체로 걸러내야 한다. 


너무 많은 것들을 잘하려고 애쓰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다 잘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남들이 하나씩 잘하는 것을 모두 잘하고 싶다고 수집하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더 잘하기로 했다. 교사로서도 내가 잘하는 일, 소심하고 조용한 아이들을 조금 더 키워주는 일, 조용하게 묵묵하게 지내는 그 아이들의 마음을 잘 알아주고 잘 성장하도록 돕는 일, 나는 그것을 잘한다. 그리고 무엇이든 과유불급, 내 그릇만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적당함은 넘치지 않게 한다는 것이다. 과유불급, 몸과 마음의 건강에도 중요한 조건이다.


부나 나의 커리어나 그 외의 모든 것들이 내 그릇만큼이라고 생각한다. 내 마음 그릇이 크지 않으면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내가 곁에 두고 싶은 사람들에게 나부터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 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온전히 대하길. 


대충대충 적당히 잘하는 마음, 삶의 중간중간 쉼표를 찍어주어 쉬게 해주는 마음 같다. 그래서 날마다 쓰지 못해도 꾸준히 생각하며, 생각을 모아 글을 쓰는 일을 멈추지 않는 것만으로도 괜찮다. 나 스스로 쓰는 일로 위로받고 격려받기에. 


작가의 이전글 문제행동을 하는 학생도 부모의 의지가 있다면 개선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