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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교사 정쌤 Apr 28. 2024

계획대로 되는 일이 없어도 최선을 다하는 이유

치유와 성장을 위한 글쓰기 

며칠 전 고등학교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 친구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짝꿍으로 만났던 남자 사람 친구이다. 다른 여자 친구와 함께 셋이 고등학교 2, 3학년을 정말 즐겁게 보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회장선거에 이 친구와 회장, 부회장으로 출마를 해서 낙선하기도 했다. 이 친구를 우리 아이들 어렸을 때 친정에 갔다가 우연히 보고 못 봤으니 안 본 지 10년이 넘었다.


친구는 20대에 주고받은 이메일을 우연히 보다가 내 생각이 나서 연락하게 되었다고 했다. 갑작스러운 연락이지만 어제 카톡 한 듯 자연스럽고 반가웠다. 이 친구의 카톡 덕분에 옛 추억을 떠올리게 되었다.


항상 분주하게 자기 할 일 잘하는 사람이니까 하는 생각에 연락하기가 좀 그렇더라 ㅋ;; 



친구의 카톡을 보며 '하긴 내가 좀 많이 바쁘게, 부지런히 살았지.' 하는 생각을 했다. 친구는 내가 그때 회사를 관두고 다시 공부를 하겠다고 했던 이메일도 읽었다고 말했다. "넌 다 계획을 하고 했으니까..."이렇게 말하는데, 나는 그때 내 생각을 실천했을 뿐 계획대로 온전히 되리라고 확신하지는 못했다. 


"아니야. 내가 그때 선임의 모습을 보며 내가 그 일을 평생 하지 못할 것 같아서 어렸을 때 꿈인 교사가 되어야지 생각하고 사표를 쓴 거지. 계획이 어디 있어? 그리고 그때는 어려서 겁 없이 한 거야. 진짜 운이 좋았다. 덜 실패하고 갔으니까."라고 말했다.


친구는 내가 말한 것들을 행동으로 옮기는 모습만 보았기에 내가 대단히 계획적으로 일을 진행했을 거라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당시 나의 사직만 계획적이었을 뿐, 교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실패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터닝포인트 구간에 들어서는 시작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냥 선택만 하면 되니까. 하지만 그 구간을 뚫고 나오는 과정은 수많은 어려움이 있고 그 기간도 길다. 터닝포인트 구간은 마치 터널 시작과 같아서 언제 이 터널이 끝날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그 터널을 빠져나가는 동안 어떤 어려움이 올지 모른다. 그렇기에 터널의 끝이 보이고 그곳을 빠져나올 때까지 스스로 멈추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친구는 나의 선택과 터널을 빠져나온 모습만 바라볼 수 있었기에 내가 대단히 계획성 있게 준비해서 그 길로 탄탄하게 잘 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그 과정에 실패가 있었고 그 길에 우연히 다른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친구와 이야기를 하며 그 옛날의 시간을 그저 운이 좋았어라고 이야기하는 것 외에는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별로 없었다. 내가 아무리 노력했어도 그때 운이 없었으면 나는 이 자리에 없으리란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내가 봐도 참 운이 좋았다.


친구 덕분에 내가 어떻게 그 시간을 잘 지나올 수 있었는지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지금도 나는 터닝포인트 구간이라는 것을 안다. 여기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노력을 할지는 내가 하는 것이지만 그 일이 잘 진행되기 위해서는 운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운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수밖에. 결국 진인사대천명이다. 친구 덕분에 더 정성스럽게 살아야 함을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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